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진세연 "20대와 소통할 수 있는 캐릭터 맡고 싶어요"
기사입력 : 2016.11.17 오전 8:00
진세연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진세연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배우 진세연이 7개월간의 대장정을 무사히 끝마쳤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아쉬워서 많이 울었다"는 그는 "'옥중화' 마지막 촬영 때 울고, 소감 인터뷰를 하다 울고, 분장실에서 다같이 울고, 종방연 때도 울었다"고 했다. '대장금' 이영애, '동이' 한효주에 이어 이병훈 감독과 호흡을 맞춘 진세연은 "다른 현장과 매우 달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배우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세요. 배우가 부담을 느끼지 않게끔 현장을 이끌어가 주셔서 감사했고, 그런 점들이 다른 현장과 달랐어요. 이병훈 감독님만의 확고한 점이 있었어요. 디렉션이 확실해서 좋았죠."


'옥중화'는 이병훈 감독의 마지막 연출작이자, 사극 명장의 차기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다. 진세연에게도 주연으로서 제 몫을 다해낸다면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기도 했다. 기대가 컸던 탓일까. 진세연은 극 초반, 연기력 논란을 피해갈 수 없었다.


"우려가 컸죠. 그런 걱정을 지우려면 연기를 잘해야 하는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감독님과 연습하고, 사무실에서도 두 달 정도 연습했어요.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속상하기도 하고 죄송해요. 열심히 했지만 시청자께 와닿지 않았다면 어찌 됐든 잘못한 거니까요."



진세연에게 유독 대중이 가혹한 것은 아닌지 묻자,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스트레스 받으니까 '더 열심히 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여요. 그런 의미에서 '옥중화'도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했어요"라고 답했다. 악플이나 혹평을 발견할 때도 "다음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또한 진세연은 예능 프로그램 출연에 대한 기사가 나왔을 때는 "이미지 관리하려고 착한 척만 하고 끝날 것"이라는 댓글이 달렸다고 했다. 한 시간 남짓한 시간에 관찰한 진세연은 20대 초반 소녀 감성의 여느 또래와 다를 바 없는데 '착한 척하는'과 같은 이미지로 비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캔디형 캐릭터를 맡아서 그런가 봐요. 부잣집 남자를 만나도 부담스러워서 못 만나잖아요. 이미지가 그렇게 박혀서 달걀 얘기도 나오고요. 아무렇지 않게 얘기한 걸 크게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고, 화면 속의 모습만 보면 그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많이 나오는 얘기 중 하나가 '쟤 뒤에 누가 있을까'였어요. 제 뒤에는 부모님밖에 없는데요.(웃음)"


노력으로 쌓은 필모인데 대중이 알아봐 주지 않아 속상하지 않냐는 물음에는 "기자간담회 때 울었던 이유가 이병훈 감독님 말씀 때문이었어요. '세연이가 120%를 해주고 있어서 고맙다'고 하셨거든요. 제게 해주셨던 얘기였는데 기자들 앞에서 그 얘기를 한다는 건 저를 믿어준다는 거잖아요. 누가 뭐라 해도 감독님이 믿어주시니까 힘내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죠"라고 답했다.


올해 스물셋인 진세연은 아이러니하게도 작품 속에서 교복을 입은 적이 없다. "다음 작품에는 대학생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나이가 어린 만큼 학원물이나 청춘 드라마에 출연했을 법한데도 사극이나 일일드라마, 혹은 자신의 나이보다 조금 더 많은 역할에 캐스팅된 이유도 궁금했다.


"목소리가 성숙해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제가 했던 역할들은 나라를 구해야 하고, 요즘 20대와 소통할 수 없는 그런 아픔을 겪는 캐릭터를 많이 했잖아요. 저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역할을 만나고 싶어요. 이를테면 취업을 걱정하는 여대생이나 카톡 답장을 안 하는 짝사랑남 때문에 고민하는 여학생 같은 역할이요."


진세연은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작품에 주로 출연했던 터라 친한 또래배우가 없다고 했다. "따로 만날 정도로 친한 배우는 없어요. 영화 시사회에 초대하고, 연락하는 분들은 한채아 언니와 채시라 선배님이에요. 이번에 함께 연기한 최태준 씨가 저와 나이 차이가 안 나는 편인데 아직 존댓말을 써요. 제가 동생이니까 말 놓으라고 했는데 '말 놓으면 끝없이 장난친다'고 하시더라고요. 서하준 씨랑도 서로 존댓말 하고요. 쫑파티때 '오빠'라고 하면서 말 놓으려고 했는데 서로 바빠서 얘기를 못 나누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어요. 그래도 현장은 재밌어요."


1년 동안 스크린부터 브라운관까지 쉬지 않고 달려온 진세연은 당분간 밀린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차기작은 아직 모르겠어요. 쉬는 날에는 주로 집에 있는데 엄마가 맛있는 거 먹으러 나가자고 해도 귀찮더라고요.(웃음)" 퍼즐과 캔버스 페인팅을 즐기는 진세연은 몇 달 전에도 원더우먼 하나를 색칠했다고도 했다. 정적인 취미를 선호하는 그는 놀이동산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고.


작품 얘기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잔잔하게 늘어놓은 진세연에게 '배우가 안 됐으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으냐'고 묻자 그는 "배우 이외에 꿈은 딱히 없었어요. 아마도 취준생이지 않았을까요?"라며 생긋 웃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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