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펀치 "어떠한 순간순간에 생각나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기사입력 : 2018.05.31 오전 8:01
펀치 '이 밤의 끝' 인터뷰 / 사진: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펀치 '이 밤의 끝' 인터뷰 / 사진: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터뷰①에 이어] '펀치'라는 이름이 알려지는 것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아마도 드라마 OST 일 것이다. 스스로의 힘으로 이름을 알렸다기 보다는 드라마, 그리고 함께 콜라보 작업을 진행한 아티스트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펀치는 엑소, 첸, 찬열, 크러쉬, 로꼬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과 협업했고,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그에게 있어 특별한 콜라보 중 하나는 윤미래와의 작업이다. 랩과 노래가 모두 가능한 멀티플레이형 아티스트라는 점에서 펀치는 윤미래와 어느 부분 닮아있다. 당시를 회상하며 펀치는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가 조언이 됐다"며 "노래에서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주셨다. 랩, 노래, 그리고 음악은 선배님처럼 해야되는구나 생각했다. 자신있게 노래를 하는 자존감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처럼 다른 사람들과의 협업으로 자신을 알려가던 펀치는, 이제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 시작이 된 것이 첫 디지털싱글 '밤이 되니까'다. '밤이 되니까'는 발매 당시 바로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후 역주행에 성공, 여전히 음원차트에 자리매김하며 롱런하고 있다.


발매 당시의 반응에 실망하지는 않았냐고 묻자 펀치는 "일적인 면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 아니다. 아쉽기는 했지만, 특별히 어떤 실망감은 없었다. 순위가 올라갔을 때도 들뜨기 보다는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역주행을 했을 때 좋았고, 신기했지만, 욕심은 갖지 않으려고 했다. 기대와 욕심이 생기면 실망감도 커지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된다"고 답했다.



평정심을 지키려고 노력했지만, 음원 발매를 앞두고는 당연하게도 부담감이 뒤따랐다. 펀치는 "혼자 부르는 노래는 책임감을 넘어서 부담감이 생긴다. '밤이 되니까'의 경우, 앞의 OST들이 다 잘됐기 때문에 더 그랬다. 이 노래들이 잘 됐는데, 혼자 낸 싱글이 안된다면 이전의 노래들에 '내 공은 전혀 없는 것이 아닐까' 같은 생각을 했고, 걱정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걱정과 달리 '밤이 되니까'는 기대 이상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펀치는 "처음부터 '밤 시리즈'를 계획한 것이 아니었는데, '밤이 되니까'가 많은 사랑을 받았고, 그것에 힘 입어 이렇게 올 수 있었다"며 "사랑받은 노래에 보답 차원에서 만든 것이 '오늘밤도'였는데, '밤이 되니까'가 잘 안됐다면 없었을 앨범"이라고 말했다.


'오늘밤도'는 '밤이 되니까'와 달리 역주행이 아닌, 정주행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결과, '밤 시리즈'를 완결 짓는 '이 밤의 끝'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이 밤의 끝'은 '밤이 되니까'의 뒷 이야기를 담은 시퀄 버전의 곡으로, 세련된 피아노 연주와 도시적인 차가운 느낌의 비트가 더해져 연인을 떠나보내던 밤, 상대의 행복을 빌어주는 여자의 애절한 마음을 담았다.


펀치는 "이제 마지막이잖아요"라며 "템포부터가 살짝 다른 것도 있고, 가사도 많이 다르다. '밤이 되니까', '오늘 밤도'가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것이 주된 감정이라면 '이 밤의 끝'은 감정을 접고 헤어진 연인을 내 마음 속에서 떠나 보내고 정리하면서 행복을 빌어주는 심정을 가사로 담았다. 좀 마무리라는 느낌이 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곡의 성적 역시 기대가 되는 가운데, 펀치에게 노래가 잘 되는 비결이 무엇일까 물었다. 펀치는 잠시 고민한 끝에 "보통 노래가 좋다고 생각을 해서 노래를 내게 된다. 그것을 알아봐 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일"이라며 "가사에 특히 많이 공감을 해주신 것 같다. 비결은 가사일까요?"라고 장난스럽게 되물었다.


실제 펀치 노래 가사는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샀다. 음원차트 댓글 등에도 '가사가 내 이야기 같았다', '가사에 공감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펀치는 "남자 분들께서도 공감을 해주시는 경우가 있지만, 여자 분들이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것 같다. 공연 등을 하다 보면 대부분 여성 분들께서 더 좋아해 주셨다"고 말했다.


좋은 가사, 그리고 펀치의 호소력 깊은 음색이 더해져 귀를 사로잡는다. 펀치는 가사에 어떤 방식으로 몰입하냐는 질문에 "가사 하나하나를 모두 떠올리면서 하는 편은 아니고, 큰 틀을 잡고 가는 경우가 많다. '밤이 되니까'에서 키가 되는 것은 '오늘도 난 술을 마셔~' 부분이다. 그 가사에 맞춰서 집중하고 생각하다 보면, 그 다음에는 흘러가는 대로 흐름에 맡기는 편"이라고 답했다.


또한, 이번 신곡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전작들에서 로코베리와 호흡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크러쉬 'Beautiful' 등을 작곡한 이승주와 의기투합했다는 점이다. 두 사람의 차이를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펀치는 "로코베리 작곡가는 빠른 스타일이다. '오늘밤도' 같은 경우 코러스까지 다 녹음하는데 한 시간 반 걸렸다. 속도가 빠른데도 되게 잘 맞는 편이고, 포인트를 잘 잡아 준다"고 말했고, "이승주 작곡가는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 최대한 녹음을 많이 받아 놓고 나중에 따로 듣고, 직접 에디팅을 한다. 최장 시간 녹음을 했다. 대신 퀄리티는 엄청나다. 두 분 다 각각 장점이 명확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전작들(밤이 되니까, 오늘 밤도)과 이번 신곡(이 밤의 끝)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 역시 펀치 노래를 듣는 재미 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신곡을 발매하는 만큼, 앨범 활동 계획에 대해 묻자 펀치는 "'이 밤의 끝' 다음에 미니앨범이 나올 예정이라서 곡도 준비하고 있고, 녹음도 하고 있다. 조만간 앨범이 나올 것"이라며 "이 노래(이 밤의 끝)로 정확한 활동 계획은 없지만, 7월 이후에는 방송 활동이 계획되어 있어다. 지금처럼 순조롭게 잘 흘러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어 펀치는 "크게 빵 뜨는 것을 바라기 보다는 쭉 순조롭게 가다보면, 쌓이고 쌓인 것들이 나중에 돌아올 것 같다"며 "사람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나중에 돌아온다고 생각을 해서, 지금 하는 것들이 나중에 쌓여서 좋은 일을 불러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펀치에게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그냥 어떠한 순간순간 생각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예를 들면 그런 것들이 있잖아요. 비 오는 날 듣는 노래, 슬플 때 듣는 노래가 사람마다 다른데, 그 안에 내 곡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과, 순간순간 생각 나는 것이 내 노래이기를 하는 바람이 있다."


한편 펀치는 31일(오늘) 저녁 6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새 디지털싱글 '이 밤의 끝'을 발표한다. 당초 25일에 공개되기로 했지만, 곡의 완성도를 위해 마무리 작업이 더해졌고, 이에 앨범 발매 일이 1주일 정도 늦춰졌다.


글 더스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펀치 , 오늘밤도 , 밤이되니까 , 이밤의끝 ,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