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강동원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필리핀에 가자마자 식중독에 걸렸다. 저만 조개류를 먹은 탓인가..3일간 밥도 못 먹어 몸에 힘은 하나도 없고, 너무 힘들었다. 현지에서 대부분의 액션 장면 중 제 분량이 가장 많았다. 온몸이 타 들어갈듯한 불볕 더위에 계속 몸에서 열은 나고, 그걸 식히기 위해 찬물을 먹다 보면 탈수로 인해 쓰러지기 일쑤고..” 영화 <마스터>의 김재명이란 형사로 분한 배우 강동원의 말이다.
21일(어제) 개봉해 첫날부터 39만 관객을 동원하며 각종 오프닝 스코어 기록을 갈아치운 ‘감시자들’ 조의석 감독의 신작 <마스터>. 강동원은 전작 <가려진 시간>(엄태화 감독) 보다 묵직한 형사 역할을 위해 무려 8킬로나 몸무게를 늘렸지만, 실제 100억이 안되지만, 규모는 500억짜리 스케일을 자랑하는 이 작품을 온몸을 불사르며 촬영하면서 극한 상황까지 내몰렸다고 했다. “촬영하면서 유리파편이 박힌 거다.(웃음) 지금도 제 오른쪽 턱 밑에 자국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냐. 감독님께서 그 모습이 늘 안쓰러웠는지 디테일한 후반작업을 통해 상처를 CG로 치유해 주시더라. 그거면 되는 거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장재현 감독), <검사외전>을 통해 '제복'에 대한 로망을 꿈꾸게 한 이 시대 최고의 트렌드세터. 그는 “형사란 캐릭터는 어떤 모습을 갖춰야 할지 고민했다. 권총집을 차고 제복을 입어야 하나. 감독님은 권총집은 꼭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작품마다 캐릭터에 대한 멋을 창조하고자 노력했던 그가 꼽은 명장면은 “엔딩”이라고. 경찰청 등 장소 허가가 쉽지 않아 매우 힘들게 촬영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한 강동원은 “고난도의 액션도 많았는데, 영화 흐름상 중복이 되더라.(웃음) 촬영하면서도 ‘감독님, 이건 못 쓸 거 같은데요’라고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끝까지 찍었다. 나중에 감독판을 꼭 감상해 달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970만명을 동원한 <검사외전>(이일형 감독)의 사기꾼 ‘한지원’ 역이 더 쉽다고 말한 강동원은 “의외로 촐랑대는 게 더 잘 맞는다. 김재명은 감정선이 차분해 자칫 잘못하면 오버되기 쉽다”며 “‘의형제’(장훈 감독)에서는 도망자 신세라 심심했고, 감정선도 단순했다. 반면, 김재명은 사기꾼 진회장(이병헌 분)을 꼭 잡고야 말겠다는 강한 일념과 목표가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캐릭터에 대한 연구가 필요했다.”고 했다.
강동원은 함께 호흡한 이병헌, 김우빈에 대해 “가장 먼저 캐스팅된 병헌 선배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 ‘마스터’란 작품은 멀티캐스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판을 크게 벌려야 하지 않겠냐고 주장했다. 우빈이가 너무 하고 싶어 했는데, 제작사 입장에서는 비용 때문에 꺼려했다. 결국 두 사람 다 한 작품에서 보게 되어 매우 기뻤다. 또, VIP시사회 뒤풀이 때마다 만나게 된 오달수 선배는 개인 연락처도 잘 모르지만 함께 작업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감독님께 추천했다. 신인시절 드라마 [매직]에서 호흡을 맞춘 지원누나까지,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다.”라고.
강동원은 내후년까지의 계획을 머리 속에 미리 그린다. 현재 7개의 시나리오를 두고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한 그는 “올해만 무려 6편을 홍보했다.”고 혀를 내두르며, “‘검사외전’은 의외의 흥행이라 관객에게 빚 진 느낌이 든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좋은 사람들과 만나 좋은 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요즘같은 답답했던 분위기에 이런 영화도 자연스럽게 나온 거 같다. ‘마스터’를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 받고 대리만족 되길 바란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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