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희 인터뷰 / 사진: 제이와이드 제공
데뷔 10년 차인 배우 백진희가 최근 종영한 드라마 '저글러스'를 통해 '로코퀸' 타이틀을 달았다.
'저글러스'는 신이 내린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프로서포터 인생을 살아온 여자와 타인의 관심과 관계를 전면 거부하는 철벽형 남자가 비서와 보스로 만나 펼치는 관계역전 로맨스다. 극중 백진희는 사랑스러운 최고의 서포터 좌윤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저글러스' 종영 인터뷰에서 백진희는 "로코를 하고 싶었어요. 언제가 기회가 왔을 때 잘 해내고 싶어서 공부도 많이 했죠. 작가님께서 윤이 캐릭터를 놓지 않고 써주셔서 잘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로코를 몇 번 해본 줄 알았다) 그동안 어둡고 사연 많은 캐릭터를 주로 했었죠.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거나 동생이 살해당했거나 하는 그런 역할이요"라며 미소 지었다. 다음은 백진희와의 일문일답.
-'저글러스'가 첫 로코라고 들었다. 감독님이 백진희의 어떤 모습을 보고 캐스팅 한 걸까?
"감독님도 처음에는 의심하셨던 것 같아요. 제게 이런 모습이 있을지에 대해서요. 1~2회를 보고 저한테 '백진희가 아닌 좌윤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잘해줘서 고맙다'고 문자를 보내주셨어요. 작가님도 종방연 때 비슷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했죠."
-비서들의 생활을 드라마로 다룬 작품이 없어 남다른 준비를 했겠다.
"드라마 시작 2주 전에 제가 마지막으로 캐스팅됐어요. 비서 교육을 받긴 했는데 혹시라도 준비가 덜 된 모습으로 들어갈까봐 걱정했죠. 비서 생활을 5년 동안 해서 프로페셔널한 인물인데 공감을 얻지 못할까봐 똑부러지는 신을 찍을 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임했던 것 같아요."
-비서 교육을 받는 2주 동안 가장 기억에 남았던 점은?
"비서에 관한 책이 기억에 남아요. 비서의 마인드나 차 서비스, 전화받는 법, 엘리베이터를 잡는 법 등 다양한 것들이 담겨 있었죠. 비서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어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어떤 마인드인지 잘 몰랐어요. 비서를 두신 분들은 주로 성공하신 분들인데 그런 분들을 모신다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비서들만의 고충이나 애환도 많이 들었죠."
-비서들의 고충을 듣고 나서 촬영을 했는데 달라진 점도 있나?
"비서라는 직업의 고충이라기보다는 직장인의 고충과 애환에 더 공감됐어요. 예전에는 얘기만 듣는 정도였죠. 상사한테 부당한 대우를 당해도, 억울한 일이 있어도 다 참아야 하는 부분에서 공감하면서 연기했어요."
-좌윤이는 코믹부터 오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넘나드는 인물이다.
"초반에는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됐어요. 그래서 더 이 악물고 했죠. 윤이의 감정을 넓혀서 보여준 다음에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 간극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캐릭터와 닮았나?
"윤이처럼 밝은데 고민이 엄청 많아요. 세상의 모든 고민을 안고 살죠. 예전보다 덜 상처받긴 하지만… (오늘의 고민은?) 기사를 다 봐야죠. (악플이 있으면) 상처를 받긴 받는데 다시 딛고 올라와요."
-윤이처럼 똑 부러진 성격일 것 같은데?
"똑부러진 편은 아니에요. 윤이와 다르게 집에서 청소하는 걸 좋아하고, 요리도 잘 해 먹죠. (어떤 요리를 잘하나?) 한식은 웬만큼 할 줄 알아요. 삼계탕, 닭볶음탕, 계란말이도 잘하고 국도 잘 끓여요. 저만의 방법이긴 하지만요.
-자취 중인가?
"이제 4년 차에요. 일할 때는 아무래도 혼자가 편해요. 밤새고 들어가서 자야하는데 가족들은 학교에 가거나 출근하니까 사이클이 안 맞더라고요. 밤새다 보면 예민해지고 부딪히는 일이 있어서 독립하게 됐어요. 혼자 있으면 좋긴 한데 외로울 때도 있어요. 일을 안 할 때는 부모님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요."
-'저글러스'를 본 가족들의 반응은?
"아빠가 저의 술 취한 연기를 보고 엄마한테 '쟤 술 먹으면 저래? 우리 딸한테 저런 면이 있었어?'라고 물어보셨대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더스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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