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충무로 대표 흥행 퀸 손예진이 소지섭을 만나 한 편의 동화 같은 사랑을 꿈꾼다.
소지섭과 손예진의 애틋한 감성 판타지 멜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이장훈 감독)는 2004년 개봉해 흥행했던 동명의 일본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한국판 리메이크 작이다.
세상을 떠난 ‘수아’(손예진)가 기억을 잃은 채 ‘우진’(소지섭) 앞에 나타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수아와 우진의 단 하나뿐인 아들, 지호(김지환)가 엄마 수아가 만들어 준 펭귄 모자(母子)의 이야기로 동화를 그려 나간다. 8년전 떠난 엄마를 너무나도 그리워한 우진과 지호 앞에 다시 나타난 수아. 세 식구가 함께 했던 기억들을 잊은 그녀에게 우진과 지호는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 힘을 쓰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그런 수아가 다시 그들 곁을 떠날 때까지..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우선 풍광이 아름답다. 이장훈 감독이 가장 먼저 신경을 쓴 것이 바로 영화의 배경, 장소였다. 싱그러운 시골 풍경 속에 우진은 지호를 자전거에 태우고 학교 등굣길을 돕는다. 집과 학교를 오고 가는 과정 속에 작은 간이역이 보이고, 간이역을 통과하는 기차길 안 하나의 터널은 우진과 지호, 수아를 잇게 해주는 매개가 된다.
소지섭은 전작 <군함도>의 거친 남성미를 벗고 멜로에 도전했다. 첫 멜로가 아닌 만큼 손예진과의 호흡도 무난했다. 상대역인 손예진은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핫 한 남성배우들과 멜로를 했던 전적이 화려했던 것 만큼 이 작품에서의 그녀의 연기 또한 눈물샘, 콧물 샘을 자극한다. 생애 첫 스크린 연기가 돋보였던 김지환의 눈물연기도 압권. 눈물을 뚝뚝 흘리며 대사를 읊조렸던 그의 모습에 이 감독은 오디션 당시부터 반했다는 후문. 뿐만 아니라, 고창석 이준혁 손여은 등이 행복했던 한 가정의 주변을 든든하게 감싼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일반적인 타임슬립 영화가 아니다. 죽은 아내가 다시 돌아왔다는 독특한 설정 속에 남편인 우진이 그녀와의 로망스를 추억으로 더듬으며 관객들에게 하나하나 스크린을 통해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아, 그랬구나, 그래서 두 사람이 이랬구나, 지금은 그녀가 없구나" 등의 자연스러운 반응이 우진을 통해 잔잔하게 영화의 클라이맥스까지 이끌어 가게 되면, 그 말미엔 소소한 반전까지 불어 넣어주며 수아의 명대사, "지금, 만나러 갑니다"가 가슴 뭉클하게 켜켜이 다가온다.
범죄액션물이 주를 이뤘던 국내 영화계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등장은 반갑다. 관객 각자가 가진 감성들을 추억으로 끄집어내어 다시 젖게 만드는 게 장점인 이 작품은 겨울철 딱딱하게 말랐던 감성을 일깨워주는, 봄을 위한 영화다. 3월 14일 대개봉.
글 더스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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