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성경 "인기 추락할 수 있어…후회없이 살고파"
기사입력 : 2017.01.13 오후 5:36
이성경 인터뷰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이성경 인터뷰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모델 출신 배우 이성경은 2014년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로 데뷔해 '치즈인더트랩', '닥터스'를 거쳐 최근 종영한 '역도요정 김복주'를 마치기까지 늘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늘씬한 몸매와 매혹적인 눈망울, 통통 튀는 끼로 브라운관을 장악한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내는 '역도선수' 캐릭터로 호평받았다.


햇수로 4년차 배우가 된 이성경은 이번 작품으로 첫 타이틀롤을 맡았다. 13일 서울 합정동 한 카페에서 '더스타'와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책임감을 느끼고 임했어요. 내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지만, 부수적인 건 차라리 내려놓고 집중하자고 마음먹었죠"라며 속마음을 끄집어냈다.


여행 갈 때도 줄자 챙겨…항상 신체 사이즈 체크
역도선수役 위해 체중 감량…튼 살+체질변화+인생 몸무게 경신
연기력 논란 이겨낸 비결? 캐릭터에 몰입


이성경이 역도선수 캐릭터를 맡았다고 했을 때 모두 의아해했다. 누구보다 날씬하고 관리된 몸매를 가지고 있어야 할 모델이 역도선수라니. 게다가 이성경은 '닥터스'가 끝나기 무섭게 '역도요정 김복주'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100% 완성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성경 역시 "모델인데 내가 한다고 해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이었어요. 역도선수에 대한 인식이 없어서 몰랐죠. 안 되는데 하면서 대본이 매우 재밌어서 저도 모르게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봤어요. 자연스럽게 사랑스러운 복주를 하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복주에 대한 마음이 깊어졌고 사랑스러워요. 말도 안 되는 스케줄에 적응해서 어이없을 수준이었다니까요"라며 미소 지었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몸매 관리를 해온 이성경은 이번 캐릭터를 위해 부은 얼굴로 나올 수 있는 음식이나 야식을 챙겨 먹으며 살을 찌웠다. 이성경은 극 중반부에는 통통한 복주를 보여줄 수 있었지만, 후반부에는 고생해서 살이 빠져 보인단 얘기를 들었다. 또한 역도를 배우면서 피자도 시켜먹고, 치맥도 하러 가는 노력을 배우들이 기울여야 할 정도로 역도는 살이 많이 빠지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저는 여행 갈 때도 줄자를 가져가서 골반-허리-가슴 사이즈를 체크해요. 초반엔 살이 많이 쪘는데도 다리만 찌고 사이즈 변화는 없었어요. 근육이 살로 변하니까 라인이 틀어졌고, 탄력을 잃고 살도 텄죠. 튼 살을 보니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생긴 기분이라서 싫었어요. 몸무게도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었고요. 관리하지 않은, 익숙하지 않은 모습으로 서니까 연기할 때는 행복했지만 이성경으로 돌아왔을 때는 울적해서 저를 달래야 했어요. 중후반부에는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더 털털하게 할 수 있었고, 얼굴이 부으면 잘됐다고 하니까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했어요."


대중이 바라보는 이성경은 "화려하게 생겼다"인데 그 스스로는 그런 반응들이 어색하고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는" 모습이었다. 그는 "저는 저 스스로 복주처럼 동글동글한 얼굴이라고 생각했어요. 캐릭터는 모델과 비슷한 이미지가 겹치는 것뿐이고요. 매 작품 캐릭터에 충실하게 보이려고 연구해서 만들었죠"라며 말투나 행동을 인위적으로 만들지 않고, 캐릭터가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진심으로 연기하고,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그리는 데" 중점을 뒀다는 이성경은 "시청률이나 대중의 반응은 운명"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다해도 어쩔 수 없는 게 있어요. 제 몫을 후회 없이 다하고 진심으로 연기해서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소통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거죠. 비록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우리 작품과 캐릭터를 사랑해 주시는 걸 아주 깊이 느꼈어요. 한 선배님이 '네가 언제 이렇게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겠니. 점점 쌓아갈수록 책임감 때문에 자유로울 기회가 없으니 넌 행운인 작품을 만난 거야'라고 용기를 주신 것도 큰 힘이 됐죠."


데뷔작 '괜찮아 사랑이야'(이하 괜사)에서 만난 선배들은 이성경에게 "이런 작품은 절대 못 만날 거"라고 했다. "그 말도 안 되는 기적"이 이성경에게 다시 일어났다. 그는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하고, 스스로가 가진 재료로 캐릭터를 만들며 '역도요정 김복주'를 대표작으로 만들었다. '괜사'를 끝내고 "이별할 때처럼 힘들었던" 이성경은 이번에도 그때처럼 아팠다고 했다.


"지나고 나서 보니까 오소녀를 순수하게 접근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데자뷔죠. 가장 몰입했고 사랑하는 마음이 들어서요. 복주에게 친밀하고 깊게 다가갔고 이성경이 아닌 복주로 살았어요."


"누구에게나 청춘은 있다. (생략) 가진 게 없어서 두려운 게 없고 뭐든 가질 수 있어 설레는 지금 스물네 살 청춘 나는 여전히 불완전하지만 이미 더없이 완벽하다." '역도요정 김복주'의 끝은 복주의 내레이션으로 끝이 난다. 이성경은 인터뷰를 하며 이 대사를 두어 번 말하며 "최고의 명언인 것 같다"고 했다. "더이상 행운이 없을 수도 있고, 인기가 추락할 수도 있겠지만 변함없는 건 지금 행복하자는 것"이라는 이성경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후회 없이 사랑하고, 뜨겁고 후회 없이 모든 걸 해보고,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은 미음과 확신이 있어요. 물론 연기할 수 있는 장이 펼쳐지지 않으면 힘들겠지만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는 감사한 마음이에요. 배우로서도 '믿고 보는 수식어'는 안 바라요. 편안한 연기로 신뢰를 드리고 싶은 게 지금의 목표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거에요. 다음 캐릭터도 복주처럼 사랑해 주세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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