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령 "행복 가장 중요해"…폭행사건 전날 남긴 심경글(전문)
기사입력 : 2017.09.01 오후 4:41
신종령 전문 / 사진: 신종령 인스타그램, KBS '개그콘서트' 방송 캡처

신종령 전문 / 사진: 신종령 인스타그램, KBS '개그콘서트' 방송 캡처


신종령의 심경글이 화제다.


1일 신종령은 특수폭행혐의로 서울 마포경찰서에 연행됐다.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술집에서 A씨의 얼굴을 가격한 것은 물론, 철제 의자로 그를 폭행했다는 것. 이에 대해 신종령은 "때린 것은 맞지만, 만취를 했거나 의자를 들어 때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주먹으로도 안 때렸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신종령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31일 최근 개그를 쉬게 된 사연 등에 대해서 심경글을 게재하며 새롭게 살겠다는 각오를 다져 이번 사건이 어떻게 된 것인지 더욱 궁금증을 더한다.


신종령은 "깔끔하게 정리하고 새 출발하고 싶어서 입장을 적어본다. 제 인생 맨 위의 단어가 '멋'이고, 그 밑의 단어가 '믿음', '진심'이다. 제 주관에서 손톱만큼도 흔들림 없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제가 돈을 좀 빌렸는데, 한 번도 돈 떼어먹은 적이 없다. 근데 돈 얘기를 하니까 '왜 주제도 안되면서 돈을 빌리지?' 등의 반응이었다"며 "인생에서 돈이 중요하지 않아서 돈 얘기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신종령은 "누구에게도 돈 얘기 안 할 것"이라고 다짐하며 "지금 제 행복이 제일 중요해서,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싫어한다. 여러분의 행복도 중요하다"고 적었다.


또한, 최근 개그 프로그램 등에서 볼 수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신종령은 "일이 너무 재미가 없었는데, 죽을만큼 힘들었고 고민했다"면서 "결론은 개그맨은 '밝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사람'이라 저는 누구보다 행복해야 한다. 근데 요즘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진짜 억울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울었다. 제가 너무 불상해서"라며 신종령은 "제 표현에 문제가 있구나 생각해서 고쳐가는 중이고, 누구에게나 매너를 지키고 불의에 항거하겠다. 부모님 얼굴에 먹칠하지 않게 약속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글을 남긴 바로 다음 날 폭행시비에 휩싸이게 됐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이하 신종령 인스타그램 심경글 전문.


요즘 똑같은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일일이 한 분씩 설명하다가 정신이 좀 지쳐서 여기에 한번에 적겠습니다. 깔끔하게 정리하고 새출발하고 싶어서 제 입장을 적어보겠습니다. 제 인생에서 맨 위에 있는 단어가 '멋'이고 그 밑에 있는 단어가 '믿음'이랑 '진심' 입니다.


제 주관대로 살고 있는데, 다들 자기 기준으로만 보고 자신과 다르니까 제 진심을 오해하고, 제 진심 깔아뭉개고, 자기랑 다르다고 이상하고, 무섭다고까지 하는데,전 제 주관에서 손톱만큼도 흔들림 없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보다 당당합니다.


요즘 제가 하고 싶은게 좀 많아서 돈을 좀 빌렸는데, 전 단 한번도 돈 떼어먹은적도 없고, 그럴 일도 없습니다.


근데 돈 얘기하니까 뭐 '친해진지 얼마 안됐는데 왜 돈을 빌려달라고 하지?', '왜 주제도 안되면서 돈을 빌려가면서까지 하지?', '오버하는거 아냐?' 제가요, 돈을 빌려달라고 한 분들은 반대로 제가 그 사람을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증거이고, 전 인생에서 돈이 절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돈 얘기를 하는게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건지 진짜 몰랐습니다.


이제부터는 그 누구에게건 돈얘기 안할꺼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요. 전 지금 저의 행복이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그래서 더 남들한테 피해주는거 싫어합니다. 여러분의 행복도 제꺼만큼 중요하니까요.


뭐 이제 저도 너무 지쳐서 일일이 납득시키고 싶지도 않고, 그럴 시간도 아깝습니다. 알아서들 생각하라고 내비둘 겁니다. 저한테 왜 갑자기 변했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갑자기가 아닙니다.


저는 일이 너무 재미가 없어져서 2년을 쉬었는데, 그 기간에 저는 진짜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개그는 저한테 취미이자 일이었는데, 그게 재미가 없어지니까 삶에 의미가 없더라구여.


그래서 그 2년동안 저는 진짜 죽을 정도로 고민해서 누구보다도 더 더 생각해서 내가 이제부터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개그맨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서 저는 제가 결론낸대로 지금 살고 있습니다.


제 상황 뭐 아무것도 모르면서 조언? 혹은 걱정?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인생에 대해서 저보다 더 깊게 죽을 정도로 고민 안해봤으면 하지 마세요. (아예 말을 안듣겠다는게 아니라 오히려 혹시 조금이라도 불편한 부분있으면 말씀하세요. 그런건 제가 고치겠습니다)


제가 2년 동안 고민해서 낸 결론은, 개그맨이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달해주는 사람"으로 결정했기 때문에 저는 이 세상 그 누구보다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남들에게 밝은 기운을 전달해 줄 수 있으니까요.


근데, 요즘 제 마음에 스크래치를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일일이 설명하는 것도 너무 지쳤고, 저는 진짜 너무 억울했습니다. 창피하지만 말하겠습니다. 저 이 글 쓰면서 울었습니다. 제가 너무 불쌍해서, 제 진심이 짓밟히는게 너무 서러워서. 내가 얼마나 더 배려하고 애써야 내 이미지가 바뀌지? 저 이제 더 이상은 못하겠습니다. 지쳤습니다.


그래도 여러 좋은분들 덕에 잘 이겨내고 있습니다. (Thanks for 박영진 선배님, 안상태 선배님 , 문재, 여러 우리 사랑하는 후배님들과 나의 친구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도,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거 보니까. 제 진심과는 다르게 제 표현법에 문제가 있구나 생각해서 고쳐가는 중입니다. 조금만 시간을 주십쇼. 전 노무현 대통령을 제일 존경하는데, 전 감히 말씀드리지만, 정말 딱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어려운 사람들 도와주고, 누구에게건 매너지키고, 불의에 끝까지 항거하면서요.


전 한다면 하고, 안한다는건 절대 안할겁니다. 왜냐, 너무 사랑하는 우리 부모님 얼굴에 먹칠하는 거니까요. 제가 이제부터 왠만하면 절대로 여러분 앞에서 화내지 않겠습니다. 매너없는 사람들이랑은 끝까지 갈 겁니다. 약속드립니다.


여러분이 불편해 하시는 부분도 감안해서 좀 더 부드럽게 표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에게 매너만 지켜주시고, 피해만 안끼치면 모두가 아름다울수 있습니다. 전, 제 사람이라 생각되면 간이고 쓸개고 다 내줄겁니다. 근데 나한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면 백배, 천배로 끝까지 갚아줄 겁니다. 한번 봐주세요. 제가 어떻게 사는지.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말씀해주십시요. 귀 활짝열고 살겠습니다) 자! 이제 저도 속이 많이 후련해졌습니다. 다들 행복합시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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