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황치열 "자고 일어나면 '리셋'되어 있을 것 같았다"
기사입력 : 2017.06.22 오전 8:01
황치열 인터뷰 / 사진: 하우엔터 제공

황치열 인터뷰 / 사진: 하우엔터 제공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것이 '리셋'된 것 처럼, 원상복귀 되어 있을 것 같아 실감이 안 났다."


10년 전 자신이 이런 모습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해 본 적이 있었을까. 가수의 꿈을 접으려고 마음까지 먹었던 그가, 이제는 '한류스타'가 되어 대중 앞에 나섰고, 음반 판매량이 초동(첫주 판매량) 기준 10만장을 기록하는 솔로가수로 자리했다. 황치열의 이야기다.


지난 13일 첫 미니앨범 'Be Ordinary(비오디너리)'를 발매하고, 가수 도전에 나서는 황치열을 만났다. 황치열의 이름으로 된 음반이 나오는 것은 10년 만의 일로, 황치열은 첫 미니앨범을 보며 실감이 나지 않았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잘 됐다고 해서,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가고 좋은 차를 타야겠다는 생각보다 다음 날이 되면 '이게 뭐야? 나 혼자의 망상이었구나, 헛된 꿈이었다'고 생각할까봐 처음에는 조바심이 났다.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는 마냥 행복했지만, 지금은 감사의 마음으로 바뀌었다. 10년이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생각이다."



2007년 데뷔한 후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황치열은 이 시간 동안, 오랜 무명생활을 보냈다. 처음 가수의 꿈을 시작할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친구가 가수를 준비한다는 말에, 자신 역시 꿈에 대해 떠올리며 상경을 결심할 정도로 열정 하나만 존재했던 시절이다.


황치열은 첫 상경 당시를 떠올리며 "홍대 반지하 방에서 4명이 살았다.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황치열은 꿈을 위해 노력했다. 노래를 시작할 당시, 단 2곡만 불러도 목이 쉴 정도였지만 끝없고 집요한 노력 끝에 탄탄한 보컬 실력을 갖추게 됐고 26살, 처음 자신의 이름으로 된 정규앨범을 발매한다.


하지만, 일은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다.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한 앨범을 뒤로 한 채 황치열은 28살의 나이에 회사와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 황치열은 "통장에는 돈이 얼마 없고, 일거리를 급히 찾을 상황도 못 됐다"면서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 봐 집에도 말씀드리지 못했다"며 당시 꿈을 포기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지금 황치열의 성공에 누구보다 기뻐할 부모님이지만, 사실 부모님의 뜻은 황치열이 가수의 길을 걷는 것에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앨범에 가장 기뻐할 사람 역시 부모님일 것이다. 황치열은 "앨범 안고 주무실 것 같다. 엄청 좋아하실 것 같다"면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딱 놓고 자랑하고 다니실 것 같다"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노력은 기회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황치열은 포기의 순간 하나의 빛을 보게 된다. 보컬 트레이너라는 새로운 직업을 알게 된 것. 황치열은 이를 계기로 '너의 목소리가 보여(2015)'에 출연하며 다시 한번 인생 역전의 기회를 얻게 된다.


'너목보' 출연 당시 황치열을 음치로 지목했던 박정현이 "계속 음악을 해주세요"라는 바람을 전했던 것이 떠오른다. 그리고 이 바람은 현실이 되었다. 황치열은 여전히 음악에 대한 꿈을 놓지 않고 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이번 앨범 역시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황치열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를 지지해준 또 다른 사람은 '불후의명곡' PD였다. 황치열은 "처음 섭외될 때에만 해도 거의 일반인이었는데, PD님께서 같이 해보자고 지원해주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정말 감사했다"는 마음을 전했다.


여러 경연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을 쌓은 황치열은 중국판 '나는가수다'를 통해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게 된다. 말 그대로 '슈퍼스타'로 자리하게 되는 것. "살면서 이런 경험을 다시 할 수 있을까"라면서 황치열은 "당시 경주마처럼 달리기만 해서 잘 몰랐는데, 공항에 갔을 때 처음 인기를 실감했었다"고 그 시절에 대해 떠올렸다.


황치열은 여러 경연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가수로서의 자존감'을 되찾기도 했다. 스스로 부족한 것들을 채워가면서 자존감을 살린 황치열은 "내가 손대면 다 된다는 마음을 먹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못 버티고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황치열이라는 가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냐는 말에 황치열은 한 마디로 대답했다. "저 친구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황치열은 "열심히 하면 지치기 마련이고, 희망이나 목표가 없어지기도 한다. '내가 지금 왜 여기에 있지'라면서 모든 것을 다 잃었을 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저는 사실 특별히 가진 것이 없다. 좋아서 미친 듯이 했을 뿐이다. '황치열도 되는데,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한 가닥 본보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가 무언가를 했을 때, 이상하다는 소리를 듣는게 싫었다.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고, 스스로 창피하고 싶지 않다. 완벽주의자는 아니지만, 제 선에서 나온 것은 '치열이가 한 것은 믿음직하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인터뷰②] 황치열 "진심은 몇백 번을 이야기해도 똑같다" 기사와 이어집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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