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황진영 작가 / MBC '역적' 제공
“인류애를 자각하는 자가 곧 영웅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어요.”
황진영 작가가 MBC 새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제)으로 돌아온다.
황진영 작가는 독립투사이자 시인이었던 이육사의 생을 다룬 MBC 광복절 특집극 ‘절정’으로 2011년 데뷔했다. 억압의 시대를 초연하게 살다간 시인 이육사의 생애를 섬세하게 그려낸 필력이 미국까지 소문나 이듬해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특집극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2013년 ‘제왕의 딸 수백향’을 통해 삼국시대의 첩보사를 치열하게 그려내며 시대극에 특출함을 증명해냈다.
황진영 작가가 이번엔 연산군 시대로 시선을 옮긴다. ‘역적’을 통해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 속 도인 홍길동이 아닌, 연산군 시대에 실존했던 인물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밀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이 드라마는 시작부터 특별하다. 홍길동을 조선의 가장 낮은 계급인 씨종(대대로 내려가며 종노릇을 하는 사람)의 아들로 설정, 영웅이라면 응당 특별한 피가 흐를 것이라는 막연한 판타지를 깨부순다. 임금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김지석 분)과 씨종의 자식임에도 민심을 얻는 데 성공한 홍길동(윤균상 분)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백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짚어낸다.
황 작가는 “인(仁)이 부재한 연산과 세상을 품을 만한 사랑을 지닌 홍길동의 비교로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이 실재하고 유용하고 현실적인 쓸모가 있는 가치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했다. 또 “홍길동의 서사는 대부분 상상에 의존하지만 길동의 삶이 펼쳐지는 연산군 시대는 최선을 다해 분석하고 고증해 입체적으로 조망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사를 전공한 데다 이미 전작을 통해 전통사극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입지를 굳힌 그라 더욱 기대가 쏠린다.
연출은 ‘킬미, 힐미’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의 김진만 감독이 맡았고, 김상중(아모개 역), 윤균상(홍길동 역), 채수빈(송가령 역), 김지석(연산군 역), 이하늬(장녹수 역)가 출연한다. 30일 월요일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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