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배우 이준 인터뷰 / 프레인TPC 제공
[인터뷰②에 이어] '아버지가 이상해'를 끝낸 이준이 작품 이야기와 인간 이준(29)에 대해 가감 없이 털어놨다.
이준이 연기한 까칠한 톱스타 안중희는 우연히 어린 시절 잃어버린 아버지 변한수(김영철 분) 가족을 만나지만 이들이 진짜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또한 자신의 매니저인 변미영(정소민 분)과는 애틋한 사랑을 그리며 감정의 폭이 큰 캐릭터를 안정된 연기로 표현해 호평을 이끌어냈다.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걸은 배우 이준은 오는 10월 24일 입대를 앞두고 있다. 다음은 이준과 나눈 인터뷰.
-'아버지가 이상해'에서 정소민과의 러브라인도 주목받았다. 실제 연애 스타일은?
"중·고등학교때 특히 중학생 때 열렬한 사랑을 했다.(일동 웃음) '이 여자를 위해 내가 죽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감정이 메말랐다. 밥도 잘 먹었는데 식욕이 뚝 떨어졌다. 물론 좋아하는 감정은 있는데 사랑까지 느껴봤나 싶더라. 아빠들이 퇴근하면 힘든 모습이 많이 이해가 되고,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연기할 때 좀 더 편한 장르나, 힘든 장르가 있나?
"편한 건 없다. 항상 힘은 든다. 현재 있는 게 가장 힘들다. 이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성공적으로 끝내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힘든 것 같다."
-10월 24일 현역으로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친구들도 만나고 해야 되지 않나.
"아직은 계획이 없다. 친구들은 다 직장 다니고 저만 백수라서 할 수 있는 게 없다. 연예인 친구들은 다 바쁘고 스케줄이 더 안 맞는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기도 해서 공허하게 있는다. (여행 계획은 없나?) 4년 전에 혼자 제주도 여행을 한 번 갔다 왔는데 재미도 없었고 후회를 많이 했다. 갈 곳도 없어서 숙소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3시간 자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홀로 여행은 좋아하지 않는다."
-여행을 안 좋아하나 보다.
"여행 자체가 피곤하고 삶이 피곤하다. 밥도 막 먹고 자고 싶을 때자고, 휴대전화도 끄고 싶다. 밖에 나가면 피곤한 것 같다. (워낙 승승장구 중이라 입대는 내년까지 미뤄도 됐을 텐데?) 미련은 없다. 오히려 (또래에 비해) 늦게 간다고 생각한다. 임시완, 광희도 다 갔는데 혼자 남아서 뭐할까 싶다."
-군대 이후의 삶은 어떨 것 같나?
"2019년 10월이니까 하반기 작품 하나를 하고 싶다. 사람 일은 아무도 몰라서 어떻게 될 진 모르겠다. 그래도 젊으니까 여러 가지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두려움은 없다. 물 흘러가는 대로 지내고 싶고,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게 우선인 것 같다. 또한 2020년을 민간인으로 맞이하고 10년짜리 여권으로 해외로 가는 것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웃음)"
-연예 활동 외에 어떤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나?
"저는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가수할 때도 춤을 오래 춘 것도 아니었다. 인간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물론 공부만 아니면 다 괜찮을 것 같다."
-향후 무대 위에서 노래 부르는 모습을 기대해도 되나?
"(무대에 서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연기만 하기에도 부족한 점이 많아서 다른 활동을 병행하기가 힘들다. 팬들과의 만남 외에는 다른 작업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팬들을 위해서) 앨범을 낸다고 해도 활동은 못 할 것 같다."
-어떤 일을 할 때 재미를 느끼나?
"늘 똑같은 삶인 것 같다. 최근 놀이동산에 갔는데 재미없었다. 여행도 재미없고 놀이동산에서 자이로스윙을 탔는데 거기서도 가만히 앉았다. 공포영화를 봐도 놀라지도 않았다.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이 안 나왔다. 그래서인지 옛 감성이 그립다. 중학생때 열렬히 사랑했던 감정들이 정확히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라면을 처음 먹고 너무 놀랐던 기억도 나는데 지금은 별 느낌이 없다. 이 세상에 즐거운 일이 많지 않다. 친구들과 만나서 얘기하는 게 소소한 행복인 것 같다."
-배우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니면서 경험을 쌓는 게 연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나?
"아직까진 잘 모르겠다. 스케줄 외적인 부분은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있다. 나중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세계를 볼 걸'이라고 후회할지언정 지금은 천장을 보는 제 모습이 굉장히 좋다."
-30대의 이준이 됐다. 20대와 30대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과 달라졌으면 하는 점은?
"여유를 갖고 싶다. 군대에 다녀오면 훨씬 여유가 생길 것 같다. 여유가 없는 성격이긴 한데 돌아가더라도 급하게 가고 싶진 않다. 지금보다 잘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지금의 삶에 만족한다. 인생은 기니까 차근차근 가고 싶다."
-10년 후인 마흔의 이준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
"그때도 지금처럼 이 성향을 기본으로 하고 지금보단 더 여유가 생기지 않았을까?"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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