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영화 '1987'의 주연배우 김윤석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김윤석이 영화 <1987>(정준환 감독)을 통해 매우 현실적인 '악역' 연기를 말끔히 소화해 냈다.
14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윤석. 그는 12월 27일 개봉예정인 영화 <1987>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의 은폐를 지시하는 대공수사처 소속의 '박처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 작품은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냈던 사람들의 가슴뛰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날 라운드인터뷰를 통해 김윤석은 어제 있었던 언론시사회때의 감정이 복받쳐 오르며 눈시울을 붉히며 "시사회가 끝나고 감독님의 손을 잡아주었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는 "처음 이 작품을 한다는 소리를 듣고 지금껏 해왔던 감독님 스타일의 작품이 아니라서 반대를 했다. 다짜고짜 박처장 역을 부탁하시더라. 그렇다면, 완성된 시나리오를 보고 결정을 하겠다"고 했다.
말그대로 캐스팅이 되기까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악역을 너머 온 국민의 아픈 정서가 깃든 30년전 아픔을 스크린으로 다시 옮기자니 김윤석의 심기도 굉장히 불편했을 것. 그는 "올해 초 1월 14일 박종철 열사 30주기였고, '1987'의 출연을 마음 먹고 유가족을 직접 만나 뵈었다. 박 열사가 실제로 제 고등학교 선배님이셨고..그 누님이 흔쾌히 허락을 해주셨을 뿐만 아니라, 그 형님은 제가 그 악역을 한다니 오히려 걱정을 많이 하셨다. 그래서, 더 출연의지가 커졌다"고 말했다.
비단 배우 뿐만 아니라, 장 감독은 물론 촬영감독도 배우 중 한 사람이었다고 힘주어 말한 김윤석은 "핸드 헬드 촬영을 기반으로 망원렌즈로 포커스를 맞추는 게 보통 쉬운 일이 아니다. 그때 상황을 대변해주는 그림이기도 했다. 두 감독님의 앙상블은 최고였다"고 극찬하며 "'화이'때 만난 진구의 이야기도 빠질 수가 없다. 어린친구지만, 굉장히 믿음직스러웠다, 적은 분령에도 불구하고 그가 맡은 역할이 부담이 굉장히 큰 게 아니냐. 선뜻 출연의사를 밝혀 줘서 너무 믿음직스러웠고 든든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윤석은 평소에도 호흡이 잘 맞는 하정우나, 장항준 감독의 단편영화 인연이 되었던 강동원까지 자연스럽게 끌어 들이며 그들과 막걸리 한 사발을 시원하게 들이키며 <1987>을 완성한 것이 뿌듯했다고 전했다.
덧붙여, 김윤석은 대공수사처의 숨은 인물들에게도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비록 저와 악역을 맡았더라도, 대사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한 그들은 이미 연극판에서는 정평이 나있는 연기파 배우들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박처장'의 악역 연기가 더욱 빛을 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공을 돌렸다.
앞서 말한대로 김윤석은 그만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력한 악역' 탄생을 예고했다. 그는 "장준환 감독님이 차기작에서도 악역을 다룬다면 분명 제가 될 것"이라고 웃으며 "'거북이 달린다' '완득이'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등 다양한 캐릭터도 소화했지만, 그 중에서도 악역이란 매력은 버릴 수 가 없다. 앞을로도 저 만의 악역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끝으로, 김윤석은 영화 <1987>을 보게 될 관객들에게 "올해 개봉하는 마지막 한국영화다. 그만큼 가장 유익하고 행복한 연말을 극장에서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했다.
글 더스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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