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세종, 단 한 번도 흔들림 없는
기사입력 : 2017.12.03 오전 9:00
사진: 양세종 인터뷰 / 굳피플 제공

사진: 양세종 인터뷰 / 굳피플 제공


2017년 가장 핫한 스타를 꼽자면 ‘배우 양세종’이 아닐까 싶다. ‘낭만닥터 김사부’(2017)를 시작으로 ‘사임당 빛의 일기’ ‘듀얼’ ‘사랑의 온도까지 올 한해 선보인 작품만 네 작품이다. 그중에는 그가 배우로서 처음 찍은 드라마 ‘사임당’(사전제작)도 있고, 데뷔작인 ‘낭만닥터 김사부’도 있다. 2017년을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화려하게 수놓은 신예, 양세종. 그야말로 조연부터 주연까지 1년 만의 초고속 성장이다.


양세종은 올해 1월 16일 종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속 캐릭터 ‘도인범’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배우들이 소망하는 것 중의 하나인 ‘배우가 아닌, 캐릭터로 불리는 일’을 데뷔와 동시에 경험하게 됐다. 두 번째 주연작인 ‘듀얼’에서는 다년간 실력을 쌓은 베테랑 연기자들도 소화하기 힘들다는 1인 3역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괴물 신인’ ‘하드캐리 존재감’ ‘역대급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매 작품에서 훈훈한 외모 등 외적 요소뿐만 아니라, 배우가 가져야 할 덕목 중 가장 중요한 묵직한 ‘연기력’과 뚜렷한 개성을 몸소 보여줬다. 그래서 양세종의 조연에서 주연으로 가는 길은 마치 이미 정해진 길처럼 평온하게 흘러갔다. 주연 배우로서의 쐐기를 박게 된 ‘사랑의 온도’에서 양세종은 섬세한 인물의 감정을 조각, 조각 내 옮기듯 정교하게 표현해냈다.


주연 배우로서의 검증을 무사히 마친 양세종과의 인터뷰를 지금 공개한다.



-첫 주연작인 ‘사랑의 온도’를 끝낸 소감은?
“주연과 조연의 차이를 두지 않고 있다. 사람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항상 평등하게 대하라’고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어렸을 때 할머니께서 ‘무슨 일을 하든 목적을 두지 말고, 이 사람에게 무언가를 얻고자 하지 말라’고 해주셨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겼다. 그래서 작품 할 때도 차별을 두지 않았다. 대본을 볼 때도 연습할 때도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성 팬들이 많아졌는데 인기는 체감하나?
“촬영할 때는 촬영장과 골방만 오간다. 작품 할 때마다 방을 구해서 지냈다. 휴대전화도 작품하는 3개월 동안 차단했다. 부모님과 친한 친구들의 연락도 마찬가지다. 휴대전화는 오로지 알람용으로만 쓰고, 무음으로 해뒀다.”


-독한 스타일인가보다.
“저는 모르겠는데 주위에서 다 독하다고 한다. 학교 다닐 때 제가 좋아하는 교수님이 ‘너희의 공연을 보러 오기 위해 100명이 온다면 왕복 2시간으로 봤을 때 200시간이 된다. 200시간에 대해 항상 생각하라’면서 그만큼 최선을 다하라고 하셨다. 그 말씀 때문도 있고 사람은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깊게 박여 있어서 지금도 인터뷰에 100% 몰두하고 있다.”


-연락을 안 하면 초반에는 핀잔을 듣지 않나.
“학교에 나와 같은 친구들이 많았다. 항상 친구들과 밥 먹으러 가도 작품 얘기, 장면 얘기를 했다. 모두가 그렇진 않지만 그런 친구들이 있는 것 같다.”


