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공유 / tvN '도깨비' 방송 캡처
‘도깨비’ 공유가 섬세한 감정연기로 안방극장을 촉촉히 적셨다.
지난 17일 방송 된 tvN 10주년 특별기획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 6회에서는 하루에도 수 백, 수 천 번 생과 사를 오가는 심경의 변화를 겪는 김신(공유)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신은 약 천 년 동안 홀로 멈춰버린 시간을 사는 지옥과도 같은 나날을 견디고 드디어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을 만나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된 순간 아이러니하게도 그녀 때문에 삶에 대한 의지가 생기고 말았다. 하지만 극 말미 죽음을 각오한 순간 은탁이 그의 가슴에 꽂힌 칼을 만질 수도 뽑을 수도 없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당황한 은탁이 기습 뽀뽀를 날리는 모습이 그려져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평생을 홀로 미완의 삶을 살아가는 공유의 눈물이 안방극장을 촉촉히 적신 한 회였다. 이 날 방송에서 은탁은 김신에게 전생에 나쁜 일을 했기 때문에 역사에서 기록이 삭제 된 것이냐 물었고, 과거 자신을 따르던 수많은 수하들의 죽음을 떠올린 김신은 눈시울을 붉혔다. 벌이라 한들 900년이면 많이 받은 것 아니냐며 스스로에게 되뇌듯 묻는 말에 벌 일리 없다며 위로를 건네는 은탁의 말을 듣는 순간 터져 나온 그의 눈물은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공유는 약 천 년의 시간 동안 스스로 켜켜이 쌓아 올렸을 김신의 내면 속 죄책감이라는 둑이 한 순간에 허물어지는 순간을 볼을 타고 흐르는 아픔과 안도가 뒤섞인 눈물로 표현해냈다. 특히 벌이라 생각했던 불멸의 삶 속에서 홀로 감내했을 자신에 대한 원죄와 자책을 벗게 해준 은탁의 따뜻하고 유일한 위로의 말에 삶에 대한 갈망과 죽음에 대한 위안을 얻는 김신의 심정을 섬세한 감정연기로 표현해내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생과 사를 넘나 드는 순간에도 담백하게 혹은 건조하게 내뱉는 공유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극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그 아이가 날 죽게 할 수 있는데, 그 아기가 날 살게 해.” “그만 불러. 나 좀 가자.”라며 은탁의 곁에 있고 싶은, 삶에 대한 집착보다 하루라도 더 그녀와 같은 시간을 살고 싶은 김신의 내적 갈등이 공유의 목소리와 만났을 때 더 진한 여운을 남겼다.
살길 바라던 순간 죽음이 찾아왔고, 죽음이 찾아 온 순간 살기를 바라는 오묘하고 복잡하게 얽힌 이 순간 그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앞으로의 이야기를 더욱 기대케 만든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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