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변요한 / CGV아트하우스 제공
“40도가 오르내리는 찜통 더위 속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시퀀스 연기가 정말 힘들었어요. 체력 저하에 감정선은 매번 바뀌는 데, 영화는 끝맺어야 하니까요.(웃음)”
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변요한을 만났다. 그의 두 번째 상업영화는 김명민과 함께 한 <하루>다. 조선호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매일 되풀이되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 그들을 살리기 위해 지옥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두 남자의 사투를 그린 미스테리 스릴러이다.
변요한을 대중에게 알린 것도 어느 덧 3년 반. 그는 지금의 변요한을 만들게 해준 여러 독립영화 감독과 틈나는 대로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와 일상에 대한 편한 대화를 통해 여전히 돈독한 우정을 나눈다고 했다. “제가 독립영화를 통해 눈에 띄어 데뷔를 하게 돼서 그런지 몰라도 ‘하루’를 연출한 조선호 감독님이 신인이라고 걱정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감독님과 호흡이 잘 맞았죠. 촬영 전 술자리나 자연스럽게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감독님은 현장에서도 그 모습 그대로였어요. 제 연기에 대해 명확하게 디렉션을 해주시는 것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 주셨죠. 때론 상황에 대한 감정선이 감독님의 마음에 들면 컷! 소리를 외치지 않고 끝까지 지켜봐 주시더군요. 오히려 제가 감정의 힘을 다해서 못 견딜 때까지 말입니다.”
'레이첼 맥아담스'란 헐리우드 여배우가 변요한의 이상형이란 언급에 변요한은 손사래를 쳤다. “제 이상형은…어머니예요! 외화 ‘노트북’을 너무나 인상 깊게 봐서 그녀(레이첼)를 좋아했을 뿐이지, 사실 저희 엄마처럼 목소리가 우렁차게 하하하! 웃는 화끈한 여자를 선호한답니다. 아버지와는 대화가 적어요. 보수성향인데다, 조용하신 편이라..제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이자면, 그만큼 발성도 커서 노래를 너무 잘하세요. 나이스 하시고, 리더쉽도 강하시고…(웃음)”
그렇다면, 연애 아닌 다방면의 '연예 활동'에 관해서는 자신 없냐고 물었다. “어휴…전 정말 예능이 안맞아요. 일전에 저더러 한예종 출신 4인방(변요한 박정민 김정현 김준면)과 ‘꽃청춘’ 찍고 싶냐고 물으시더니…(웃음) 지금도 변함없는 건 그들과는 형식적인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서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동네 형과 동생들처럼 주차장이든 집 앞 공터든 맘 터놓고 편한 장소에서 수다 떨고 싶어요.”
변요한은 [육룡이 나르샤] 촬영당시 추위에 견디기 위해 자신의 심장과 옆구리 부분에 늘 핫팩을 끼고 다녔단다. 그 후로 태양인이 되었다는 믿기 힘든 속설을 전한 그는 “그렇게 체질이 바뀐 듯 해요. 좋아하던 게장도 알레르기가 생겨 잘 못 먹어 슬프네요. 하지만, 요즘 복싱이란 운동에 빠진 나머지 저 만의 몸을 가꾸는 것에 대해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요. 궁금하시겠지만, 굉장히 만족스럽니다.”라고 자랑했다.
귀공자 역을 맡아도, 절대 귀공자스럽지 않게 자신만의 개성으로 연기하겠다는 변요한. <하루>의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묻자 그런 욕심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배우와 스태프들의 피와 땀이 얽힌 작품이니 많이 봐주세요. 앞으로도 한국영화는 계속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한편, 6월 15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하루>는 오는 10월 5일 개최될 제50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에는 ‘부산행’ ‘곡성’ ‘아가씨’ 등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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