-시청자의 피드백은 어떻게 받나?
“차로 이동할 때 매니저 누나가 얘기해준다. 회사 분들도 저랑 성향이 비슷해서 작품 할 때는 집중한다. 촬영장에 도착하면 집중하게끔 해주신다. 그리고 이제는 제가 작품을 하면 휴대전화를 무음으로 해놓는 것을 알아서인지, 그 누구한테도 연락이 안 온다. 3~4개월이 끝난 뒤에 사과하고 일단 만나자고 한다.(웃음)


-반응이 궁금하지 않나?
“제 성격이 외적인 것을 생각하는 편이 아니다. ‘본질은 무엇인가’라던가 오늘 내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에 가장 중요한 일을 생각한다. 연기는 정답이 없어서 제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골방의 조건이 있나?
“첫 골방은 너무 커서 정신이 산만했다. 너무 커서 어색했고, 1층인데 창문을 열면 벽이 있어서 바로 나와서 시야에 다 들어오는 집으로 이사했다. 집에 들어가면 왼쪽은 샤워실, 침대, 창문이 있는 어느 곳에 있어도 다 보이는 곳을 구했다. 가운데 지점에 촛불 네 개를 켜놓고 대본의 흐름대로 움직였다.”


-하명희 작가의 작품은 시청자가 캐릭터나 대사가 회자되게 하는 마법이 있다. 하명희 작가의 작품인 ‘사랑의 온도’를 해보니 어땠나.
“내가 몰랐던 감정이나 표현, 소통에 대해 많이 일깨워 준 작품이다. 잠자고 있던 부분도 깨워주고, 좋은 것들을 많이 준 작품이다. 선배들을 비롯한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하명희 작가가 어떤 칭찬을 해줬나) 중간쯤 장문의 문자가 왔는데 답장을 못 했다. 칭찬이었다. 작품에 들어가면 아예 연락을 못하기도 하고, 칭찬을 들으면 ‘아닙니다~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습관이 있다.”


-상대 배우인 서현진뿐만 아니라 ‘라이벌’ 김재욱과의 호흡도 좋았다.
“김재욱 선배는 젠틀남이다. 누구에게나 자상하고, 잘해주고 섬세하다. 연기할 때도 마음이 맞아서 느낌으로 알았다. 아니다 싶으면 누군가 한 명이 첫 대사를 다시 한다. 서로 눈을 바라보는데 안 맞으면 다시 시작하는 식이다.”


-실제로 김재욱처럼 모든 걸 가진 사람이 연적이 되면 어떨 것 같나.
“어디서,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사랑의 온도’와 같다면 저는 셋이 솔직하게 얘기를 많이 할 것 같다. (그런 경험은 없나) 있다. 셋이서 보기 싫다더라. 그래서 그 사람한테 가서 얘기하자고 했다. 그런 상황이 벌어져도 감정적으로 대하진 않는다. 그분이 저한테 죄송하다고, 자기가 무례했다고 했었다.”


-작품 끝나고 요리는 늘었나?
“조미료를 넣지 않은 참치 김치찌개는 원래 잘했다. 어머니께서 ‘오늘은 김치찌개 좀 해줘’라고 하실 정도로 잘한다. 친구들하고 만나서 와인 먹을 때도 해 먹었다. 이 작품하고 나서는 떡볶이와 미디움 레어 스테이크를 건졌다. 떡볶이는 셰프님이 인정했다.”


-극중 조보아처럼 학창시절에 양세종을 좋아하는 친구는 없었나
“남중, 남고를 나왔다. 솔직해지겠다.(웃음) 대학교 때 저를 좋아한 선배들이 있었다. 그래서 만나서 얘기했다. 사람은 만나서 얘기해보는 게 중요하고 그게 좋다. 그 사람에 대해 알아가는 게 중요한 과정인 것 같다. 거절해 본 적은 없다. 뉘앙스나 분위기만 봐도 상대방이 안다. 상대방에 대한 마음이 없는데 만나는 건 아주 나쁜 사람이다. 만나서 얘기하고 소통하면 대체로 그런 생각을 안 하더라.”


-학교는 휴학 중인가?
“’사임당’을 찍으면서 휴학했다. 두 학기 정도 남았다. (한예종 출신 중에 잘한다고 생각하는 친구는 누구인가) ‘쌈, 마이웨이’에서 탁수 역을 맡은 김건우 형이 연기를 굉장히 잘한다. 우리 학교 수석인데 괜히 수석이 아니다. 형이 군대 가기 전까지 같이 학교에 다녀서 많이 봤는데 매우 잘한다.”


-얼마 남지 않은 2017년 계획은?
“언제 죽을지 몰라서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연기 철학이 있나?) 연기와 나 자신에 있어서 솔직해지자. 솔직하게 하자.”


글 더스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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