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남자’ 박시연,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값진 결실
기사입력 : 2012.10.14 오후 6:57
사진 : KBS2 '착한남자' 홈페이지

사진 : KBS2 '착한남자' 홈페이지


배우 박시연이 데뷔 7년 만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다. 12번째 주연작인 KBS 2TV 수목드라마 <착한남자>(극본 이경희, 연출 김진원)에서 끝없이 위협 받는 생존과 인간 내면에 자리잡은 욕망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다 결국엔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악녀 한재희가 되어서야 제대로 된 연기 평가를 받게 됐다.


극중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낸 재희(박시연)는 하루 하루를 시궁창 같은 생활 속에 산다. 돈 때문에 친오빠가 술집에 자신을 팔려하고, 구타도 밥 먹듯이 당한다. 자신의 힘으로 이 거지 같은 생활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지만 서회장(김영철)을 알게 되면서 더 쉽고 빠른 정상의 길을 알게 된다. 그러던 중 서회장을 위협하는 제보자를 만나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 살인까지 저지르게 된다.


자신의 살인죄를 뒤집어 쓴 강마루를 배신한 한재희는 서회장의 후처가 된다. 이후 출소한 마루가 복수를 하면서라도 재희를 만나고 싶어하지만, 이미 욕망에 휩싸인 재희는 끊임없이 마루를 밀고 당기며 이용한다. 결국 마루는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게 된 ‘목숨과도 같은 사랑’ 재희를 떠나보내며 더욱더 차가운 남자로 변모한다.



박시연이 연기하는 한재희가 이해할 수 없는 악행을 끊임없이 저지르는 인물임에도 시청자들의 미움만을 사지는 않다. 극 초반 재희는 생존의 위협을 받으며 가까스로 발버둥치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구축했다. 중반부에서는 아들 은석이에게 자신과 똑 같은 삶을 살지 않게 해주겠다는 마음 하나로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엄마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이해시켰다.


복합적인 내면 연기가 필요한 악녀, 한재희를 연기하며 박시연도 더욱 깊고 성숙해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자칫 송중기-문채원만의 작품이 될 수도 있었던 이번 <착한남자>에서 박시연은 자신만의 팜므파탈 캐릭터를 확실하게 탄생시키며 드라마를 이끄는 한 축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매회 방송 직후 시청자들 역시 박시연의 연기에 감탄과 호평을 쏟아내며 앞으로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한 회에 3회 정도의 분량이 섞인 듯한 빠른 전개감, 가을에 딱 맞는 정통 멜로물, ‘착한 배우’들의 이유 있는 변신과 누구 하나 빠지지 않는 명품 배우들의 호연이 딱딱 들어맞으면서 웰메이드 드라마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착한남자>에서 모처럼만에 자신의 색깔을 또렷하게 보여주고 있는 박시연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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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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