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계상 "마동석? 촬영하다 다치면 부위별로 병원 소개"
기사입력 : 2017.09.30 오전 7:59
사진 : 윤계상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사진 : 윤계상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악역' 시나리오가 잘 안 들어왔어요. '비스티보이즈'의 승우 캐릭터를 키워 장첸(범죄도시)으로 만들면 어떻겠느냐고 제작사 대표가 제안을 주셨죠.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 뿌듯했죠. 주변에서 저의 악마성을 보고 공포감을 느꼈다고 하니, 숙제가 시원하게 풀린 듯한 느낌입니다.(웃음)"

'국민오빠' 지오디(god)의 멤버 아닌, 배우 윤계상을 만났다. 영화 <범죄도시>의 악당 '장첸'역을 120% 소화한 그는 정말 악랄했다. 그래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의 곁에만 가도 도끼를 휘두를 것만 같았던 긴장감은 인터뷰를 시작한 순간에도 여전했다. 방긋 웃는 그의 얼굴에서 긴장감보다는 "호평"이란 기대감이 더 컸더라. 더 이상 그를 "아이돌 가수 윤계상"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범죄도시>를 보고 나온 후의 감정들은 이렇게 젖었다.


윤계상은 '장첸' 역할을 위해 헤어스타일도 인공적으로 길렀다. 리얼하고도 꼼꼼한 연장술 탓에 샴푸를 할 때도 고통이 따랐고, 자고 일어나면 모공에 핏물이 맺힐 만큼 너무 아팠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웃는 장첸의 모습도 자연스레 사라졌죠. 특히, 액션 장면에서 그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서서히 뽑히는 느낌이란, 정말이지 이루 말할 수 없는 절박한 느낌이었어요, 하하!"

긴 머리를 장착하고도 그가 또 도전한 것은 '먹방'이었다. 평소 갑각류를 즐겨 먹지 않는 그가 평생 먹고도 남을 그것들을 마구 먹어대니 입천장이 다 까진 채로 연기에 몰입을 했다니 말이다. "'굿와이프' 서중원 이미지가 절대 매칭이 안되죠.(웃음) 제 외적인 모습에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충격을 주고자 했거든요. 러시아 전통의 느낌이 살아난 롱코트도 걸치고요."

그런 윤계상이 연기한 장첸의 모습은 본래 시나리오엔 더욱 잔인함을 갖추었다라고. "제가 다 죽여요.(웃음) 그것보다 그런 악마성을 갖춘 우두머리를 보좌하는 다른 캐릭터들이 더 잔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야 장첸이 다 죽이지 않더라도 극의 긴장감은 더 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거예요.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세 명의 악당들,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기 위해 감독님을 설득했습니다."


흥행요소가 있기에, '청불' 아닌 '15세' 관람으로 맞추게 된 것도 장첸의 잔인함에 수위조절이 필요했던 터라, 결과에 따라 감독판이 나오면 다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은근 기대감을 내건 윤계상. 그를 끝까지 괴롭히는 형사 마석도, 마동석과의 인연도 궁금했다. "굉장히 포근한 분이죠.(웃음) '비스티보이즈'의 인연이 지금까지 오게 된 건데..첫인상은 '몸집이 굉장히 크다'였거든요.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분이에요. 촬영장서 분위기메이커는 물론, 그와 액션장면을 촬영하는 것도 즐거웠어요. 마지막 화장실 대결도 다친 곳 없이 금새 끝났어요. 카메라가 돌면 철저한 계산하에 분위기를 주도한 완벽한 분이었으니까요."

마동석은 윤계상에게 어떤 연기 조언을 해줬을까. "(웃으며) 신체 부위별 전문병원을 소개시켜 줬어요. 촬영하면서 다치거나 아프다고 하면, 이 부위는 00병원이 잘하니 그리로 가라 하고 말이죠. 전 항상 연기를 할 때 제 한계, 최대치까지 하고 싶은 욕망이 앞서거든요. 그래서, 동석이 형은 계속 받아주고, 전 계속 부딪치고 싶어하고..그러한 도전들이 쌓여 노하우가 생기면 그 힘이 절 배우로서 든든하게 해주거든요."

윤계상이 가진 노하우에 더해, 그는 <레옹>의 주제가였던 스팅의 '쉐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를 촬영 직전까지 귀에 이어폰을 걸고 긴장감이 맴도는 촬영장에서 항상 듣는다고 했다. "수영선수 박태환 씨도 시합에 임할 때 그렇다고요?(웃음) 정말 기분이 좋아지고 차분해져요. 가수로서 무대에 오르는 느낌과는 사뭇 달라요. 그렇게 집중력 있게 뽑아낸 '범죄도시'가 개봉 후 정말 잘 버텨줬으면 좋겠어요, 손익분기점(약 200만 명)은 일단 넘기고요."라고 기대감을 전한 윤계상은 "차기작도 드라마 아닌, 영화가 될 듯 합니다. 요즘 영화가 주는 매력에 푹 빠져 있거든요. '범죄도시'를 보고 선플 많이 부탁 드려요. 전 특히, 욕설이 난무한 악플을 보면 그대로 신고 버튼을 누릅니다, 하하하!"라고 말했다.

윤계상은 마지막으로, "좋은 향기가 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색다른 연기 변신이 남다르게 강렬했던 영화 <범죄도시>는 10월 3일 추석연휴 개봉한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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