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현빈 "10년 후엔 스스로 만족할 수 있었으면"
기사입력 : 2017.06.06 오전 8:00
신현빈 인터뷰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신현빈 인터뷰 / 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배우 신현빈은 여러 빛깔을 품고 있다. 차분한 말투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고, 단아하고 청순한 외모는 깨끗하고 편안한 인상을 준다. 데뷔 8년 차 배우인 그는 2017년 그야말로 열일 중이다. 영화 '공조'를 시작으로 최근 종영한 KBS 드라마 '추리의 여왕'에서는 지성과 미모를 갖춘 대형 로펌 '하앤정'의 변호사 '정지원' 역을 맡아 열연했다.


2014년 방영한 드라마 '미미' 이후 오랜만에 대중과 만난 신현빈은 "공백기를 가진 건 아니고, 작품 자체가 무산되거나 얘기가 잘 안 됐어요. 작년에 '마담 앙트완' 특별출연도 했고, 영화 '공조'와 '7년의 밤'에서 살짝 얼굴을 비췄죠"라며 웃었다.


3년 만에 '추리의 여왕'으로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는 "남다른 각오로 임했겠다"는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각오 때문에 잘못될 수도 있어요. 당연히 열심히 하고 잘해야 하는데, 그 마음이 과하면 실수하게 되잖아요. 감독님이 처음에 저희한테 '좋은 사람들이랑 봄소풍 간다 생각하고 와서 편하게 놀다가 가세요'라고 하셔서 '진짜 놀러 가도 돼요?' '준비 안 해도 돼요?'라고 다들 농담하곤 했어요.(웃음) 지나고 나니까 왜 그러셨는지 알겠더라고요."



김진우 감독은 신현빈과의 첫만남에서 "지원이가 뻔하지 않은 사람으로 느껴졌으면 좋겠어. 너만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편하게 해줘"라고 주문했다. 또한 신현빈은 마지막까지 현장 분위기가 맑고 즐거운 덕분에 제작진과 신뢰를 바탕으로 고민하며 찍었다고도 했다.


신현빈은 "지원이는 지내봐야 알 수 있는 사람 같았어요. 한눈에 어떤 사람인지 보이는 사람이 아니라, 지내봐야 어떤 사람인지 알겠는 사람이요. 근데 막상 알고 나면 한결같은, 자기 방식대로 심플하게 사는 사람이요. 어떻게 보면 나빠 보일 수 있지만, 합리성에 따라서 행동하죠. 처음엔 착한 인물인지, 나쁜 인물인지 의견이 분분했는데, 나중엔 자기 일 잘하고, 자기주관이 뚜렷하지만 서툴고 약한 모습도 있는 인물이라는 게 그려진 것 같아요"라고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시크하고 똑 부러진 변호사 '정지원'을 완성한 신현빈은 "제가 느낀 지원이를 시청자에게도 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어요. 지원이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고 생각해주셨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또, 작품 안에서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면 그 부분도 칭찬해주고 싶어요"라며 조심스럽게 '추리의 여왕'의 마침표를 찍었다.


'추리의 여왕'은 시즌2를 암시하는 듯 열린 결말로 끝났다. '시즌2'가 나온다면 정지원은 어떤 인물로 그려질까. "하앤정을 줄 수 있으니까 달라고 하지 않았을까요? 빠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했으나, 듣지 않고 갔고, 가면서 심지어 겁준 것도 저예요. 지원이는 그 상황을 정리하고 싶었을 것 같아요. 회사의 기형적인 면들을 알게 된 지원이가 회사를 갖게 되면서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회사를 꾸리려고 할 것 같아요. 지원이는 정의롭고 능력 있으며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작가님이 말씀하셨거든요. 지금의 유착된 부분은 버리고 갈 수 있지 않을까요?"


2010년 영화 '방가? 방가!'로 데뷔해 올해 데뷔 8년 차인 신현빈은 "많은 일이 있었고, 모든 작품이 제게 무언가를 주고 가는 것 같아요"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일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순간도 있었는데, 지나고 보면 필요했다고 할 수도 있고, 도움 될 때도 있었던 것 같아요. 힘든 순간과 재미있었던 순간을 지나오면서 켜켜이 쌓아가는 중이에요. 갈 길이 머니까 앞으로도 시간을 잘 쌓아가고 싶어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면서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신현빈은 차기작에 대해 "얘기가 오가는 작품이 있다"면서 다음 행보에 기대와 관심을 당부했다. "영화든 드라마든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을 보고 있어요. 얘기하고 있는 작품이 있기도 하고요. (예능 출연은 어떠세요? 라디오도 있고요) 라디오도 좋을 것 같아요. 라디오에 몇 번 나간 적이 있는데 라디오가 주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2017년 소처럼 일하고 있는' 신현빈에게 끝으로 10년 후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었다. "지금보다 스스로 더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그렇지 않다더라고요.(웃음) 시간이 흐른다고 모든 게 완성되지 않겠죠. 지금 할 수 없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나이니까 계속 즐겁게 연기하고, 여러 장르와 역할을 왔다 갔다 하면서 새롭게 시도하고 싶어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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