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녀들' 정유미, 캐릭터와 함께 성장中 '맞춤옷 입었다' / 사진: JTBC '하녀들' 방송 캡처
'하녀들' 정유미가 진짜 하녀가 되었다.
정유미는 JTBC 조선연애사극 '하녀들'(극본 조현경, 연출 조현탁)에서 하루아침에 천비로 몰락한 양반댁 규수 국인엽 역을 열연하고 있다. 극의 흐름을 이끄는 타이틀롤답게 빛나는 존재감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정유미는 최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하녀들'의 시청률 견인차 역할 역시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이다.
지난 7일 방송된 6회에서는 내적으로 한 단계 성장한 국인엽의 모습이 그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인엽은 자신의 혼인 상대를 상전의 허락 없이 정했다는 이유로 회초리를 맞았고, 말하는 가축이라는 모욕까지 들었다. 그녀의 잘못을 꾸짖는 해상(채국희)에게 "혼인 상대 정도는 스스로 정해도 되는 줄 알았다"고 항의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스스로 정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국인엽은 분개했다. 하녀들의 수장이지만 상전의 뜻만을 강요하는 해상에게 "윗전들은 몰라도 찬모님만큼은 이해해주셔야 하는 거 아니냐"며 따져 물었고, 덧붙여 "아무리 신분이 천하다 하나 저희도 사람이다. 말하는 가축이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그녀의 뼈있는 항의에 단지(전소민)를 포함한 하녀들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고, 개똥이(전수진)는 박수까지 치며 공감을 표했다.
이날 하녀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국인엽에게선 버릇없고 더럽다며 그들을 모욕하던 절대 갑(甲)의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방송 초반 "여느 반가의 규수들과는 급이 다르다"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정작 노비를 업신여기는 태도는 여느 반가의 규수들과 조금도 다를 바 없었던 국인엽은 신분 하락 후 겪은 아픔만큼 성장한 듯 했다.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의 성장은 배우의 연기력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유미는 극중 개국공신 세도가의 위풍당당 아가씨 국인엽을 시작으로 수동적인 하녀의 모습을 거쳐 주체성을 찾는 국인엽이 되기까지, 단계적으로 변화하는 캐릭터의 심리를 십분 이해하고 표현함으로써 극의 몰입을 돕고 있다. 맞춤옷을 입은 듯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더하고 있는 정유미가 앞으로 얼마나 더 일취월장한 연기로 브라운관을 장악하게 될지, 시청자들이 거는 기대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한편 '하녀들'은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 45분에 방송된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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