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마더' 이보영 "모든 사람에겐 엄마가 있어야 한다"
기사입력 : 2018.03.19 오후 3:12
이보영 인터뷰 / 사진: tvN '마더' 제공

이보영 인터뷰 / 사진: tvN '마더' 제공


“기자분들이 다 봤다는 드라마는 처음이에요.” 인터뷰를 마친 이보영에게 ‘마더’를 인상깊게 봤다고 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이보영은 ‘귓속말’(2017)보다 먼저 ‘마더’를 하기로 결정할 만큼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대중도 이보영의 ‘마더’를 기대했고, 기다렸다. 이번에도 이보영은 뚝심 있는 연기로 시청자에게 보답했다.


2010년 방영된 11부작 일본드라마 ‘마더’를 리메이크한 tvN 드라마 ‘마더’는 상처받은 소녀 혜나(허율)을 구해내기 위해 그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한 교사 수진(이보영)의 이야기를 그린다. 리메이크작도 원작과 마찬가지로 학대 받은 소녀가 선생님을 만나면서 엄마로부터 탈출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정서가 다른 만큼 결말은 다르다. 원작은 레나가 20살이 될 때 둘의 만남을 암시하면서 끝나지만, 리메이크작은 이보영이 허율을 입양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원작에서는 이보영의 친모가 병에 걸려 죽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이보영을 기른 엄마 이혜영이 병으로 세상을 떠난다.


이보영은 ‘마더’의 결말에 대해 “따뜻한 여운이 느껴졌고 슬펐다. 드라마는 그들은 행복했다는 판타지를 줘야하지 않나. 결말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마더’를 찍으면서 모든 사람에게 엄마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엄마가 없는 아이들도 제도적, 사회적으로 아이가 결핍을 느끼지 않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원작에서는 선생님이 레나를 납치하게 된 계기가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았지만, 리메이크작에서 수진은 혜나와 같은 아픔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세세한 변화들을 이보영은 “원작을 미리 봐서 연기할 때 원작 속 엄마의 잔상이 떠올라 힘들었다. 원작의 하이라이트인 14부 전화신엔 그 분의 연기가 맴돌아 힘들었다. 감독님께서 한국과 일본의 정서가 다르기 때문에 좀 더 따뜻하고, 사람 같은 느낌으로 표현하자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전화신 빼고는 원작과의 비교가 아닌, 신에 충실해서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에서는 아이가 학대 받는 장면이 직접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학대신이 적나라하게 그려져 ‘아역배우의 정신건강 상태가 걱정된다’는 시청자 의견이 쇄도했다. 먼저 이보영은 허율에 대한 세간의 우려에 대해 “아이의 심리상태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 쓰레기에 들어가는 것을 숨바꼭질이라고 생각한다. 버림 받는 것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학대신도 이미지를 커트해 찍었다. 허율은 현장에 오면 학교에 안 가서 신나고 연기하는 걸 신나 했다. 심리상담을 받으면 행복은 최상이었다”고 설명했다.


학대신에 대해서는 “나 역시 공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근 아동학대로 여러 아이들이 죽음을 맞았다. 아이들이 죽는 게 영상만 하겠냐. 우리는 가학적인 내용을 거르고 걸러서 쓴 기사들을 보고 있고, 영상도 많이 걸려서 표현한 게 이 정도다”며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시사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설정은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에 한 남자와 그의 동거녀가 아이를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그 집에 동거녀 사촌 동생이 와 있었는데 3~4일 아기가 있는 줄 몰랐다는 기사가 보도됐었다. 당시 그 아이가 우리 딸과 동갑이었다. 그 나이 대에 아이가 집에 있는 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끊임없이 울고 보챈다. 그 기사가 내겐 충격이었다. 아무래도 연기자니까 기사도 이미지화돼서 연상이 잘된다. 아동학대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고 봐주시고, 아동학대법도 강화됐으면 좋겠다. 우리 드라마가 이런 생각들을 한 번 더 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 호평을 받기란 쉽지 않다. ‘마더’는 각기 다른 엄마들의 모성애를 통해 시청자의 공감을 얻으면서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이보영은 ‘마더’의 인기 비결에 대해 “진심이 통한 것 같다.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도 끝까지 갔다. 모든 스태프가 연기할 때 숨소리 하나 안 내고 집중했다. 현장 스태프까지 ‘마더’를 사랑했던 것 같다. 매 신 한 땀 한 땀 공들인 마음을 시청자께서 알아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보영은 ‘내 딸 서영이’를 기점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우뚝 섰다. 그는 “신인 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때 저는 ‘제가 나왔을 때 재밌을거야’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신뢰를 주는 배우가 되고 싶었다. 제 목표에 다가온 만큼 지금은 시청자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운이 좋게도 좋은 작품을 만나서 감사하고, 이번 작품은 특히 더 감사하다”며 미소지었다.


이보영의 ‘마더’는 제1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 공식 경쟁부문에 진출한다. 전세계 드라마 중 9개 국가 10개 작품만 선정된 공식 경쟁부문에 ‘마더’가 아시아 대표로 선정된 것.


이보영은 “시청률이 놓지 않을 때 칸에 가는 것이 결정됐다. 시청률에 대한 기대는 안 했지만 많은 분들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칸 진출이) 누군가는 알아줬다는 것 같아서 힘이 나고 좋았다. 칸은 처음 간다”며 기뻐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더스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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