손정은 아나운서 폭로에 김태호PD 등 성명문 화제…"김장겸, 그만 웃기고 떠나라"
기사입력 : 2017.08.30 오전 11:32
손정은 아나운서-김태호pd / 사진: MBC

손정은 아나운서-김태호pd / 사진: MBC


손정은 아나운서 폭로에 과거 예능PD들의 성명문 또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손정은 아나운서는 MBC 아나운서들의 출연업무 중단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과 관련해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시 손정은 아나운서는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TV에서 목소리조차 나올 수 없는 아나운서'라고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손정은 아나운서는 이에 대해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같은 것도 안 됐고, 2015년 이후엔 라디오뉴스만 했다. 고위직에 인사를 안 했다는 이유로 15분짜리 고정 라디오 뉴스에서도 하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를 떠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우리 조직은 정말 아름다웠다"면서 "이 회사가 내 회사라는 자부심이 컸다. 5년 동안 MBC 선·후배들이 타 부서로 쫓겨나고 해고됐지만 그들만 돌아온다면 MBC가 재건될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릴 수 없었다"고 전했다.


손정은 아나운서의 인터뷰에 과거 예능국 PD들이 파업을 선언하며 동참한 성명문 역시 화제를 모은다.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비롯한 예능PD들은 지난 6월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해당 발표문에는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됐는데, 정작 회사가 웃기는 짓은 다 한다. 실력 있는 출연자도 (김장겸)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까지 간섭하는 것을 보면 지지리도 할 일 없는게 분명하다"고 적었다.


또한, "돈 아끼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 늘 광고가 완판 되는 프로그램은 짐 싣는 승합차 한 대 더 썼다고 치도곤을 당했는데,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 씩 쏟아 붓는다"고 내부 사정을 폭로하기도 했다.


이들은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의실 편집실 촬영장에서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빙신'뿐"이라며 한탄했다.


끝으로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라며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이하 MBC 예능PD 성명문 전문.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기 힘들다. 사람들 웃기는 방송 만들려고 예능PD가 되었는데 그거 만들라고 뽑아놓은 회사가 정작 웃기는 짓은 다 한다.


검열하는 거 진짜 웃긴다. 아무리 실력 있는 출연자도 사장이 싫어하면 못 쓴다. 노래 한 곡, 자막 한 줄 까지 간섭하는 거 보면 지지리도 할 일이 없는 게 분명하다.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아무리 시청률을 잘 뽑아도 멀쩡히 하던 프로그램 뺏긴다. 생각하지 말고, 알아서 검열하고, PD가 아니라 노예가 되라 한다.


돈 아끼는 거 진짜 웃긴다. KBS, SBS는커녕 케이블 종편에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제작비를 깎는다. 출연자 섭외할 때마다 출연료 얘기하기가 부끄럽다. 늘 광고가 완판 되는 프로그램은 짐 싣는 승합차 한 대 더 썼다고 치도곤을 당했는데, “사장님 귀빈” 모시는 행사에는 몇 억 씩 쏟아 붓는다.


신입 못 받게 하는 거 진짜 웃긴다. 신입 공채는 막고 경력 공채는 기습적으로 열린다. 행여 끈끈해질까봐, 함께 손잡고 맞서 일어나 싸울까봐 경력직 PD들은 노동조합 가입도 못 하게 방해하며 누가 후배인지 언제부터 어떻게 일을 했는지 알 수 없는 얼굴들을 끝없이 늘려간다.


우리 꼬라지 웃겨 죽는다. 좋은 예능 만들겠다며 젊음을 쏟아 달려왔는데 어느새 보람도 보상도 없는 곳에 서있다. 회사는 시사교양국 없애고, 기자고 아나운서고 쫓아내고, 뉴스로 개그 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의실 편집실 촬영장에서 숱한 밤을 샜는데 남은 것은 얘기하기도 쪽팔린 이름 “엠빙신” 뿐이다.


웃긴 것 투성인데 도저히 웃을 수가 없다. 함께 고민하던 동료들은 결국 ‘PD다운 일터’를 찾아 수없이 떠났다. 매일 예능 뺨치게 웃기는 뉴스만 만드는 회사는 떠나는 동료들 등 뒤에는 ‘돈 때문에 나간다’며 웃기지도 않는 딱지를 붙인다. 그 속에서 우리는 또다시 웃음을 만들어야 한다.


웃기기 정말 힘들다. 웃기는 짓은 회사가 다 한다. 가장 웃기는 건 이 모든 일에 앞장섰던 김장겸이 아직도 사장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 웃기는 건 우리 예능PD들의 몫이다.


2017년 6월 22일 예능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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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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