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 마이웨이' 이엘리야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이엘리야는 어릴 때부터 실용음악과 무용을 배웠다. 걸스힙합을 하다 뮤지컬의 매력까지 빠졌다. 감출 수 없는 끼를 소유한 이엘리야는 부모님 몰래 서울예대 연기과에 지원해 '수석 입학'했다. 화제의 드라마 '쌈, 마이웨이'에서 고동만(박서준 분)의 첫사랑이자 재벌가에 시집갔다가 이혼한 전직 아나운서 박혜란 역을 맡은 이엘리야는 '썅무파탈'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제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한국예고에서 입시 준비 몇 개월 만에 서울예대 연기과에 수석 입학한 이엘리야는 '서울예대 여신'이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의 '스타'였다. 이엘리야의 색다른 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대학생 때도 인기가 많았나
"전 못 느꼈어요. ('서울예대 여신'이라는 애칭) 도대체 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어요.(웃음) (남학생들이 쫓아다니고 그러지 않았나?) 못 느꼈긴 했는데, 으레 다들 저를 알긴 했어요. 친구들과 어울렸던 타입도 아니고, 술도 못 마셔서 학창시절 추억도 없죠. 그래서 신비감을 줬는지 모르겠는데 '엘리야 알지!'라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저도 모르는 제 이야기를 더 잘 알고 있을 때 '다들 나한테 관심 갖는구나'라고 알게 됐죠. 공연이 끝나면 코멘트 페이퍼를 쓰는데 제 페이퍼에는 '엘리야 예쁘다' '엘리야 좋다' 밖에 없어서 '내가 실력은 없나?'라는 실력에 대한 강박에 학교생활을 더 열심히 했었어요."
-기획사에서 러브콜도 많이 받았다고?
"배우 쪽이나 가수 쪽이나 여러 기획사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광고 쪽으로도 연락이 많이 와서 대학생이 벌기에는 괜찮은 수입의 광고도 들어왔죠. 그러던 어느 날 조교님이 '엘리야 넌 공부해! 내가 연락 오는 거 다 끊을게'라고 하셔서 '전 좋아요'라고 했었어요. 명함 주시러 학교에 찾아오기도 하셨는데 저는 정규과정과 기본소양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학업에 충실했고, 학교과정을 마칠 무렵 뮤지컬 하나를 하고 자연스럽게 드라마 연기를 하게 됐어요."
-연기자 데뷔가 늦어진 이유는?
"연예계 데뷔를 하고 싶진 않았어요. 무대 연기에 관심이 있어서 수업을 받을 때도 미학, 연극이론 등을 수강했고, 미학 수업 들을 때도 저 혼자 교수님 앞에 앉아서 듣고, 여자 교수님이셨는데 연락처도 물어보고 그랬던 것 같아요. 빨리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 순간에 충실히 임해서 지금도 제게 맞는 건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은 연기 활동을 응원해 주시는 편인가.
"그렇진 않았어요. 연예계에 데뷔했을 대도 부모님은 연기의 혹은 예술의 연장선으로 보셨어요. '엘리야, 너가 텔레비전에 나와'라고 해주시는 정도지, '우리딸!' 하면서 손뼉 치는 편은 아니셨어요."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새침데기처럼 보이는데 털털한 성격인 것 같다.
"그렇게 많이 보세요. 저는 여행 가면 제가 먼저 말 걸고 세상 친해지고 그러거든요.(웃음) 일할 때 제가 먼저 다가가면 역효과 날 때도 있어서 그러질 못하는 것 같아요. 일할 때는 실제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적어서 지인들이 보는 저의 모습, 편안한 모습을 못 보여드린 것 같아요."
-끝으로 대중은 모르지만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는 것은?
"제가 안 웃으면 저를 어려워하시는데 그렇지 않아요.(웃음) 이번에 인터뷰하면서 예능 추천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연기만 해서 되는 게 아니라면서요. 처음에 연기할 때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면 선입견이 생길 것 같아서 조심했고, 배우는 연기로 얘기해야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스타성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죠. 그런데 경험이 쌓이다 보니 다방면에서 노력해야 기회도 많이 생긴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기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의 진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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