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인터뷰] 장기용 "순정만화 찢고 나온 시급남편? 제가 딱이죠"
기사입력 : 2014.11.29 오전 9:01
최고의결혼 장기용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최고의결혼 장기용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모델 겸 배우 장기용은 TV조선 드라마스페셜 ‘최고의 결혼’에서 시급남편 배드로 역을 맡았다. 돈 받고 남편 역할을 대신해주는 시금남편 캐릭터인데, ‘고객님’ 박선녀(조은지)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한 없이 빠져들게 만든다.


“배드로는 먹고 살기 위해 시급남편으로 살지만 직업은 연극배우예요. 배드로가 순정만화 속 주인공처럼 정직하고 순수하다 보니 쓰는 단어나 말투도 비현실적이긴 해요. 극 중 선녀가 배드로를 호텔로 불러 “하룻밤 자는 데 얼마니?”라고 묻는 데도 배드로는 그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잖아요. 남편이 해줄 수 있는 역할에만 집중할 뿐 욕망엔 현혹되지 않는 친구인 거죠.”


극 중 “무조건 키 크고 잘 생기고 힘 센 20대 남자”를 찾던 42세 잡지사 편집장 박선녀의 눈에 찰 만큼 배드로는 매력적이어야 했다. 치열한 오디션 끝에 배드로 역은 장기용을 비롯한 두 명만이 최종 오디션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앞에 한 배우가 저보다 연기는 10배 잘했대요. 그런데 제가 키 크고 선하게 생긴 데다 목소리가 딱 맞아서 뽑혔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배드로가 매력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배드로는 남성 운전자와 접촉사고가 난 선녀 앞에 흑기사처럼 나타나 “차 안에 있으면 내가 다 해결하겠다”고 책임감 있게 나선다.


또, 자신의 순정을 짓밟은 은차(배수빈)에게 끊임없이 복수를 행하는 선녀에게 “자기 자신부터 치유하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어떤 남자도 당신을 사랑해 주지 않을 것”이라며 진심 어린 충고도 서슴지 않는 ‘성숙한 연하남’의 면모를 보인다. 배드로 자체만 놓고 봤을 때는 좋아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현명하고, 다정다감한 인물이다.


“배드로가 수많은 미혼 여성들을 상대로 시급남편을 대행하면서 힘들었을 것 같아요. 자신도 사랑에 빠질 수 있는데 감정을 하나하나 제어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배드로가 선녀에게 진심으로 ‘그런 생각은 고쳐라’고 말하는 건 정말 악의없이 누나를 위해주는 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아요. 시급남편은 돈 벌려고 하는 일이지, 선녀를 홀리려고 하는 일은 아니니까요.”


배드로 만큼 장기용도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어필할 줄 아는 배우다. 모델을 막 시작했을 무렵, 그는 누군가에겐 콤플렉스였을 ‘교정기’를 자신만의 강점으로 활용하는 영특함을 보였다. 덕분에 업계에선 “물건 나왔다”는 칭찬을 들을 만큼 주목 받았다.


훈남 불변의 진리라 했던가. 장기용은 학창시절에도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과거 인터뷰에서 남중, 남고를 나와 “자신을 좋아해주는 여자 친구들이 무서웠다”고 고백한 게 걸렸다. 그는 ‘연애 철벽남’이었을까.


“연애요? 초등학교 4학년 때 사귀었는데 쑥스러워서 말도 못 했어요. 거의 옆에 서 있는 돌이었죠. 뭔가를 못 해주겠더라고요. 중1 때 사귄 여자친구는 손을 잡는 데 손에 땀이 나더라고요. 100일을 만났는데 뽀뽀도 못했어요. 마지막 연애는 한 8개월 됐나? 성인이 돼서 처음 만난 사람이었고, 연상이어서 제가 표현하는 것도 많이 배웠죠.”


아직은 결혼보단 연애가 더 잘 어울리는 스물셋, 장기용은 자신의 미래 계획을 이렇게 세웠다. 32살엔 연기로 인정받는 영화배우 되기, 훗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다면 내 아빠처럼 좋은 아빠가 되기. 그의 꿈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환경에 따른 직업만 바뀔 뿐, 주어진 역할에 충실한 사람이 되는 거다.


“나중에 저희 아빠처럼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고 싶어요. 어렸을 때 가족들과 주말이면 등산가고, 온천 가고 그랬거든요. 지금은 형도 저도 성인이라 부모님과 함께 보낼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시간 나면 가족과 보내려고 노력해요. 미래의 아들, 딸한테도 우리 아빠처럼 해 줄 거에요.”


▶[장기용's 무대 "아이유(IU)가 저를 기억하고 있을까요?"] 영상 보러가기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장기용 , 최고의결혼 ,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