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동일, "속편으로 흥신소 이미지 깨져..앞으로가 더 기대 돼"
기사입력 : 2018.06.01 오후 4:49
사진: 영화 '탐정: 리턴즈'의 주연배우 성동일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사진: 영화 '탐정: 리턴즈'의 주연배우 성동일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영화 <탐정: 리턴즈>(이언희 감독)의 주연배우 성동일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창녕 성씨(昌寧 成氏)라, 동향이라고 물으며 기자에게 악수를 청한 성동일은 "예전 '미스터 고' 프로모션으로 김용화 감독과 상해에 간 적이 있었다. 성룡을 만났는데, '나도 성씨다'라고 친한 척 하니 방씨라고 말하더라. 참 쪽팔리더라"고 웃으며 인터뷰 시작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갔다.


전편에 이어 <탐정2>에서도 흰 머리를 선보였던 배우 성동일. "술자리에서 감독에게 설득당했다. 영화를 본 지인들이 염색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속편도 당연히 새치머리로 나와야 했다"며 "'라이브'도 그랬고, '함무라비'로 마무리 되면서 곧 바로 염색을 했다. 제 막둥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할아버지라고 놀리면 어떻게 하냐.(웃음) 그 녀석은 아비를 닮아 성격도 까칠하고..학업엔 아예 관심이 없더라. 잔머리는 엄마를 닮았다"라고 말했다.

배우 성동일은 그 흔한 이메일 계정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내 인생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한 그는 "후배들이 제게 안부를 물으면 수기로 편지를 쓰던가, 아니면 목소리라도 듣게 직접 전화를 하라고 한다. 어느 날은 (권)상우가 술자리를 마치고 헤어졌는데, 주변에서 삐친 거 같다고 했다. 그 이유가 카톡 메세지를 여러 번 보냈는데 읽음 표시 하나 없다고 했다더라"고 웃었다.

인터뷰를 자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물었다. "나도 사람인지라, 쓸 데 없는 말을 하다보면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 이제 좀 먹고 살만한데, 입방정 떨다가 한 번에 훅 갈까봐..그게 두렵다"라고 말한 성동일. "그래서, 난 자연스러운 술자리를 좋아한다. 스태프들도 집에 자주 불러 술을 마시는데, 내 아내는 좋은 지인들과 함께 하는 술자리가 좋은 스포츠라고 인정해줬다. 자식들도 키우는데, 애들에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술잔을 기울인다"라고 말했다.

<탐정:리턴즈>를 찍으면서 배우 성동일이 느낀 건, 현실적으로 탐정 시스템이 열악한 국내 분위기를 꼬집는다. "국내에서 탐정이라고 하면 기껏해야 바람 난 남편들 추적하는 흥신소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라며, "속편을 찍으면서 무언가 가능성을 엿 볼 수가 있었다. 강력계 형사 출신이지만, 내 캐릭터 또한 많은 절제를 했다. 상우는 톰과 같았고, 광수는 제리인데, 나까지 들썩이면 극 흐름상 중심도 흐트러질 것이고..그 진중함을 지키기 위해 좀 더 무게감 있게 분위기를 잡았다"라고 캐릭터에 대한 접근방식 또한 조근조근 설명했다.

성동일은 "나이에 걸맞게 연기라는 것이 가장 최고다"라고 했다. 그는 "타고난 재벌 집안이 아니고서야 일반 회사원이라면 50이 넘어서면 퇴사 걱정을 하기 마련이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이들을 언제까지 책임지며 키울 수 있을지도 고민하는 건 당연지사. 일이 들어올 때 열심히 하는 거다. 난 그래서 스스로를 예술가가 아닌, 댓가를 받고 일하는 '기술자'라고 표현한다"라고. 덧붙여, "'탐정:리턴즈' 안에서도 50대(성동일) 40대(권상우) 30대(이광수)가 고루 포진되어 있다. 그들 각자의 나이에 맞게 영화 속에서 목표하는 것도 다르다. 그 관계의 연결성이 매끄럽게 완성되었다. 그런 부분에 있어 매우 흡족하다"라고 말했다.

전편 <탐정:비긴즈>의 개봉 당시, 노력한 대비 초반 흥행 스코어가 너무 낮아 권상우와 무대인사만 5주간을 두 발로 뛰어다녔다는 그다. "자존심이 너무 상했다.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그 당시 고생했던 스태프들이 전부 이번 속편에 참여해 정말 현장을 즐기면서 매일같이 축제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를 잘 할 수 있었다"라고 배우로서 자긍심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인터뷰를 마치며, "요즘 제가 잘 나간다고 원톱 주연? 천만에! 남의 돈 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라고 손사레를 친 성동일. "지금껏 제가 출연한 모든 작품이 그냥 '가족'이다. 슬프다가도, 마음 아프다가도, 좋다가도 그게 바로 나다. 실제 가족도 마찬가지다. 아이 셋 키우는 아내 생각하면 너무 고맙고 감사하다. 다음 번엔 좀 더 긴 시간을 갖고 술 잔 기울이며 터울없이 이야기하는 (홍보)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며 인사했다.

배우 성동일과 권상우, 이광수가 열연한 영화 <탐정:리턴즈>는 6월 13일 개봉한다.



글 더스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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