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응답하라1997>에서 성시원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친 정은지 / 에이큐브, tvN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소녀는 아니다. 자기감정에 솔직하고 털털한 부산소녀다. 그런 그녀가 2012년 오빠들과 삼촌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청순가련한 걸그룹 멤버에서 데뷔와 동시에 연기력과 흥행성을 입증하며 ‘新오빠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주인공은 바로 tvN <응답하라1997>의 여주인공 정은지.
훈훈한 엄친아를 셋 씩이나? 진정한 ‘계탄녀’ 성시원
한 명도 아니고 무려 세 명이다. 학벌, 외모, 성격까지 뭐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남들이 극중 은지가 맡은 성시원을 좋아하거나 혹은 그녀의 절친이다. 현실이라면 꽤 불공평한 상황이다. 게다가 그 중 한 명은 시원의 남편이 된다. 다 가져도 너~무 다 가진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더니 “그쵸~”라며 눈웃음을 짓는다.
“그쵸~ 근데 그 중에서 애 아빠가 누가 될 진 모르니까.. (그 남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어쨌뜬 시원이가 사랑하는 남자예요. (아우~ 궁금해) 다음주 화요일 밤 11시 tvN <응답하라 1997>을 본방 사수해 주세요(웃음)”
“한동안 멋있게 보였던 인국오빠, ‘컷’하면 돌아오니..”
드라마가 회를 거듭할수록 정은지와 서인국의 열애설은 점점 누리꾼들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둘이 정말 사귀냐”고 물었고, 일부 네티즌들은 “사겼으면 좋겠다”고 아예 대놓고 지지해주는 형국이었다. 사귀냐, 안 사귀냐, 실제로도 감정이 있으냐, 없느냐에 대한 관심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그러던 와중에 극 후반부에서 30대가 된 시원(정은지)과 윤제(서인국)의 키스신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하루종일 장악할 만큼 강력한 기폭제로 다가왔다.
“시원이와 윤제의 마음을 확인하는 2차 키스였기 때문에 성숙하게 비춰져야 했어요. 감독님도 ‘진짜 어른스러워야 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밖엔 없었어요. 그 순간에는 민망하단 생각도 안 들었고, 이후에도 인국오빠와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촬영하는 3~4개월 동안 성시원으로 살았으니 서인국이 윤윤제로 보이며 감정이 생길 수도 있는 게 아닐까. 배우들이 한 작품을 찍으며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
“한동안 인국오빠 컷만 쭉쭉 나갈 땐 모니터에 비치는 윤제를 보면서 ‘와 이런 남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장면 (맨발로 달려나오는 장면)에서는 진짜 두근두근 하더라고요. 근데 ‘컷!’하면 ‘헷~’이라면서 돌아오니까 ‘아..서인국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죠. 인국오빠 안에 윤제가 있긴 하지만요…”
겉으로 표현하는 남자 윤태웅vs속으로 챙기는 남자 윤윤제, 은지의 선택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무한한 사랑을 주고 끊임없이 표현하는 남자 윤태웅과 속으로는 그 누구보다 시원을 사랑하고 아끼지만 겉으로는 틱틱 거리는 남자 윤윤제 중에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윤제’라고 답했다.
“옛날부터 윤제 같은 성격을 가진 남자가 이상형이었어요. 지고지순한 사랑도,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도 멋있고, 어른이 되었을 때 그 능글능글함! 여자친구 입장에서 보면 되게 사랑스러울 것 같아요. 제 이상형이 배우 지성님이거든요. 평소에도 좋아했는데 결정적으로 ‘아! 이상형이다!’라고 생각한 건 SBS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라는 작품에서 차본부장 그 이미지가 딱 제 이상형인 거에요”
윤제와 지성이 연기한 <보스를 지켜라> 속 차 본부장은 어떤 공통점이 있기에 은지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차 본부장 캐릭터가 장난기가 많고 귀엽지만 일할 땐 진지하잖아요. 윤제도 일할 땐 진지한 데 시원이 앞에선 맹물이고요. 허당에 빈틈 있는 윤제와 차 본부장 캐릭터를 적절히 조합하면 딱 제 이상형이에요(웃음)”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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