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방송하는 EBS '나눔 0700'에서는 집과 땅이 모두 경매로 넘어가 위기에 처한 10살 정우네 가족의 이야기가 담긴다.
사진: EBS 제공
“정말 죄송해서, 저도 모르게 좋지 않은 선택을 하고 (중략) 그 순간 선택을 잘못하는 바람에 어머니랑 아이들까지 힘들게 해서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고” - 아빠 재일 씨
어둠이 내려앉은 딸기 하우스에 홀로 불이 켜져 있다. 아빠 한재일 씨(51)가 새벽 1, 2시까지 농사일을 이어가고 있는 것 그동안 아빠는 고향에 돌아와 딸기 농사를 지으며 부모님을 잘 모셔, 효도 상을 받을 만큼 동네에서 칭찬이 자자했다. 하지만 지인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순식간에 빚더미에 올라앉고 말았다. 집은 경매에 넘어가고, 땅은 임시압류 위기에 처한 상황. 한때 삶을 비관해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했지만, 노모와 어린 두 아들 정훈이(10)와 정우(6)를 위해 다시 힘을 내 살아보기로 다짐했다.
“(할머니가) 시체처럼 그렇게 쓰러져 있었어요. 설마 해서 이렇게 (손을) 코 밑에 대봤거든요. 코에서 숨이 안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깜짝 놀라서, 할머니가 돌아가실까 봐 걱정되었어요.” - 아들 정우
“정훈이는 지금 (6세인데) 3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고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고 하지만, 아직 발음이 부정확해서 아동의 말을 다른 사람이 알아듣기가 어렵고 그래서 원활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보입니다” - 언어심리치료센터 센터장
아빠가 밤낮없이 일하는 사이, 집안일과 두 아이를 챙기는 건 오롯이 할머니 임복순 씨(76)의 몫이다. 아들 부부가 이혼한 뒤, 할머니가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하게 된 것. 평생 딸기 농사를 지어온 할머니의 몸은 성한 곳이 없다. 간경화에 다리까지 퉁퉁 부어 있어 조금만 걸어도 쉬어야 하고, 허리가 아파 복대 없이는 서 있는 것조차 힘든 상태이다. 경매꾼들이 집에 찾아오던 날, 충격을 받아 피를 토하며 쓰러지기까지 했다. 정우는 의식을 잃은 할머니를 발견하고, 할머니마저 잃을까 두려움에 떨었다. 할머니는 위출혈로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원했고, 정훈이는 매일 울면서 할머니를 찾았다.
게다가 6살인 정훈이는 말이 느려 어린이집 선생님의 권고로 언어치료를 받고 있다. 언어 수준은 현재 3세 정도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고 해도 발음이 부정확해 다른 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활한 치료를 위해서는 큰 병원에 가서 검사도 해보고, 주 2~3회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형편이 여의치 않아 정부 지원으로 주 1회 치료만 받고 있다.
“아빠, 우리를 위해서 빚도 갚아주고 4시간만 자고 일해서 진짜 감사하고. 딸기랑 그런 것도 잘 팔아줘서 진짜 감사합니다. 동생 발음도 잘 고치고, 할머니 말도 잘 들을게요. 아빠 사랑해요.” - 아들 정우
정우는 정훈이의 한글 선생님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정훈이가 친구들에게 무시당할까 봐, 오늘도 책을 펼쳐 글자를 알려준다. 동생뿐만 아니라 할머니도 걱정하고 있다. 할머니가 다칠까 봐 텃밭 일손을 보태고, 아침마다 집안일을 도우며 그 곁을 지키고 있는 것. 아빠가 밤늦게까지 하우스를 지켜도 서운한 기색 한 번 내비치지 않는, 의젓한 정우. 오히려 자신과 정훈이를 위해 애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정우가 바라는 것은 가족이 흩어지지 않고 다 함께 지내는 것이 전부다.
한편, 정우의 이야기는 오는 25일 오전 11시 25분 EBS '나눔 0700'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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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에디터 이우정 / lwjjane864@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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