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인터뷰] '감자별' 서예지, 하나부터 열까지 '당신이 틀렸다'
기사입력 : 2014.05.21 오후 4:52
배우 서예지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배우 서예지 /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호기심이 생기는 배우가 등장했다. 최근 종영한 tvN 시트콤 ‘감자별2013QR3’(이하 감자별)의 여주인공 서예지(25)다. ‘감자별’로 데뷔한 서예지는 톡톡 튀는 개성과 신선한 얼굴,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시청자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그가 브라운관에 등장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 서예지의 패션부터 배우가 되기 이전의 이야기까지 모든 것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스페인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아나운서를 꿈꾸던 서예지는 현 소속사 메이드인찬 대표의 눈에 띄어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배우의 꿈이 없었기에 소속사의 러브콜을 수차례 거절했다. 하지만 소속사의 계속되는 설득에 “한국에 있는 시간 동안만 연기 연습을 해보자”는 마음을 갖게 됐고, 그렇게 시작한 연기에 흥미가 생겨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


데뷔와 동시에 안정된 연기력과 ‘미모’로 주목받은 서예지. 학창시절 서예지는 사람들의 눈에 띄는 아이였지만 지금처럼 예쁜 외모로 이목을 끌었다기 보다 큰 키와 마른 몸매로 주위의 시선을 받았다. 실제 성격 또한 ‘감자별’ 속 노수영(서예지)처럼 수다스러운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이성 친구는커녕 친한 동성 친구도 손가락에 꼽는다. 소수이기에 더욱 특별한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은 ‘댱’이다.


“애교가 없는 저를 친구들이 뭐라고 불러줄까 고민하다 지어준 애칭이 ‘댱’이에요. 저희끼리 ‘댱댱댱’ 하다가 ‘댱으로 하자’고 정했어요. 고등학교 때 별명은 타조였어요. 한 친구가 연예인의 얼굴 구조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다 저를 예시로 들었는데 반에서 유머감각이 뛰어난 친구가 제게 오더니 ‘네가 연예인? 너는 연예인이 아니라 타조야. 얼굴 작고 목이 기니까’라고 해서 타조가 됐죠.(웃음)”



또래 친구들과 무리 지어 놀거나 수다를 떠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서예지는 혼자 집중해서 하는 일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그가 취득한 자격증만 하더라도 종이접기, 요술풍선아트, 팝아트 예쁜 글씨 등 홀로 집중해서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뿐만 아니라 영화를 볼 때도, 카페에서 차를 마실 때도 혼자 가는 것을 선호한다. ‘나 혼자’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되어 있다.


“사람들과 만나는 걸 즐기지 않는 편이에요. 누군가를 만나 수다를 떨면 내 얘기를 해야 하고,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소문이 나기 마련이잖아요. 물론 친한 친구를 만나면 마음 터놓고 얘기하긴 하죠. 제가 또 특이한 게 ‘감자별’때도 고경표, 하연수 등 동료 배우들에게는 인사만 하고 이순재, 금보라, 노주현 선생님들 계신 쪽에 많이 있었어요. 저는 선생님들의 인생 얘기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이순재 선생님 옆에 계속 붙어있었죠.”


카메라 밖에서 본 서예지는 차분하고 신중해 보였다. 브라운관과 화보 속 그저 예쁘기만 한 서예지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검지 손톱 위에 리본 파츠(손톱에 붙이는 장식)를 붙여 청순하면서도 귀여운 네일아트를 한 서예지의 검지 손톱을 톡톡 건드리자 “‘감자별’이 끝나서 해봤어요”라며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배우라면 당연히 ‘꾸밈’에 익숙할 거라는 선입견도 단번에 깨트린 순간이었다. 여타 배우들과 달리 민낯에 가까운 말간 얼굴로 스튜디오를 찾은 것도 ‘의외’였다.


“피부관리 비법이요? 사실 시청자께 죄송할 정도로 관리를 못 하고 있어요. ‘감자별’을 매주 6일간 촬영하는데 밤샘 촬영 때문에 한번 메이크업을 하면 2일을 유지해야 하거든요. 클렌징 오일도 몰라서 폼 클렌징으로 3번이나 세안했어요. 피부관리실에서 그렇게 닦으면 피부 상한다더라고요. 피부관리에 관심이 없었는데 ‘감자별’이 끝났으니까 이제 관리 좀 해야죠. 몸매관리 비결도 딱히 없는 게 체질상 살이 안 찌는 편이에요.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죠. 집에서는 한식을 주로 먹고, 밖에서는 양식을 자주 먹어요, 특히 면 종류요.”


예쁘고 매력 있는 배우기 때문에 이성 친구가 많을 거라는 것, 한 작품에서 밝고 통통 튀는 캐릭터를 연기했기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활동적인 취미를 갖고 있을 것이라는 서예지를 만나기 전 일련의 추측들은 모두 빗나갔다. ‘감자별’ 서예지로 지냈던 지난 8개월을 ‘전쟁터에 총 한 자루 메고 나간 소녀’라고 표현한 그에게서 이제 막 출발하는 풋풋한 새내기의 느낌이 아닌 마치 몇 작품을 끝낸 배우의 농익은 매력을 발견했다.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서예지는 의외의 연속이었다.


“대선배들과 함께하는 작품이다 보니 NG를 내면 죄송한 마음이 들고 더욱 겸손해지게 되더라고요. 선생님들 사이에서 배운다는 거 자체가 영광이었죠. 그래서인지 만약 다른 작품 덕분에 상을 받게 되더라도 ‘감자별’ 얘기는 꼭 할 것 같아요. 내가 배우로 발돋움한 작품이었고, 나를 데뷔시켜준 감독님이잖아요. 무대 위에서 상을 받는다는 건 단순히 ‘나 상 받았어’라는 의미라기보다 ‘눈물의 깊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올해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하염없이 달리고 싶어요. 그래야만 이미 앞서 나간 90년생 여배우 라인에도 들어가겠죠?”


90년생 여배우 라인에는 박신혜, 박보영, 고아라 등 이미 내로라하는 경력 스타들이 포진되어 있다. 그들과 동갑인 서예지는 조급해하기보다 지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한다. 당신이 상상하는 모습으로 혹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서예지는 배우로서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서예지의 찬란한 순간은 이제, 시작이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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