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인터뷰] 노지훈, "홀딱 벗고 청테이프를 칭칭 감았던 특이한 꼬꼬마였죠"
기사입력 : 2012.12.01 오후 1:17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사진 : 포토그래퍼 이제성 / 민트스튜디오 mintstudio.com


가수는 많은데 요즘 가수들은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요즘 음악 프로그램을 보면 10·20대 조차 그런 소리를 한다. 그럼에도 싸이, 이승기, 에일리, 주니엘, 포미닛 현아 등 각양각색의 솔로가수들이 음원 차트를 휩쓸며 강세를 보였다. 비와 세븐을 잇는 남자 솔로가수의 풋풋한 새싹, 아니 조금은 농익은 듯한 신예 노지훈(23)이 선배 가수들의 선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제2의 비’, ‘제2의 세븐’이라는 타이틀을 빼고도 충분히 매력적인 노래면 노래,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게다가 신인답지 않은 능청스러움까지 ‘볼수록 빛나는’ 큐브엔터테인먼트의 첫 남자 솔로 가수 노지훈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Part 1. 노지훈(盧志勳) : 뜻이 있는 공을 세워라!


내 이름은 노지훈. 성씨 노 뜻지 공훈, 뜻이 있는 공을 세우라는 뜻이다. 어릴 때부터 ‘내 이름 석자 남기고 죽는 게 꿈’이었다. 첫 인상? 내가 안 웃고 있으면 차가워 보여서인지 다들 잘 못 다가온다. 하지만 웃으면 한 없이 다가가기 편한 인상이라고 하더라. 어릴 때는 낯을 많이 가리는 꼬꼬마였다.


어렸을 때는 달리는 차 문을 열어 아버지에게 혼이 나기도 했고, 큰 어항 속 물고기들이 어떻게 노는지 궁금해서 어항에 들어가 본 적도 있다더라. 물론 나는 내가 4살 때 일이라서 기억이 안 난다. 누나 말로는 어항이 다 깨졌다고 하던데. 또 한 번은 홀딱 벗고 미라처럼 청테이프를 칭칭 감고 소독차를 따라 달리면서 ‘누나~’를 찾아내 모습을 본 누나가 아는 척을 하기 싫었다고 했다. 그때의 난, 내가 생각해도 참 특이한 아이였다.


◆Part 2. 나쁜남자 : 잔잔함 속에 감춰둔 무서움


데뷔하기 전엔 내가 부드러운 ‘스윗 가이’로 나올 줄 알았는데 ‘나쁜 남자’로 여러분께 첫 인사를 건네게 됐다. 생각해보니 내 이미지와는 다른 반대되는 매력이 있을 것 같아 회사의 나쁜 남자 콘셉트 제의를 받고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됐다.


예전까지만 해도 내가 착한 남자인 줄 알았는데 요즘은 나쁜 남자에 너무 빙의 됐나? 내가 나쁜 남자란 생각이 든다. 누나가 둘이나 있어서인지 연상들이 나를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누나들에 의하면 나는 어린애 같지 않고 말도 잘 통하고 진지하다고 하더라.


내가 생각하는 나쁜 남자는 버럭 화내는 게 아니라 잔잔하면서도 차가운 느낌을 지닌 사람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속 송중기 선배님처럼 화내거나 소리 지르지 않아도 강해 보이는 눈빛, 그게 포인트인 것 같다.


자꾸 말하다 보니 내가 나쁜 남자인 것만 같다. 예전에 교제하던 여자친구에게 의외성 이벤트도 많이 해줬을 만큼 로맨틱한 구석도 있는데. 일화를 들면, 장미꽃을 들고 학교에 찾아간다거나, 학교 운동장에서 촛불 이벤트를 해주는 거지. 슬픔과 감동을 동시에 주고 싶어서 아침부터 ‘헤어지자’고 연기한 뒤, 친구들에게 저녁에 운동장으로 데려와 달라고 부탁한 다음 짠! 하고 촛불 이벤트를 해주는 로맨틱함. 결과는? 당연히 성공적이었지.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교제하는 중간마다 ‘우리가 만난 지 32일째 되는 날이야’라는 달콤한 말과 함께 케이크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로맨틱한 나쁜 남자 아닐까?


◆Part 3. 롤모델 비 : 쉽게 기죽지 않고 능청스럽게 넘는 여유 닮고 싶어!


내 이름은 노지훈, 비 선배님의 본명은 정지훈. 난 1990년 7월 12일생, 비 선배님은 1982년 6월 25일생, 별자리가 ‘게자리’로 같다. 프로필 상 몸무게는 74kg으로 똑같고, 키만 내가 1cm 더 크다. 비 선배의 데뷔곡은 ‘나쁜 남자’, 내 데뷔곡 ‘벌 받나 봐’ 콘셉트가 나쁜 남자다.


여기에 조금 다큐로 들어가자면 순탄치 않은 인생도 비슷한 것 같다. 또 능청스러운 것도 닮은 것 같다. 신인가순데 너무 능청스러워서 때론 풋풋함이 없다는 소리도 듣는다. 어렸을 때부터 롤모델로 삼았던 비 선배를 두고 관계자분들은 “비는 가수이기 전에 사람이 됐다”면서 나도 가수이기 전에 사람이 됐으면 좋겠단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 나도 꼭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모든 부분에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대선배님이시지만, 특히 쉽게 기죽지 않고 능청스럽게 넘기는 여유를 가진 비 선배의 장점은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Part 4. 가수 노지훈, 그리고 큐브 패밀리


비스트, 포미닛, 비투비, 지나 선배들이 모두 다 잘 됐다. 우리 회사에서 유일하게 솔로 가수인 지나 선배가 특이 격려와 위로와 공감을 많이 해줬다. 나와 공감을 해준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너무 고마웠다.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음악도 조언해줘서 지나 선배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데뷔 쇼케이스때 수록곡 ‘비가 와’ 피처링을 해준 비투비 멤버 정일훈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아무래도 비투비와는 같은 숙소에 살고 있고 연습생 때부터 같이 준비해서 그런지 남다른 친구들이다.


비투비가 먼저 데뷔해서 한때는 ‘나도 잘할 수 있는데’ 하는 질투 같은 게 있었는데 지금은 서로 응원하는 사이가 됐다. 비투비도 내 사진이 랩핑된 버스를 보고 ‘어! 저건 우리도 안 해 줬는데 노지훈만 해줬네!’ 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쏟아지는 가수들 사이에서 단번에 뜨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물론 한 번에 주목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은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무대나 음악이 볼수록 매력 있어야 오래가는 거 아닐까? 난 오래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고, ‘쟤 볼수록 매력 있네’, ‘실력이 나날이 느네!’ 이런 소리를 듣는 가수가 되고 싶다. 조만간 그런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문의 : 더스타 thestar@chosun.com)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픽콘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제 및 재배포 금지


키워드 노지훈 , 벌받나봐 ,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