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채수빈 "좋아하는 사람 있어도 말 못 걸어요"
기사입력 : 2017.05.25 오전 8:00
채수빈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채수빈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배우 채수빈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 이어 '역적'까지 사극 2연패를 달성했다.


"끝나면 울 줄 알았는데 실감이 안 나는 것 같아요." 30부작 대장정을 마친 그는 "감독님, 작가님, 스태프와 합이 잘 맞아서 30부작이지만 길게 안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쉬움도 더 크고요"라며 인터뷰 내내 함께한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역적'에서 채수빈은 길동의 여인 '가령' 역을 맡아 열연했다. "시놉을 처음 봤을 때 가령의 과거, 성격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봤는데 감독님께서 '현장와서 가령이로 놀면 된다'고 해서 내려놓는 연습을 했어요. 연기할 때도 계산하지 않고 최대한 캐릭터가 되려고 노력했죠. 새로운 방식이었는데 감독님께서 잘 이끌어주셔서 가령이로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극중 가령은 짝사랑을 당차게 표현하고, 길동의 아내가 되고 나서도 지고지순한 순애보로 '직진 가령'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채수빈은 "가령이는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해요. 자신보다 남을 더 사랑할 수 있는, 행복할 자격이 있는 친구여서 멋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과 장난을 치고, 이야기를 나누는 말투는 비슷하지만, 사랑에서는 실제 채수빈과는 조금 다르다고. "가령이는 사랑에 있어 적극적이고 이기적이지 않아요. 그런데 저는 겁이 많아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도 말도 못 걸거든요. 서방을 잃었을 대도 좌절하지 않고 연산에게 복수한다고 궁에 들어가잖아요. 저는 겁이 많아서 울고 있을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에서 채수빈은 드디어 '짝사랑의 아이콘'에서 탈피했다.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그래도 '역적'에서도 20부 넘게 짝사랑하긴 했죠. 어제 (김)지석 오빠도 (이)하늬 언니 늦게 오니까 '하늬 언제 오는 거야'라고 하셨었어요. 지석 오빠가 저한테 장난 거니까 (윤)균상 오빠가 '내 아내한테 왜 말 걸어'라고 장난을 쳤거든요.(웃음) 그러니까 지석 오빠가 '장녹수 왜 안 오냐'고 받아치셨죠."


또한 채수빈은 상대 배우인 윤균상에 대해 "배려심이 있고 상대를 편안하게 해준다"고 했다. "연기할 때도 어떤 톤으로 연기해도 다 받아주고, 모든 점에서 잘 맞아서 고마웠어요. 다음 작품에서 다른 인물로 만나보고 싶어요."


시청자의 반응이 좋았던 '구르미 그린 달빛'과 '역적'을 통해 채수빈은 '사극요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집에 갈 때마다 보면 아빠는 '역적'을 몇 번씩 계속 보세요. 아빠가 보신 걸 계속 또 보시니까 엄마가 '피곤할 텐데 그만 좀 보라'며 잔소리하시죠.(웃음) 지방 촬영가면 식당 이모님들도 뒷이야기를 자꾸 물어보세요. 많이 알아봐 주셔서 감사하죠."


체력 소모가 많이 되는 사극이지만 채수빈은 선배들의 값진 가르침과 다양한 시청층을 흡수 등과 같은 성과 뿐만아니라, 스스로도 얻은 점이 많다고 했다. "사극이라고 해서 처음엔 어렵게 접근했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사람 사는 게 다 똑같잖아요. 사극과 현대극의 매력이 달라서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배우를 막연하게 꿈꿨던 채수빈은 어느새 브라운관을 이끄는 라이징 스타가 됐다. "배우가 되면 삶이 바뀔 거라 생각했지만, 삶의 변화는 없다"면서 묵묵히 제 길을 가겠다고 말하는 채수빈. 그는 "다양한 역할을 해내고, 다양한 색깔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며 웃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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