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금사월'은 '왔다!장보리'의 막장 계보를 이을까(종합)
기사입력 : 2015.09.02 오후 5:08
박세영,윤현민,도상우,도지원,전인화,김희정,박상원,손창민 '내 딸 금사월' 제작발표회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박세영,윤현민,도상우,도지원,전인화,김희정,박상원,손창민 '내 딸 금사월' 제작발표회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막장'은 드라마사에 빼놓을 수 없는 장르가 됐다. 평일 저녁 7시, 시청자들의 '귀가본능' 을 일깨운 드라마 '아내의 유혹'(2009)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는 이후 '천사의 유혹'(2009),  '다섯 손가락'(2012), '왔다! 장보리'(2014) 등의 작품을 내놓으며 막장계보를 이어왔다.


2일 서울 MBC신사옥에서 새 주말드라마 '내 딸, 김사월'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작품은  김순옥 작가의 신작으로 '왔다! 장보리'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주인공인 금사월이 복수와  증오로 완전히 해체된 가정 위에 새롭게 꿈의 집을 짓는다는 내용을 담는다.


막장 드라마에는 핵심 코드가 있다. 출생의 비밀, 불륜 혹은 외도, 그로 인한 복수 등을 일 례로 들 수 있다. '내 딸, 금사월' 역시 이러한 공식을 이어간다. 금사월(백진희 분)은 생 모 신득예(전인화 분)가 단 한 번의 외도로 낳은 혼외자식으로 보육원에 버려져 기구한 운 명을 산다. 캐릭터 소개에서 이미 '출생의 비밀'은 예고된다.



신득예는 부모님이 죽은 후 가슴에 칼을 품고 현모양처에서 복수를 펼치는 무서운 인물이다 .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명망있는 건축가의 외동딸로 태어나 평탄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세상 어디에도 없이 온화한 인물이 얼굴에 점을 찍고 나타나 악녀가 되는 과정보다 더 드라 마틱한 전개는 없다. '내 딸, 금사월'에서도 통쾌한 복수극은 계속될 전망이다.


50부작의 특성상 인물 관계도는 얽히고 설켜야 제 맛. 신득예와 오민호(박상원 분)은 서로  결혼을 결심할 만큼 사랑하는 사이였으나 오해로 인해 헤어지고 각자 다른 인생을 산다. 신 득예는 처세술에 능한 '졸부' 강만후(손창민 분)과 결혼하고, 오민호는 득예의 절친 한지혜 (도지원 분)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다.


오민호와 한지혜는 양녀로 오혜상(박세영 분)을 데려온다. 강만후의 보금건설 후계자인 강 찬빈(윤현민 분)은 강만후와 전처 최마리(김희정 분) 사이에서 태어난 인물로 허세와 가오 잡기의 끝판왕이다. 강찬빈에게는 친엄마 최마리와 길러준 호적상 엄마 득예, 두 명의 엄마 가 존재한다.


꼬일대로 꼬인 인물관계를 맛깔나게 살려줄 '악인' 캐릭터도 준비돼있다. '복수'의 불씨를  키울 인물은 강만후다. 과거 득예와 민호의 사이를 갈라놓은 강만후는 이후 금사월과 아들  강찬빈의 러브라인의 훼방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부인 득예가 독을 품게 할 정도로 복수의  원인 제공도 충분히 한다.


'아내의 유혹'과 '왔다! 장보리'가 '내 딸, 금사월'과 다른점은 배우, 그리고 작품 속 캐릭 터들의 직업군이 다르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극 초반엔 이런 카드가 신선하게 작용할 순  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개연성 떨어지는 전개와 이유를 알 수 없는 캐릭터의 방향 성은 '내 딸. 금사월'이 지양해야 한다.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을 롤러코스터와 같은 전개와 톡 쏘는 사이다 캐릭터가 필요할 지언정 드라마의 기획의도를 흔들고 시청자로 하여금 "암 걸릴 것 같다"는 최악의 볼멘소리 를 듣지 않도록 제작진의 각별한 주의가 지속되길 바란다.


급이 다른 막장드라마를 '내 딸, 금사월'이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9월 5일(토 ) 첫 방송.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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