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이선균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천만 배우요? 그걸 둘로 쪼개서 5백만, 두 작품 했으면 좋겠어요.” 19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선균이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감독 문현성)의 개봉을 앞둔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예리한 추리력의 막무가내 임금 '예종'(이선균)과 천재적 기억력의 어리바리 신입사관 '이서'(안재홍)가 한양을 뒤흔든 괴소문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과학수사를 벌이는 코믹수사활극. 사극도 처음이거니와, 극 중 왕이 된 이선균은 “트렌디한 작품을 많이 하다 보니 사극 제안은 거의 없었죠. 드라마 촬영하면서 사극 촬영하는 팀을 엿봤는데, 분장도 오래 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긴 호흡으로 가는 게 굉장히 부담스럽더군요. 시간이 지나니 제가 멜로를 언제까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이번 작품을 도전하게 된 건 그런 정통 사극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은 덜 한, 그리고 재홍이와 함께 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웃음)”
이선균은 “처음부터 ‘예종’이란 임금의 캐릭터가 워낙 잘 포장되어 있었기에, 제 몸에 딱 맞는 기성복처럼 현장에서 노는 분위기였다”며 “상대인 윤이서(안재홍 분)가 너무 귀여웠어요. 그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순박한 느낌도 나고요. 리액션도 지저분하지 않고, 어느 순간 튀어나오는 영혼 없는 대사톤이 제가 NG를 많이 내도록 즐겁게 만들어준 기억이 납니다. 서로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끊임없는 대화나 맥주를 마시면서 사극이란 장르의 무게감을 훌훌 털어버렸답니다, 하하!”
시사회 반응이 좋아 <조선명탐정> 시리즈처럼 속편 제작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친 이선균은 “역할 자체가 다르고, 그것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고 이 작품에 대한 매력을 어필하면서 “극적인 재미, 캐릭터가 주는 재미가 있다.”고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는 <임금님의 사건수첩>을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액션이 아닌 ‘무더위’였단다. “촬영 전 액션은 다 감안하죠. 합도 미리 잘 맞추면 되는 거고..그런데, 제가 입은 용포는 그 안의 속옷까지 무려 6벌을 껴입어야 하는 거예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더위를 견디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게다가 재홍이는 그런 절 업고 뛰어야 하는 장면도 찍었기에 더 괴로웠을 거 같아요.”라고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그런 왕과 신하, 두 사람의 찰떡 호흡은 배우 이선균의 말처럼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근엄한 표정과 권위에 사로잡힌 왕이 아닌, 2% 부족한 돈키호테와 같은 느낌이었다고 작품에 임한 소감을 전한 이선균은 같은 날 개봉하는 영화 <특별시민>(박인제 감독)도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과 친한데..(웃음) 쟁쟁한 연기파 배우들이 나오고..뒤이어 조진웅이 나오는 ‘보안관’까지. 다 잘 되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라며 “요즘 관객수 맞추기가 너무 힘들어요. 특히, 중간영화가 없다는 게..그런 현실이 너무 안타깝죠. 그런 분위기에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기분 좋은 유쾌한 영화예요. 5월 가정의 달과 딱 맞는 분위기의 작품이죠.(웃음)”라고 말했다.
이 영화가 가진 유쾌함, 코믹스러움은 관객들을 즐겁게 해줄 뿐만 아니라, 극 중 이선균이 분한 ‘예종’을 끔찍하게 모시는 충신 ‘이서’(안재홍 분)의 모습이 너무나 잘 어우러져, 5월 대선을 앞둔 현실 속 미래를 짊어질 대통령과 그를 보좌할 세력이 누가될 지 기대감을 갖게 만든다. 이에 대해 이선균은 “그런 충신이 있으면 너무나 좋죠. 그런데, 재홍이는...좀 더 똑똑한 캐릭터였으면 좋겠어요, 하하!”라고 크게 웃었다.
이선균이 주연한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은 오는 4월 26일 개봉한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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