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우 옥택연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분량 걱정요? 줄어든 게 없어 다행이죠. 그래서인지, 조금 더 편하게 영화촬영을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제가 맡은 최신부가 영화 흐름상 스토리텔러이고 반전의 축이라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웃음)"
2PM 멤버인 옥택연이 두 번째 영화 <시간위의 집>(감독 임대웅)으로 연기 변신을 꿈꾼다. 그가 출연한 <시간위의 집>(임대웅 감독)은 집안에서 발생한 남편의 죽음과 아들의 실종을 겪은 가정주부가 25년의 수감생활 후 다시 그 집으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사건을 긴장감 있게 그려낸 영화다.
3일 오후, 서울 삼청동 부근 카페에서 택연을 만났다. 4월 5일 개봉을 앞둔 소감으로 그는 "떨림과 기대감을 교차하고 있다"며 "빨리 개봉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이제 유료관객이 될 지인들을 포섭해야죠. 2백만 관객 공약이 현실이 되어야 합니다, 하하!"라고 밝혔다.
택연은 극 중 신부 역할이라 신부복을 입으면 마음 속이 경건해진다고 했다. "저절로 척추가 펴지고 양손이 모아지더군요.(웃음)"라고 전한 옥택연. 이 영화의 원작 시나리오를 집필한 장재현 감독의 <검은사제들>과 비교했을 때, 사제란 직업은 같지만, 그(강동원)가 연기한 것과 '최신부'는 분명 다르다고 했다. "전 퇴마사가 아니예요. 오히려 탐정에 가깝습니다.(웃음)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궁극적인 이유가 있다면, 김윤진? 과거 제가 미국에 있을때, '로스트'란 드라마에 이끌려 열혈 시청자가 되었거든요. 그 당시 제 스스로 미국인이냐, 한국인이냐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 흔들렸던 시기였어요. 그런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배우로 활동하는 모습에 매료 되었구요, 이 작품으로 선배님과 조우한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돌 그룹 출신이란 선입견에 대해 옥택연은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를 평가 받기보다는 제 개인적인 만족도가 중요한 거 같아요. 그건 일종의 수식어일 뿐이죠. 가수란 직업을 접고 본격 연기자로 나선 것도 아닌데..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연기의 세상에 이제 발을 들여 놓은 신생아라 생각합니다." 이어 [김과장]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멤버 준호에 대해서는 "서로 캐릭터가 매우 달라요. 제가 직접 그의 연기를 모니터링을 해준 것은 아니지만, 응원차 커피를 보내주기도 하고, 밤샘 촬영으로 돌아오면 고생했다고 토닥거려주는 거 외에는 연기에 대한 평가는 해주지 않았어요. 대신, 멤버 우영이가 '시간위의 집'을 보고 그러더군요. '연기 많이 늘었다'(웃음)"
최신부를 연기하면서 현장에서의 어려움이 있었냐고 묻자 옥택연은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길지 않았어요.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혼자 연기했던 장면이 많아 어려웠죠. 하우스 미스터리 스릴러란 장르에 걸맞게 굉장히 낡은 저택을 중심으로 배우들이 연기했는데, 천장이 매우 낮아 머리를 많이 부딪친거 빼곤 크게 힘든 장면은 없었습니다."라고.
지금까지 연기 필모그래피 중 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독특한 캐릭터인 강동희 역이 가장 애착이 갔다는 옥택연.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있냐고 물었다. "공포물 빼고 다요, 하하하! 멜로 상대는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거든요. 액션에 도전한다면 내용도 알찼으면 좋겠어요. 제가 이제 갓 서른을 넘겼잖아요? 아직 해볼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연기에 있어서는 모든 걸 열어둔 상태랍니다."
옥택연은 이날 올 여름께 군입대 예정인 심경도 밝혔다. "이미 멤버들끼리는 군입대 계획을 짰어요. 군입대까지 짧은 기간에 다른 작품활동 하기에도 빠듯하고..우선은 '시간위의 집'이란 영화가 잘 되고 봐야하지 않겠어요? 연기자는 선택받는 일이지만, 가수는 다른 듯 해요. 주변 지인들이 입대전에 곡 작업 등을 많이 해놓고 가라고 하지만, 앨범을 만든다는 게 11년차 아이돌 가수로 많은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어야 하기에 보다 신중해지는 건 저만의 생각은 아닐 듯 합니다."
오랜 연예계 생활로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외향적으로 바뀌었다는 옥택연에게 예능 출연은 잘 맞냐고 물었다. 그는 "성격이 밝아졌다 해서 웃음과 재미를 주는 능력하고는 다른 거 같아요. 이번주 '한끼줍쇼'에도 나오는데, 걱정이 밀려옵니다. 영화는 시나리오란 가이드가 있는데 예능은 거의 없다시피 하니까요."라고 말했다.
옥택연은 이날 최근 2PM 공연 중 아찔했던 사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10년째 공연이었는데, 저희도 크게 당황했죠. 많은 팬들이 모인 공연장인데, 그렇게 다들 숨을 죽이고 그렇게 조용해진 건 처음 경험했고, 그 고요함이 굉장히 무섭게 느껴졌어요. 어느 시기든 팬들 앞에 다시 서는 것이 저의 희망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 흥행요? 제가 예상을 하면 반대가 되던데요?"라고 웃으며, "관객의 입장에서 보는 내공이 아직은 작아요. 감독과 배우간의 소통을 꾸준히 해서 만든 독특한 연출기법의 작품이니만큼 관객에게 보다 신선한 느낌을 줄 거 같아요."라고 전했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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