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에픽하이 "'아저씨'라는 단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기사입력 : 2017.10.25 오전 8:50
에픽하이 인터뷰 / 사진: YG 제공

에픽하이 인터뷰 / 사진: YG 제공


"14년 동안 함께 음악을 하고 있는, 힙합 유부남 그룹 '에픽하이' 입니다. 아재 힙합 장르를 맡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나선 에픽하이의 첫 인사였다.


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는 정규9집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을 발매한, 에픽하이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번 정규9집 앨범은 살고, 사랑을 하며, 그 삶과 사랑에서 실패를 겪는다고 해도 분명 위대한 일을 해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타블로는 이번 앨범에 대해 "30대 후반에 접어서 우리의 감성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면서 "저희 앨범에 참여한 분들은 트렌드를 주도하시는 분들이지만, 앨범 안에서 풀어낸 이야기들은 우리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 아저씨라는 단어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발매한 정규8집 '신발장' 이후 3년 만에 나온 앨범이다. 3년이라는 긴 공백 끝에 나온 이번 앨범은 타이틀곡은 물론, 수록곡까지 사랑을 받으며 음원차트를 장악했다. 투컷은 "어떤 결과가 나와도 연연하지 말자고 이야기를 했었다. 저는 솔직히 조금은 기대를 했는데, 제 기대보다 훨씬 더 큰 반응이 있었다. 즐겁고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앨범은 더블타이틀곡 '빈차', '연애소설'을 비롯해 '난 사람이 제일 무서워', '노땡큐', 'HERE COME THE REGRETS', '상실의 순기능', 'BLEED', 'TAPE 2002年 7月 28日', '어른 즈음에', '개화', '문배동 단골집' 등 총 11곡이 수록된다. 에픽하이 특유의 대중적 멜로디와 서사적인 가사는 리스너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앨범 전곡이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해 타블로는 스티브 잡스의 말을 인용했다. "예전에 스티브 잡스가 매일 하루가 끝날 때 우리가 함께 놀라운 일을 했다고 생각하면서 잠들 수 있으면 만족할 것 같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면서 "우리가 이런 느낌을 받을 때까지 앨범을 내지 말자고 이야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타블로는 "가장 좋은 것이 아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는 느낌을 받을 때까지 고민을 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다행히 많은 분들께서 좋게 들어주셔서 축복을 받은 기분이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최선을 다했고, 만족했기에 나올 수 있었던 이번 앨범이지만 특히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 타블로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묻자 '빈차'라고 답했다. 오혁이 피처링 참여한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빈차'는 이루지 못한, 이루지 못할 것 같은 꿈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다.


타블로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제가 하이그라운드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안 해본 일을 해보게 됐다. 뒤늦게 직장생활을 경험하면서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경이로움을 느꼈다"며 운을 뗐다.


이어 "'내가 해야할 일, 벌어야 할 돈 말고도 뭐가 있었는데'라는 가사가 있는데, 30대 중 후반의 나이로 꿈 이야기를 하는 것이 20대의 이야기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예전에 저희가 'FLY'로 사랑을 받았었는데, 그 노래는 '꿈'이라는 단어가 신나는 단어였다. 나를 날아오를 수 있게 만든 단어였다면, 지금 나이에 꿈을 논하면 엄청난 무게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타블로는 "이제 되찾을 수 없는 그런 것처럼 느껴져서, 그 감정에 공감을 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았고 그러한 분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랑 노래가 아닌 '꿈' 이야기에 많이 공감해주실까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께서 공감해주시는 것 같다. 꼭 저희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니더라도, 노래와 관계 없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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