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다인 "가수도, 메이크업아티스트도 꿈꿨었죠"
기사입력 : 2017.02.28 오후 2:04
이다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이다인 인터뷰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데뷔한 지 3년이 넘었는데 뚜렷한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했어요. 좋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위험하겠다 싶었죠."


연기자 이다인 앞엔 수식어가 많다. '견미리 딸' '이유비 동생'까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배우가 그의 어머니고, 언니다. 우월한 외모와 타고난 끼 덕분에 연기 활동은 큰 무리 없이 탄탄대로를 걷겠구나 싶었다. 혹자의 예상과 달리 이다인은 천천히,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다.


'스무살'(2014)로 데뷔한 이다인은 1년에 한 작품씩 선보였다. 주말극 '여자를 울려'(2015)에 이어 최근 종영한 '화랑'이 그의 첫 월화드라마이자, 사극 도전작이었다. 공백기에는 몇 개의 광고를 찍고, 오디션에 올인했다.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화랑'은 '성균관스캔들' 등의 작품을 참고하며 오디션을 철저히 준비했다.


덕분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수연을 연기했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댓글을 다 찾아봐요. '사극과 잘 어울린다'는 반응을 봤는데 저도 현대극보다 '화랑'이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


이다인은 데뷔와 함께 선입견과 맞서 싸워야 했다. 본명인 이주희 대신 예명인 이다인으로 활동했지만, 자연스레 엄마, 언니와 연결돼 평가받는 부분도 존재했다. "예전엔 안 좋은 댓글도 많았는데 그런 반응도 당연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잘하면 대중이 외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죠. 이번에 조금이나마 저의 가능성을 내비친 것 같아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고3때 연극영화과 진학 결심, 그 전엔 꿈 많았죠"


이다인은 처음부터 연기자를 꿈꾸지 않았다. 한때는 가수가 되고 싶었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공부부터 하라"는 엄마 견미리의 말에 공부에만 매진했다. 연기에 눈 뜬 건 고 3때부터다.


"지치고 힘든 시기인 고3 때 연기 레슨을 처음 받는데 흥미가 생겼어요. 연극영화과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3 때 공부를 제일 열심히 했죠."


학창시절 내내 장기자랑에 나간 이다인은 춤보단 노래를 주로 불렀다고 했다. "초등학교땐 제가 춤을 잘 추는 줄 알았는데 가족들이 제가 춤 추는 걸 보면 놀렸어요.(웃음) 그때부터 제가 춤을 못 춘다는 걸 알고 춤에 관심이 없어졌죠. 장기자랑에 나가 상 탄 적도 있고 잘한다고 하긴 했는데, 오래 안 하다 보니까 춤은 자신 없어요."


중학생 때부터 길거리 캐스팅을 당한 그는 "아이돌 같다"는 얘기도 몇 번 들었지만 "무대 공포증처럼 무대에 서는 게 떨려서 연예인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했다. 연기자를 꿈꾸면서는 연기 외엔 생각하지 않았다고. "지금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연기전공인데, 영화연출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지금은 휴학 중인데 영화부로 복학해서 연출기법, 카메라기법 등을 공부할까 고민 중이에요."



◆"한 때는 어려웠던 엄마, 이젠 친구 같은 엄마죠"


몇 마디가 오갔을까. 이다인의 얼굴엔 해사한 미소가 번지고, 귀여운 말투로 제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바빴다. 어렸을 땐 어땠느냐는 물음에 그는 "아기 때는 애교가 없고 부끄럼도 많고 무뚝뚝했어요. 약간 말을 안 하는 성격이라서 엄마한테 혼날 때도 말 한마디 안 해서 속도 썩이고 많이 부딪히고 그랬어요. 어릴 때는 엄마가 고지식하다고 생각했고 어려웠는데 지금은 제게 친구 같은 엄마예요."


이다인은 자신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를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엄마의 딸이고 언니의 동생인 건 사실이잖아요. 어릴 때부터 '견미리 딸'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고, 다른 학교, 다른 지역 친구들도 '견미리 딸' 하면 다 알았어요. 그런 건 익숙하고 당연하게 받아들였죠."


엄마 견미리와 언니 이유비 얘기가 빠지지 않아서 힘든 점도 분명 있겠지만, 나를 이끌어줄 누군가를 찾기 힘든 냉혹한 현실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최고의 롤모델'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이 아닐까.


"엄마, 언니와 같은 일을 해서 좋은 점도 많아요. 안 좋은 기사가 나오면 말하지 않아도 '속상하겠구나' 알아주고, 촬영하고 오면 피곤한지 알아주고요. 엄마는 연기 활동에 조언도 많이 해주시는데 그런 점에서는 최고의 롤모델이죠."


이다인은 수많은 관문을 통과하며 자신을 발견하고 브라운관을 통해 그의 모습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직 해보지 못한 것들이 많기에 하고 싶은 것 또한 많다. '화랑' 속 똑 부러진 수연처럼 그는 높이 날아오를 이다인의 내일을 기대케 했다.


"배역을 떠나 다양한 작품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를 선보이고 싶어요. 많은 작품을 하며 그 안에서 성장하고 싶고요. 점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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