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도환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기사입력 : 2018.01.01 오전 9:00
배우 우도환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배우 우도환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올해가 가장 행복한 한 해인 건 확실한 것 같아요. 저뿐만 아니라 지인들이나 가족들도 행복해하고, 작품을 재미있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행복한 한 해였어요. 소중한 시간이라고 다시 한번 느끼고 있어요."


OCN 드라마 '구해줘'부터 KBS2 드라마 '매드독'까지 알찬 2017년을 보낸 배우 우도환(25)에게 6년차인데 현재 연기 생활은 만족하는지 묻자 나온 답변이다. 2011년부터 단역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수차례 오디션을 보면서 기회를 잡았다. 그런 그에게 올해는 고생의 결실을 보는 한 해였다.


우도환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기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비교적 빠른 진로선택이었다. "연극영화과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입시를 준비해야 해요. TV 속 연기자들을 보고 배우를 꿈꾼 것은 아니에요. 어릴 때부터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했어요. 부모님과 비디오 대여점에 가서 비디오를 대여해오면 반납하는 일은 제 몫이었죠."



오랫동안 '배우'를 꿈꿔왔던 우도환은 캐릭터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펜으로 배역을 써내려가며 나름의 캐릭터를 구축한다. 캐릭터의 성향부터 동작까지 세상에 없는 인물을 형상화시키는 작업을 기록한다.


우도환은 '구해줘'에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동철'을 연기했다. 실제 고향이 경상도인 것처럼 자연스러웠던 것도 우도환의 피나는 노력에 있었다. "한 달 반에서 두 달 정도 다윗이랑 혜성이 형이랑 원룸 단칸방에서 연습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온음료 1.5리터짜리를 하나씩 들고 선생님과 만나서 연습하는 작업을 일주일에 1-2번 정도 했어요. 선생님과 못 만날 때는 경상도 지인과 전화로 공부를 많이 했죠."


그가 이렇게까지 사투리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싶었던 이유 또한 있었다. "사투리를 쓰던 사람처럼 쓰지 않으면 어떤 연기를 해도 개연성이 없어 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표현에 제약을 두고 싶지 않아서 좀 더 완벽해지고 싶었어요."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오듯, 우도환의 진가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발휘되었다. 특히 우도환은 영화 '마스터'부터 드라마 '매드독'까지 유독 장르물에서 활약했다. 그는 장르물을 선호한다기보다 장르물 감독들의 러브콜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감독님들이 장르에 맞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선택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거든요. 다양한 오디션을 정말 많이 봤어요. 감독님께서 저를 선택해주셔서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최근 종영한 '매드독' 연출자는 우도환에게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차분한 느낌"이라고 했다고.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강점 또한 "함께 했던 감독님들로부터 들었던 '눈이 참 좋다'는 점"이다. 우도환은 "저의 강점을 살려서 연기하기 위해 눈에 많은 걸 담아서 말하고 싶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


함께 극을 이끈 선배 유지태 역시 우도환에게 "눈이 좋다"고 칭찬했다. "제 긴장을 풀어주시려고 항상 웃고 계세요. 눈을 바라보고 연기해서 제 눈이 좋다고 해주신 것 같아요. 저희끼리 저희는 유지댐 안에 사는 물고기라고 했어요. 유지태 선배님의 어깨가 넓어서 뒤에 누가 있어도 안 보이거든요.(웃음) 유지댐에 사는 물고기고, 유지댐을 관리하는 사람은 감독님이라고, 우리는 그 안에서 재밌게 놀면 된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아직도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더 많은 우도환은 '청춘물을 찍어보고 싶다'고 했다. "배우라는 직업이 감사한 이유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으로 돌아가서 그 시대를 살아볼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돌아오지 않는 학창시절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제 욕심인 것 같고요. '구해줘' 동철이를 할 때 처음 교복을 입었는데 정말 재밌었어요."


우도환은 '매드독'의 대본을 보고 웃고, '구해줘'의 대본을 보고 울었던 것처럼 내가 먼저 느끼고 와닿는 작품을 1순위에 두고 차기작을 고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를 마음으로 아끼고, 챙기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우도환에게 끝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좋은 배우, 네 글자였으면 좋겠어요. 우도환은 배우였다가 좋은 것 같아요. (좋은 배우의 기준은 저마다 다른데?)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인 것 같아요. 최소한 타인에게 피해 주고 싶진 않았어요. 인간적인 배우가 되고 싶어요. 내 감정에 솔직하고, 인간미 넘치고, 어느 상황에서든 가면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상황에 충실한 인간적인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글 더스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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