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헤중'·'한사람만'·'서른아홉'·'크레이지 러브'의 공통점?
기사입력 : 2022.02.17 오전 11:25
사진: 삼화네트웍스, UAA(=지헤중), JTBC스튜디오(=한사람만, 서른아홉), 아크미디어(=크레이지러브) 제공

사진: 삼화네트웍스, UAA(=지헤중), JTBC스튜디오(=한사람만, 서른아홉), 아크미디어(=크레이지러브) 제공


올해까지 방영했거나, 올해 방영을 앞두고 있는 총 네 편의 드라마 사이에 하나의 공통점이 있어 눈길을 끈다.


송혜교와 장기용이 호흡을 맞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안은진, 강예원, 조이 등이 출연한 '한 사람만',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이 출연하는 '서른 아홉', 김재욱과 정수정의 로맨스로 기대를 더하는 '크레이지 러브'까지. 이들 작품은 각각 극의 캐릭터에 '시한부'라는 설정을 부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때 '진부하다'는 평을 얻을 정도로, 드라마의 단골 소재로 사용된 시한부 소재다. 왜 이들 작품은 시한부라는 소재를 선택했고,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것일까.


◆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또 다른 시작을 담은 이별



지난 1월 8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극본 제인, 연출 이길복)는 '이별'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이별 액츄얼리. 극 중 시한부 '전미숙'을 열연한 것은 배우 박효주다.


송혜교가 맡은 '하영은'과 오랜 절친 사이로 등장한 전미숙은 췌장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박효주는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혼란스러운 감정부터 고통에 의한 괴로움, 살고 싶은 간절함 등 다채로운 감정선을 표현해 호평을 얻었고, '2021 SBS 연기대상'에서 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박효주가 그린 '전미숙'은 결혼 전 모델로 짧게 활동했다가, 결혼과 함께 전업주부가 되며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갔다. 하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고난 뒤에 그는 친구 하영은과 황치숙(최희서)의 제안으로 다시 과거의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전미숙은 모델로서 쇼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하영은은 수많은 모델 중 아름답게 빛나는 친구 전미숙을 바라보며 '꽃이 핀다. 계절이 열린다. 꽃이 만개한다. 계절이 익는다. 꽃비가 내린다. 찬란한 슬픔. 꽃은 지지 않는다. 꽃이 열어준 시작에 열매가 맺힌다. 또 다른 시작이 열린다. 마음에 지지 않는 봄 하나가 피었다'라며 시한부인 친구가 결코 죽어가는 것이 아님을, 열매를 맺고 봄을 맞는 과정임을 깨달았다.


◆ 진정한 삶의 의미 고찰했던 '한 사람만'


지난 8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한 사람만'(극본 문정민, 연출 오현종)은 호스피스에서 만난 세 여자가 죽기 전에 나쁜 놈 ‘한 사람’만 데려가겠다고 덤볐다가 삶의 진짜 소중한 '한 사람'을 마주하게 되는 휴먼 멜로 드라마. 극의 '한 사람만' 시한부인 것이 아닌, 안은숙, 강예원, 박수영까지 모두 시한부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들은 시한부의 삶을 선고받은 것에 마냥 좌절하는 것이 아닌, 함께 울고 웃으면서 뜨거운 워맨스를 그려갔고, 진정한 삶의 의미에 대해 고찰했다는 평가와 함께 안방극장에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극 중 '성미도' 역을 맡으며 배우로서도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레드벨벳 조이는 최근 한 화보 인터뷰를 통해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인물을 연기하면서 삶의 우선순위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라며 "촬영 과정에서 힘들 때마다 같이 고생하며 마음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큰 힘이 되더라. 앞으로는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집중하며 살고 싶다"라는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 '서른아홉' 전미도가 그려갈 '시한부' 어떨까


지난 16일 첫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극본 유영아, 연출 김상호)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 지난 첫 회 방송에서는 차미조(손예진)와 김선우(연우진)의 만남을 그렸다.


하지만 극 중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되는 것은 두 사람이 아닌, 차미조의 절친이자 챔프엔터테인먼트 소속 연기 선생님 '정찬영' 역의 전미도다. 특히 전미도는 챔프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진석 역의 이무생과 멜로 연기를 보여줄 예고한 바, 어떤 로맨스를 그려갈까 궁금증을 더하는 상황.


전미도는 "가슴 아프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하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관계"라며 "찬영이는 시간이 제한 되어 있으니까, 이 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를 더했다.


◆ 미친 者 연기 보여줄 정수정의 '크레이지 러브'


오는 3월 7일 첫 방송되는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크레이지 러브'(극본 김보겸, 연출 김정현)는 살인을 예고 받은 개차반 일타 강사와 시한부를 선고받은 그의 슈퍼을 비서가 그리는 달콤 살벌 대환장 크레이지 로맨스 드라마. 여주인공이 시한부로 등장하게 되지만, 극의 설명에서 엿볼 수 있듯 마냥 어둡게 그려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극 중 정수정이 맡은 이신아는 고탑(GOTOP)교육 대표 '노고진'(김재욱)의 비서로, 그 누구도 3개월을 견디지 못한다는 까칠과 예민의 결정체인 고진의 비서직을 1년이나 버텨낸 비서계의 전설적인 인물이다. 슈퍼을로 살아왔던 그는 비서계의 전설이 되갈 무렵, 시한부 판정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분노는 부셔버리고 싶은 '노차반' 고진을 향한다. 정수정은 복수에 미친者(자)가 되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과정에서 다채로운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크레이지 러브' 제작진은 “한 작품 속에서 정수정의 팔색조 변화를 엿볼 수 있다. 매 촬영마다 화수분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상황에 따라 변하는 눈빛과 표정, 감정 연기까지 덧입혀지니 캐릭터가 입체감 있게 살아났다. 정수정의 미친 반전 활약을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글 에디터 하나영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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