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왕은 사랑한다' 임시완 홍종현 임윤아 / MBC 해당방송 캡쳐
"그 녀석 없인 안되겠다"는 임시완의 비장함과, "물어보셨습니까"라는 홍종현의 반격이 안방극장을 쫄깃하게 만들었다.
지난 21일 밤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왕은 사랑한다'(연출 김상협, 극본 송지나) 21,22회에서는 은산(임윤아 분)을 향한 왕원(임시완 분)과 왕린(홍종현 분)의 감춰둔 마음이 본색을 드러내며 긴장감을 높였다. 그 동안 오랜 벗이자 충성을 맹세한 신하로써 원을 대했던 린의 반격 그리고 아랑곳하지 않고 왕세자의 카리스마와 함께 남자의 자존심을 앞세운 원의 각성이 격돌한 2분은 이야기의 새 국면을 맞게 했다.
원과 린, 산은 서로가 서로의 정체를 모두 알고 각자가 원하는 최선의 관계와 입지를 지키기 위해 똘똘 뭉쳐왔다. 세자빈 간택에 공녀 발탁의 위기 타파까지,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눈으로 지켜보고, 마음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 하지만 더 이상 산에 대한 사랑을 후면에 둘 수 없게 된 원과 어쩌면 원보다 먼저 산을 흠모해왔기에 속이 편치 못한 린의 마음은 격돌하게 됐다.
원은 산과의 추억을 만개한 꽃, 시들어버린 꽃에 비유하며 '가장 아름다웠을 때의 기억에서 머물러야 한다'는 걸 안다고 했지만 자신의 마음이 그렇게 되질 않는다며 산을 끝까지 자기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린은 "큰 새장을 만들어서 가둬두려는 것이냐"고 반기 아닌 반기를 들었고 산을 가지려는 원의 마음이 산에게도 유효할 것이라 확신하냐는 의문을 던져 원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꽃과 새장에 비유된 사랑에 대한 소유와 집착은 '윤아앓이'를 제대로 터트렸다. 간접적인 표현을 통해 두 남자의 본색이 명확히 드러나기에 충분했다. 시선을 회피하면서도 무섭게 노려보고, 고개를 돌려버리다가도 면대면으로 물러서지 않은 임시완과 홍종현의 날이 선 감정 표현은 극의 몰입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그동안의 브로맨스와는 또 다른 국면을 맞은 두 남자의 케미에 극의 흐름도 한층 쫀득해져 앞으로의 이야기에 기대를 집중시켰다.
한편, '왕은 사랑한다'는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욕망을 그린 탐미주의 멜로 팩션 사극이다. 22일(화) 오후 10시 MBC에서 23, 24회가 방송된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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