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인터뷰] 꿈꾸는 꽃미남, 꿈을 품은 배우 유민규의 빛나는 순간들
기사입력 : 2014.07.04 오후 2:38
배우 유민규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배우 유민규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문득 텔레비전을 보다 눈길이 가는 뉴페이스를 발견하면 ‘어디에 나왔던 배우지?’ ‘몇 살일까?’ 등무수한 질문들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다. 키 188cm에 만화 속 주인공 외모를 지녔지만, 그와 반대되는 남성미 넘치는 중저음의 목소리를 지닌 배우 유민규(28) 역시 독보적인 비주얼과 타고난 신체 조건을 갖춘 모델 출신으로 여성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유민규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을 위해 그의 시점으로 쓴 유민규의 프로필을 공개한다.


어머니께서 지어주신 유민규(劉旻奎: 묘금도 유, 하늘민, 별규)라는 이름은 하늘의 별이 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집안에서 ‘영’자 돌림을 써서 원래 이름은 유영곤 일 뻔했는데 어머니께서 촌스럽다며 유민규라는 이름으로 지어주셨다. 제2의 강동원, 한국의 오구리슌이라 불릴 만큼 외모에 있어서 최고의 수식어를 달며 데뷔한 그지만 학창시절에는 팬클럽을 몰고 다닐 정도의 시끄러운 시간들이 아닌 평범하고 조용한 나날을 보냈다.


1987년 9월 18일생인 유민규는 스물일곱 번의 생일을 사랑하는 이들과 보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생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갔던 클럽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필름이 끊길 만큼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재미있게 놀았던 스물세 번째 생일이다. 유민규가 인생을 돌아봤을 때 가장 빛나는 순간은 모델을 시작했을 스무 살 겨울이다. “학창 시절에는 국악으로 성공하고 싶었지만 실패했고 그 뒤로는 진로에 대한 갈피를 못 잡고 있었어요. 그러다 5살 위인 큰 누나의 권유로 모델을 시작하게 됐고 다시금 꿈을 갖게 됐죠. 그때가 가장 빛났던 순간이었어요.”



혼자 시작한 모델 일은 유민규의 어깨가 으쓱해질 만큼 잘 풀렸다. 모델을 하며 배우로서 영역을확장할 수 있는 기획사도 만나게 됐지만 흐지부지하게 하다 연이 끊겼다. 모델 활동을 했던 것처럼 배우도 혼자서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 유민규는 1년 정도 작품 오디션을 보고 극단도 알아봤지만, 그의 생각만큼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년 남짓 모델로 경험을 쌓아가던 무렵 그는 “모델을 시작했으니, 모델로 탑이 돼야겠다”는 마음을 굳히게 된다.


연기에 대한 꿈은 마음 한 켠에 묻고 모델로서 패션쇼 무대에 서던 어느 날, 백스테이지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던 유민규에게 당시 배우 이민기 소속사의 매니저가 찾아왔다. 이민기 매니저는 유민규에게 ‘연기할 생각은 없냐’고 제안했고, 그의 한 마디는 유민규 안에 잠자던 배우에 대한 욕망을 일깨워줬다. 이민기 매니저의 권유로 유민규는 ‘오보이 프로젝트’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게 됐고 해당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자연스럽게 배우로 데뷔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행운의 연속이었던 유민규의 인생에 있어 그 누구보다 빛나는 존재는 아빠 같은 누나와 3살 터울의 엄마 같은 작은누나다. “작은 누나는 어머니보다 저를 더 관리하려고 해요. 지금은 한국에 없지만, 같이 살았을 땐 심했죠. 반면 큰 누나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면서 밥도 차려놓는 스타일이죠.”


그가 모델을 시작한 것도 든든한 인생의 조력자인 큰 누나의 공이 컸다. 서울예대에서 다시 연출 공부를 하고 7년 정도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얼마 전 귀국한 큰 누나는 하나뿐인 남동생이 모델을 할 때부터 연기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제가 만약 학교에 다니고 있었거나 미래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있었다면 ‘모델을 해보라’는 누나의 제안을 거절했을 거예요. 그때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였는데 마침 누나가 준비를 다 해놨으니 성의라고 보이자 해서 갔던 건데 우연히 잘 풀린 거죠.”


연기를 시작할 때는 막연히 “재미있겠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연기 아니면 죽을 것 같다는 마음뿐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빛나는 로맨스’(2014) 초반에는 분량이 적어 ‘속상하단’ 생각만 했고 감독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 하지만 “감각도 좋고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는데 왜 노력은 안 하니”라는 감독의 진심 어린 조언에 자신을 뒤돌아보고 동시에 위안도 받았다.


“감독님과 전화를 끊고 나니 내가 분량이 없다고 투덜거릴 게 아니라 ‘없는 분량도 잘 소화해내면 내 배역의 이야기가 많아졌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후반부에는 연기에 대한 고민도 나름 많이 하고, 준비도 철저히 해갔죠. 그랬더니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지금은 베테랑인 선배들도 나보다 더 많은 노력을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는 거구나’라는 생각을 ‘빛나는 로맨스’하면서 깨닫게 됐어요.”


유민규는 연기를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연기 수업을 따로 받고 있지 않다. 연기 수업을 받지 않는 데는 본연의 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나만의 색깔을 스스로 찾겠다는 그의 굳은 의지 때문이다. 물론 ‘빛나는 로맨스’에서 엄마 이태리 역을 맡았던 중견 배우 견미리처럼 좋은 선배들을 만나 돈으로도 환산할 수 없는 값진 연기 수업을 받기도 했다.


“이번 작품 때 견미리 선생님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 거예요. 제가 잘 못 살리는 부분은 선생님께서 제 대사로 직접 연기도 보여주시고 좋은 말도 많이 해주셨거든요. 비하인드 스토리로 (곽)지민 누나보다 엄마(견미리)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할 정도였어요. 선생님과 한 번 더 호흡을 맞추고 싶어요.”


수려한 외모는 시청자를 한 번 현혹할 수 있지만, 뛰어난 연기력은 배우 생활 내내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바라만 봐도 흐뭇한 꽃미남인 유민규는 스타에 갇히길 원하지 않는다.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2013)과 퀴어 영화 ‘원나잇 온리’(2014)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진정한 배우가 되길 꿈꾸는 유민규는 반짝인기 대신 내실을 다지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유민규 석 자를 들었을 때 연기 잘하는 배우”라는 호평이 쏟아질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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