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준열은 '더스타'와의 인터뷰에서 '미래의 자녀가 배우가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적극 추천이죠.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저희 집이 그런 분위기였어요. '네 인생은 네가 사는 거니까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그에 따른 책임도) 네가 알아서 해'라는 식이였죠"라고 답했다. / 사진: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류준열 페이스북
류준열과의 인터뷰는 가족 이야기, 작은 습관, 지금도 계속되는 인연들에 관한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흘러나왔다. 많은 이야기가 오가면서 류준열에게는 츤데레 정환의 모습도 있었고, 진지한 배우의 모습도 있었다. 독감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무심한 듯 다정한 장난으로 인터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도 있었다.
지금의 인기에 그 누구보다 기뻐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도 나왔다. ‘부모님은 어떤 응원과 격려를 해주셨냐’는 질문을 했다. “아빠는 항상 응원해주셨고 엄마는 항상 혼내셨어요.(일동 웃음) 균형이 잘 맞은 것 같아요. 엄마는 항상 넌 안 될 거라고 했고, 아빠는 넌 항상 될 거라고 했고. 균형이 잘 맞은 것 같아요. 아빠가 맞은 것 같아요.” 미소를 머금고 장난을 이어가던 그였다.
“엄마가 보면 섭섭하겠다. 엄마는 츤데레에요. 안 한다고 하면서 뒤에서 밥 차려주고, 밥 먹여서 학교 보내고. 엄마의 뒷바라지가 다 도움이 됐죠. (엄마랑 성격이 닮았어요?) 네. 요즘에는 서로 본인을 닮았다고 하세요. 사실 피는 나눠 받았는데.(웃음)”
연년생인 류준열의 여동생은 티 안 내는 의젓한 스타일이라고. “동생이 멋을 알아요. 사인 부탁이나 그런 행동이 오빠한테 더 미안하고,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을 힘들게 한다는 걸 잘 아는 의젓한 동생이에요.” 류준열은 그와 그의 여동생이 여느 연년생 남매처럼 어릴 때는 “많이 싸웠지만, 커서는 좋은 친구가 됐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오히려 제 여동생은 츤데레 같은 스타일이에요. (온 가족이 츤데레에요?) 그러네요.”
시간이 흘러서 ‘아버지’가 된다면 류준열은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을까. ‘응답하라 1988’ 속 각기 다른 성향의 아버지 중 누구와 가까울 것 같은지 물었다. “성균이 형이요. 우리 아빠도 진짜로 그래요. ‘응팔’에 나온 것처럼 본인 만의 개그가 있어요. 예를 들어 친구들이 집에 오면 밥 차려주고 ‘밥값은 안 받을게’ 이러시고, 차를 태워주고 ‘택시비는 안 받을게’라는 농담을 하세요. 푸흡. 부끄럽네요 갑자기.”
인생의 선배로서 혹시나 가시밭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안 된다”고 말하기도 하고, 금이야 옥이야 키운 자식이 행여나 힘들진 않을까 걱정되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터. 류준열은 변함없이 그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아버지와 가족들에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마워하고 있었다. 쑥스러워서 장난으로 넘기기도 했지만. 진심만은 감출 수 없었다.
“우리 아빠 최고죠. 우리 아빠 같은 사람 없어요. 우리 엄마도. 우리 동생도.” 무한 아빠 사랑을 노래하던 류준열에게 ‘여동생’ 칭찬도 좀 해달라고 했더니 ‘현실 남매’에 빙의한 모습을 보였다. “제 동생이요? 제 동생은 결혼했으면 좋겠어요. 그런 여자가 없는데 남자들이 헛물켜고 돌아다녀요. (좋은 사람 있으면 동생한테 소개 좀 해주세요) 제 주위에 다 저 같은 사람밖에 없어서. 더 좋은 사람 만나야죠.”
◆‘글로리데이’ 류준열♥지수 “지수요? 난리 났었죠. ‘형 잘 될 것 같아’라고 해줬어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영화 ‘글로리데이’에는 류준열을 비롯해 지수, EXO 수호, 김희찬까지 충무로를 이끌 기대주들이 출연한다. 영화는 네 명의 친구가 운명을 뒤흔드는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나는 하룻밤 이야기를 다룬다. 류준열과의 인터뷰에 앞서 ‘글로리데이’와 드라마 ‘발칙하게 고고’로 지수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수와의 두 번째 작품 인터뷰를 마치며 “’글로리데이’ 출연 배우 중에서는 지수씨 다음으로 준열씨를 인터뷰하겠네요. ‘응팔’이란 작품으로”라고 인사를 했었다. 지수는 “정말 잘 될 형이에요. 연기도 잘하고”라며 형 류준열의 칭찬을 한 보따리 풀어놓고 자리를 떠났다. 류준열을 만나면 “무엇을 물어보는 게 좋겠냐”는 기자의 말에 “류준열에게 지수란”이라는 애교 섞인 말을 건넬 정도였다.
