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녀' 임지현, 北 선전매체 출연…"韓에서 찍소리 못했다"(종합) / 사진: TV조선 방송 캡처, 우리민족끼리 영상 캡처
'탈북녀' 임지현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 북한 선전매체에 출연했다.
지난 16일 북한의 인터넷 선전 및 선동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는 '반공화국 모략선전에 이용되었던 전혜성이 밝히는 진실'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전혜성은 한국에서 임지현으로 활동했던 탈북여성이다.
임지현은 "2014년 1월 남조선으로 갓다가, 2017년 6월 조국의 품으로 다시 안긴 전혜성이다. 지금은 평안남도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저 하나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과 남조선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환상이 있어 남조선에 가게 됐다"고 탈북 계기를 전했다.
이어 임지현은 "하지만 남조선은 제가 상상한 그런 곳이 아니었다. 돈을 벌기 위해 술집 등 여러 곳을 떠돌아 다녔지만, 어느 것 하나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저처럼 조국을 배신한 사람들에게는 오직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뒤따르는 것들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방송에 출연한 계기 역시 돈을 벌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임지현은 "꿈이 예술인이라, 연기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TV조선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면서 "시험을 봤는데 노래, 기타, 화술 등을 시켬보고 조국에 있을 당시 생활경험 등을 주로 물어본다"고 밝혔다.
이어 임지현은 해당 방송에 대해 "탈북자들에게 악질적으로 공화국을 헐뜯게 한다. 공화국이 좋다는 말을 할 수 없으며, 탈북자들의 거짓말을 거짓말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남조선에서 시키는 대로 비방하고 헐뜯어야 했다. 있지도 않은 소리를 하면서 연기를 했다"면서 "대본 내용 중에 최고 존엄을 헐뜯어야 해서 이런 것은 못하겠다, 정치적인 발언이 있는 것은 못하겠다고 했더니 돈 벌기가 쉽냐면서 빨리 하라고 했다. 찍 소리도 못하고, 시키는대로만 해야했다"고 전했다.
"방송에서 저에게 지령을 주는데, 그대로 말이 안 나오면 유도하는 말이 나올 때까지 장기간 촬영을 한다. 꼭두각시처럼 따라하게 한다"면서 임지현은 "그래서 '남남북녀 애정타운'에 보내달라고 했다. 정치적 발언이 없고,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임지현은 "'남남북녀' 첫 촬영부터 알았다. '모란봉클럽'과 같이 공화국이 좋다고 말하면 안되고, 옛날 공화국에서 알던 것도 모른 척 해야했다. 또, 제가 사실 남조선 클럽과 술집 등에서 일을 해서 어지간한 것은 다 아는데, 그런 것들도 모르는 척을 하게 시켰다. 가정용품 사용법 등도 아는데 모르는 척 하라고 한다. 북에서 온 사람은 낙후하고 뒤떨어졌다는 것을 표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임지현은 "조국을 배반한 것만으로 죽을 죄다. 정말 지옥 같았던 시간이었고, 조국에 대한 생각, 고향에 있는 부모님에 대한 생각으로 피눈물을 흘렸지만 감히 조국으로 돌아올 생각을 못했다. 하지만 내가 지은 죄를 조국에서 보답하고 죽자는 생각으로 돌아왔다"면서 자진해서 월북했음을 강조했다.
한편 임지현의 재입북이 자의인지 타의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임지현이 지난달 21일 충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적발된 탈북 여성 BJ와 동일 인물로 보고 있다. 탈북 여성 BJ A씨는 인터넷 음란방송으로 연간 1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기며 호화생활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누리꾼들은 A씨와 임지현이 같은 나이라는 점, A씨의 음락방송 적발 시기와 임지현의 재입북 시기가 6월이라는 점, 적발된 A씨의 인터넷 방송 모습이 임지현과 닮은점 등을 들어 같은 인물로 예상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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