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블락비가 있어서" 가질 수 있었던 솔로 박경의 존재감
기사입력 : 2017.01.18 오후 4:52
블락비 박경 노트북 발매 인터뷰 / 사진: 세븐시즌스 제공,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블락비 박경 노트북 발매 인터뷰 / 사진: 세븐시즌스 제공, 조선일보 일본어판 DB


"블락비가 있어서 제 솔로도 많이 들어주시는 것 같다. 블락비가 없었으면 이렇게 인터뷰를 할 기회도 없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박경 앞에 블락비를 항상 말하고 있다."


박경이 블락비를 생각하는 마음이다. 2011년 싱글앨범 'Do You Wanna B?'를 발매하고, 벌써 약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 블락비다. 박경은 "저희가 한 번 쉬면 공백이 되게 길어서 다들 활동에 목말라 있는데, 각자 스케줄이 생겨서 시간 조율이 어렵다"며 완전체 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블락비는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코는 솔로 아티스트로 독보적 입지를 구축했으며, 재효와 유권은 뮤지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피오-유권-비범은 최근 블락비 바스타즈 활동을 마무리했다. 태일은 OST 분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고, 박경 역시 자신만의 스토리가 담긴 솔로 앨범으로 팬들을 만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만큼 팬들에게는 미안함이 크다. 물론 개별 활동을 통해 팬들과 꾸준히 만나고 있지만, 완전체 블락비를 그리워하는 팬들 역시 분명히 있을 터. 박경은 "저희같은 아이돌 팬덤이 힘들다. 1년 6개월만에 컴백하고 그런데도, 남아준 팬들에게 고맙다"며 "2월에 팬미팅을 하는데, 무대들을 되게 다채롭고 신경을 써서 많이 꾸미려고 한다. 팬들을 만나는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려고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 감사한 마음을 보였다.



블락비 멤버들 모두 활약이 대단하지만, 특히 지코는 아티스트로서 역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자신의 음악 프로듀싱은 물론, 다른 가수들에게도 곡을 주거나 '쇼미더머니'에서도 프로듀서로 활약하는 등 '프로듀서'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박경 역시 프로듀싱 능력을 인젇 받은 만큼, 몇몇 그룹에게서 곡 의뢰가 들어왔었다고. 하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에 자신의 음악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뭔가 저부터 잘하고 해야된다고 생각한다. 제 것도 완성이 안 된 상태에서 남의 것을 프로듀싱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 아직은 제 음악을 하고 싶다. 아직은 저 자신을 홍보하는 단계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솔로로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하고 있지만, 그 뒤에는 '블락비'라는 배경이 있고 앨범을 준비하는 것에 있어서도 멤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된다. 박경은 "지코는 타이틀곡을 듣고 처음으로 '음악 되게 잘한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재효 형은 가평 레스토랑에 어울릴 것 같다고 했고, 피오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 속 초콜릿에 빠져 죽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태일이 형도 좋다고 했는데, 태일 형이 좋다고 하면 잘 안된다"는 은근한 디스(?)와 함께 멤버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고 있음을 밝혔다.


블락비의 박경이 아닌, 솔로 가수 박경의 존재감을 확실히 한 곡은 '보통연애'다. '보통연애'를 통해 많은 변화를 겪었을 것 같고, 고민에 빠졌을 것 같지만 박경은 바로 '지금'이 혼란기에 빠진 것 같다고 말한다.


"어렸을 때는 팬들 앞에서 애교를 부리는 것이 즐겁고 하고 싶은 일이었는데, 26살이 되고, 경험이 쌓이면서 사람이 변한 것 같다. 요즘에는 잘 모르겠다. 아이돌로 활동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버거운 것 같다. '자격지심' 이후에 그런 혼란이 왔던 것 같고, 그래서 뭔가 이번 곡들의 분위기가 바뀌게 된 것 같다. 이미지 변신도 하고 싶었고, 제 감성과도 잘 맞았던 것 같다."


고민에 빠진 박경은 최근 스스로의 정체성을 찾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방송 활동에 전면으로 나서지 않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다. 박경은 "고정인 '문제적 남자' 말고는 제 모습을 좀 더 확립하고 보여드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어중간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블락비 예능 담당이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시키면 못하겠더라. 연차가 되서 이런 것들을 안한다는 느낌이 아니고, 감정을 되게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경은 "다음 앨범을 작업할 때는 어떤 감정일지 모르겠다. 봄이고 기분이 좋고, 막 이러면 다시 신나는 곡을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만약 그때 우울하면 어둘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곡을 만들 때의 상태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말하며 여전한 고민 속에 빠져있는 자신의 진심을 내비쳤다.


이러한 정체성을 찾는 고민 속에서 박경의 음악은 한 단계씩 성장하고 있다. '보통연애'와 '자격지심'이 통통 튀는 밝은 분위기를 전해 비슷하게 느껴지는 반면, '잔상'은 박경하면 떠올랐던 음악과는 확연히 다른 색깔이다. 한 가지 색깔이 아닌, 여러 색깔을 낼 수 있는 아티스트임을 입증한 것. 그렇기에 이번 앨범이 박경에게 갖는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고민 속에서 성장해가는 박경의 다음 음악이 기대되는 이유다.


[인터뷰① 블락비 박경 "해피엔딩은 뻔하다고 생각했다"] 기사와 이어집니다.


글 하나영 기자 / hana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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