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프로듀스101 시즌2' 연출을 맡은 안준영PD / Mnet 제공
국민 프로듀서가 직접 뽑은 멤버들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탄생했다. Mnet '프로듀스 101' 시즌1 최종 11인에 오른 멤버들은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약 1년간 활동했고, 시즌2 최종 11인에 오른 멤버들은 보이그룹 '워너원'으로 약 2년간 활동한다.
신인 발굴부터 기획까지 국민 프로듀서의 손길로 완성된 그룹이기에 이제 막 날개를 편 '워너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겁다. 논란과 화제 속에 종영한 '프로듀스 101' 시즌1,2를 연출한 안준영PD를 CJ E&M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만났다.
- 101명을 통솔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앵글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도 관리하기 어려우셨을 것 같고요.
“맨 마지막에 이름이 나오는 사람이 연출자인데, 책임지는 사람이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막내까지 제작진이 38명이에요. 그 친구들이 집에 못 가고 열심히 노력해서 프로그램이 나오는 건데 조금 속상한 건 후배들과 작가님들이 속상해할 때가 있어서 그땐 ‘말을 해야 하나’ 고민했지만 조심스러웠던 건 말하는 순간 와전되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까봐 입을 다물었던 것 같아요.”
- ‘프로듀스 101’의 첫 기획의도는 무엇이었나요?
“시즌1 때도 그랬지만, 방송을 만드는 피디와 작가들이 모인 건데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을 프로그램으로 봐야 하냐, 어디까지 아이들에게 관여해야 하느냐에 대한 부분을 많은 회의를 통해 논의했고, ‘프로그램으로 보지 말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결국 이 프로로 데뷔하게 될 11명의 아이들에게 발판 같은 역할을 하자는 게 이 프로그램의 기획의도였죠. 제작발표회 때도 말씀드렸지만, 1년에 100여 팀이 데뷔하는데 인기를 얻는 그룹은 1~2팀 정도고, 대형 기획사가 아닌 중소 기획사는 성공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프듀’는 기획사를 떠나 본인들만의 매력과 실력으로 대중에게 어필할 기회를 주자는 데 우선순위를 뒀습니다.
- ‘프로듀스 101’에 붙는 숫자 ‘101’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 말씀은 처음 드리는 것 같은데, ‘프로듀스 101’은 101명이 모여서 ‘프로듀스 101’이 아니에요. 영어로 ‘프로듀스’는 ‘제작하다’는 의미이고, ‘101’은 ‘베이식’ 즉 ‘입문’이라는 뜻이거든요. 외국대학을 나온 후배가 프로그램 이름을 잘 지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첫 번째 의미는 ‘국민이 프로듀싱하는 연습생’, ‘가수에 입문하는 아이들’입니다. 프로그램명에 101이 있으니까 101명을 맞추는 게 어떨까 싶어서 한 것이지, 처음부터 101명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진 않았습니다. 시즌1때도 98명으로 시작했고, 올해도 몇 명의 친구들이 방송 전에 하차했지만, 인원수와는 상관없었습니다. 첫 촬영 일주일 전에 마지막으로 주학년 군이 들어오게 돼서 저희끼리는 ‘다행이네! 101명이서 시작할 수 있겠다’고 했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 일본 그룹 AKB48이 총선거를 통해 선발 멤버를 뽑는데, ‘프듀’가 이 부분을 참고한 건 아닌지 궁금합니다.
“사실 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 ‘카피했다’는 말을 듣기 싫잖아요. 제가 알기로는 ‘소년24’는 방송은 늦게 했지만, 공연형 아이돌을 표방해서 그 전에 기획된 프로그램이고, 저희는 순위프로그램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프듀’의 상징이 ‘삼각형’이에요. 로고도 삼각형이잖아요. 주식의 등·하락을 나타내는 기호가 삼각형이듯, 저희도 순위가 낮은 친구들이 올라갈 수도 있고, 순위가 높았던 친구들이 내려갈 수도 있기에 이러한 변화를 표현할 때 삼각형을 사용했는데, 거기서 많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거꾸로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도 있어요. 일본 그룹은 저도 공부해야 하는 게 ‘베꼈다’는 말을 듣기 싫었거든요.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저희는 ‘여기서 해?’라고 한다면 ‘하지 말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 피디님께서 ‘악마의 편집은 단 한 번도 안 했다’고 하셨지만, 시청자는 왜 지속해서 편집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할까요?
“저는 안 했다는 것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어요. 안 한 걸 했다고 할 순 없으니까요. 드리는 말씀은 연습생 친구들한테 물어보는 게 가장 명확한 답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안 했지만, 연습생들이 했다고 하면 한 거겠죠. 아이들은 현장에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친구들이 안 했다고 하면 안 한 게 아닐까요? 문제가 있었다면 친구들은 소속사도 있고, SNS도 발달해 있고 편집의 문제에 대해 감추지 않고 밝히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편집을 잘못하는 것에 대한 위험부담이 큽니다. 다행히 다른 논란은 있었지만, 참가자에 의한 편집 논란은 없었어요. 저희는 엠넷 피디라서 편집에 민감합니다. 엠넷 피디라서 악마의 편집 했다는 소리가 너무 듣기 싫고, 민감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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