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이종범, 이봉주, 이대훈 '라디오스타' 출연 / 사진: MBC '라디오스타' 제공

한국 스포츠의 레전드들이 입담을 뽐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골프 여제 박세리, 바람의 아들 이종범,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레전드 태권도 선수 이대훈이 출연한 '레츠기릿'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세리는 골프를 은퇴한 후 CEO로 변신한 근황을 전했다. 와인, 골프 의류, 골프 코스 디자인 사업 구상 등 다방면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는 그는 "CEO가 되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 중이다. 하루하루가 재밌기도 하지만 힘들다"고 고백했다.

이어 선수 생활 중 가장 대표적인 활약으로 1998년 US오픈에서 보여준 '맨발투혼'을 꼽았다. 과거 애국가 단골 영상으로도 사용됐던 박세리의 맨발투혼은 당시 IMF 이후 실의에 빠졌던 국민들에게 큰 용기와 감동을 선사한 바 있다.

박세리를 당시를 떠올리며 "그때는 정말 신인이기도 했고 도전 정신밖에 없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무모한 짓"이라며 "내려가서 보면 경사가 있어서 벽이 굉장히 높다. 치는 동시에 제가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전혀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공 가능성이 많이 낮았고, 부상의 위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종범은 "자신감이 빛났다"고 극찬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또한, 박세리는 눈물의 은퇴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은퇴 3년 전부터 준비를 했다. 마음의 준비도 했었다"고 말문을 연 그는 "어느덧 3년의 시간이 지나고, 1년, 한 달, 하루 전으로 줄어들며 은퇴식 전날 마음이 이상했다.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후련한 것 같기도 했다"며 "은퇴식 당일 아침 경기장으로 가는데 많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마지막에 팬들이 많이 오셨는데 전혀 예상을 못 해서 눈물이 계속 났다"고 털어놨다.

당시 마지막 18홀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밝힌 박세리는 "그동안 제가 제일 좋아했던 것은 18홀에 들어가면서 팬들의 환호성을 듣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다시 들을 수 없으니까. 그리울 것 같아서 아쉬움에 눈물이 많이 났다"며 "눈물을 안 흘리려고 해도 안 흘릴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세리는 골프가 아닌 성형 질문을 많이 받는 것에 대해 "외모에 대해 고민은 없다. 커 가면서 아기 때 얼굴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며 "눈썹이 쳐져서 쌍꺼풀 수술을 했다. 수면마취도 무서워하고, 다른 건 할 여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한편, 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2일 방송된 '라디오스타'는 수도권 기준 최고 시청률 9.4%를 기록했다. 이날 최고의 1분은 예능과 연기에 욕심을 내고 있는 이봉주가 드라마와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한 애기를 꺼내며 연기를 선보인 장면이 차지했다.

글 더스타 이우정 인턴기자 / thesta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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