‘응팔’로 어떤 피드백을 받았냐는 질문을 하던 참이었다. 류준열은 “잘한다, 못 한다를 떠나서 ‘축하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중에 ‘지수’씨도 있었어요?) 지수요? 지수는 뭐 난리 났었죠. ‘형 될 것 같아’라면서요.” 앞서 설명한 에피소드를 류준열에게도 전했더니 “지수가요?”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지수는 엄청 열심히 하는 친구예요. 진지하고요. 분명 저보다 더 좋은 배우가 될 거에요. (그때 ‘응팔’ 하기 전이었어요) 지수가 저를 처음 봤을 때부터 되게 좋아했어요. 아무것도 없었는데 잘 따랐고요. 되게 고마운 친구예요. 이번 영화 ‘글로리데이’에서도 잘했고 앞으로 더 잘 될 거에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지수, 수호, 김희찬은 “네 명이 숙소에서 ‘연기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는 얘기를 했다. 지수도 당시 ‘더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연기란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관해 얘기하며 서로를 많이 알아갔어요”(2015년 10월 7일자, 지수 인터뷰)라고 말했다. 다시금 꺼낸 얘기에 류준열이 쑥스러운 듯 웃었다.
“그렇게 진중한 얘기는 아니에요. 이때는 이랬고, 저 때는 저랬지. 이땐 힘들었지 라는 얘기였지. ‘연기란 무엇인가’는 사실 저희 넷이 할 얘기는 아니죠.” 지난 인터뷰를 통해 느낀 배우의 생각들, 지금 인터뷰하며 어렴풋이 보여지는 배우의 모습에서 ‘유쾌함 속의 진중함’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 연기에 대한 자세가 진중하다고요? 실제로는 까불까불한 면도 있는데, 지금 목소리가 까불까불하지 못해서요.(일동 웃음) 운이 좋아서 얻어걸렸네요. 그분들(지수-수호-김희찬)과의 이야기는 비밀입니다.”
◆류준열 키워드: 패션의 법칙, 사랑전도사, 오물오물, 위로가 되는
요즘 친구들이 좋아하는 ‘츤데레’의 표본과도 같은 남자, 류준열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사소한 궁금증 몇 가지를 해결하는 것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터뷰가 끝나고 스튜디오를 떠날 때까지 류준열은 깨알 같은 유머와 ‘꾸벅 인사’를 잊지 않았다.
더스타: Q. 물 마실 때 오물오물 먹던데 습관인가요?
류준열: A. 그렇지 않은데. (씨제스: ‘응팔’에서 포차 신인가? 맥준가 소주를 씹어 먹던데. 술 많이 안 마셔본 티를 내더라고.) 음… 그럼 어떻게 마셔요? (물을 헹궈 먹는 연기를 하며) 술을 이렇게 헹궈 먹어요? 전 잘 몰랐어요.
더스타: Q. 단추는 항상 끝까지 다 잠그던데?
류준열: A. 간혹 물어보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는 셔츠의 단추를 다 잠그는 게 멋이라고 생각해요. 근데 다 풀어헤칠 때도 있어요. 주로 다 잠그긴 하는데. 단정해 보이잖아요. 저는 깔끔하게 떨어지는 걸 좋아해요.
더스타: Q. 그럼 흰 양말은요? 정장에 흰 양말은 안 된다고 공식처럼 배웠거든요.
류준열: A. (부연설명: 이날은 흰 양말이 아닌 회색의 줄무늬 양말을 신었었다) 제 눈에는 예뻐 보였어요. 사실 전 조금만 어긋나도 안 하거든요. 많이 고민한 결과예요.
더스타: Q. 여행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충동적으로 갑자기 하는 여행도 좋아하나요?
류준열: A. 네 좋아해요. 계획 없이 하는 여행에서 오는 재미가 분명히 있으니까 좋아하죠.
더스타: Q. 축구 할 때 포지션은 뭐예요?
류준열: A. 수비요. 근데 공격하는 게 좋죠. 하지만 전 수비수예요. (바꾸면 안 되는 건가요?) 그렇죠. 재능은 따로 있으니까. 갑자기 슬프네요. 이 기사를 형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 요즘 가끔 바꿔줘요. ‘네가 경기를 뛰면 얼마나 뛰겠니’라면서. 요즘엔 축구를 자주 못 하니까 형들이 많이 배려해줘요.
더스타: Q. 인스타그램에 ‘사랑합니다. 사랑하세요’와 같은 글도 적으셨고, 사인에도 그런 글귀를 적어주기도 했고요. 마치 ‘사랑전도사’ 같은데 류준열에게 ‘사랑’은 어떤 의미인가요?
류준열: A. 전부죠. 세상을 사는 데 가장 필요한 힘이고, 모든 사물과 사람과 모든 영혼에게 꼭 필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더스타: Q. 앞으로 배우 류준열을 어떻게 기억해줬으면 하나요?
류준열: A. 대중에게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될 수 있는 그런 배우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①] 류준열, 배우가 되기까지 "'잘 될 거라'고 마음 다잡았죠"]와 이어집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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