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박민영 "'7일의 왕비' 내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
기사입력 : 2017.08.19 오전 8:01
사진: 박민영 인터뷰 / 문화창고 제공

사진: 박민영 인터뷰 / 문화창고 제공


[인터뷰①에서 계속] 배우 박민영이 KBS 사극 '7일의 왕비'에서 조선 역사상 가장 짧은 시간 동안 왕비의 자리에 앉아 있던 비운의 여인 단경왕후 신채경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신채경은 폐비가 돼 궁을 떠났지만 중종(연우진 분)과 백발노인이 돼 재회하는 결말로 진한 여운을 남겼다.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고, 가슴 아팠던 '7일의 왕비'를 떠나보낸 박민영을 '더스타'가 만났다.


다음은 박민영과의 일문일답 인터뷰


-'7일의 왕비' 결말은 마음에 드나?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영화 '노트북'도 생각나고요. 드라마의 흐름이 있으니 해피엔딩으로 갈 수도 없고 몽환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아요. 작가님도 처음부터 마지막 신을 그렇게 쓰고 싶다고 하셨어요. 중종의 임종 전에 보고 싶어서 한 번 변장하고 오든, 문을 열어놔서 한 번이라고 보게끔 하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사무쳤던 마음을 담아 어린 시절부터 성인까지 보여주면서 끝나는 거죠. 저는 그 신 자체로만 보면 아름다웠다고 생각해요. 38년 동안 그리워했던 애틋함과 죽음을 앞두고 서로에게 잊어주겠다고 쉬라고 하는 마음이 이해가 돼서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기준은 잘 읽히는 게 1순위예요.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흡입력 있는 대본이요. 그다음에 상상해보죠. '내가 연기했을 때 이런 느낌이 나올까?" 제 캐릭터도 생각해보고요. 제가 얻어갈 수 있는 게 한 가지라도 있는지요. 작품의 재미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7일의 왕비'는 캐릭터 욕심도 났고 작품도 좋아서 선택하게 됐죠. 상대 배우를 보고 선택했던 적은 거의 없어요."


-어두운 역할을 해서 이제 밝은 캐릭터를 하고 싶겠다.


"3년 치 흘릴 눈물 다 흘린 것 같아요. 이젠 3년 치 웃을 거 다 웃는 작품 하고 싶어요. 너무 웃겨서 바닥을 굴러다닐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로코도 안 해봐서 로코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로코에 출연한 적이 없나요?) 네, 다음에 하게 되면 첫 로코에요."


-요즘 '하이킥'이 재방송 중인데 코미디 연기를 꽤 잘했다.


"지인들도 제 표정이 이상한 장면을 캡처해서 보내줘요. 저도 그런 연기 좋아하고요. 뻔뻔한 연기 진짜 좋아해요. 망가지는 것에 대한 겁은 하나도 없어요. '힐러' 초반에 안 예쁘게 나와서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화장도 안하고 막춤 추니까 좀 그랬나봐요. 그래도 편했어요. 내려놓을 수 있는 연기가 좋아요."


-평소 개그 욕심이 있나?


"웃긴 날은 집에 가면 행복해요. 친구들은 그런 제 모습을 많이 봐서 10년 차가 넘어가니까 제 캐릭터를 보더라고요. '7일의 왕비'를 볼 땐 자기들이 더 몰입해서 울었대요. 전 친구가 연기하는 걸 보면 못 울 것 같은데 그렇게 운대요. 아마 제가 웃긴 걸 하면 더 좋아하겠죠? 예능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면 좋아해요."


-박민영의 이미지는 세련되고 성숙한 것 같은데.


"제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이미지야 망가져도 잊어버리니까요. 이미지 말고 제가 하고 싶은 걸 해야죠. 예쁘고 똑똑한 캐릭터를 연기할 때보다 살짝 내려놨다 싶을 때 여성 분들이 호응을 많이 해주세요. 동네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이번엔 불쌍한 역할이라서 호응해 주신 것 같고요."


-박민영에게 '7일의 왕비'란?


"연기를 하드트레이닝 받은 듯한 느낌이에요. 제가 작가님에게 장난으로 '진짜 사나이'처럼 연기수업을 받은 것 같다고 했어요. 제 연기를 좀 더 깊이있게 만들어 준 작품이기도 하죠. 제 마음속에는 굉장히 좋은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제가 나중에 제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작품만 찍을 거라고 얘기했는데 '7일의 왕비'는 보여주고 싶어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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