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인터뷰①에 이어]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방영되는 월, 화요일에 잠 못 드는 여성 시청자들이 많았다. 깊은 여운을 남긴 '엔딩요정' 박보검 때문이다. 박보검과 관련한 한 매체의 기사에는 "여심을 잘 아는 것 같다"는 댓글이 베플(베스트리플)이 될 정도다.
전작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박보검은 모성애를 자극하는 천재 바둑기사 최택 역을 맡았다. 털털한 성격의 덕선(혜리)과는 상반되는 차분한 인물이었다. 극 후반부에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남자다운 면모를 보이기는 했지만, 순수하고 보호해주고 싶은 매력이 강한 인물이었다.
반면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박보검이 연기한 왕세자 이영은 소신 있는 강인한 군주이자, 사랑하는 여인에게 직진 로맨스를 펼치는 '상남자'에 가까운 인물이다. 박보검의 신뢰감이 느껴지는 중저음의 목소리와 날카로운 눈빛이 만들어낸 연기는 '응팔' 속 최택을 말끔히 지워낼 만큼 흡인력 있었다.
그는 '여심을 잘 아는 남자'라는 반응에 대해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잘 표현해요. 드라마 촬영하는 동안에는 로맨스 드라마를 해본 경험이 없어서 감독님도 김유정도 걱정했어요. 처음에 김유정의 삼놈이 대사를 듣는데 정말 귀엽고 매력적이어서 이영의 입장에서 좋아하는 마음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알콩달콩한 장면을 보고도 설렜고, '라온아'라고 이름을 불러주는 게 설렘 포인트였는데 유정이가 사랑스럽게 연기해줘서 순간에 집중하고 빠져들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청춘 사극답게 싱그럽고 아름다운 장면들이 브라운관에 수놓아졌고, 시청자들은 점점 이영에 홍라온에 이입돼 극에 빠져들었다. 일부 주부 시청층에서는 '택이는 덕선이와 뽀뽀를 진하게 했는데 유정이는 보호해주고 싶었나 보다'는 아쉬움 섞인 반응도 있었다.
박보검은 "열여덟, 열아홉 살의 풋풋한 애정신이어서 좋았어요. 더 진한 키스신이나 애정신이 많았다면 저도 그렇게 설레진 않았을 것 같아요"라면서 "적절한 타이밍과 때와 장소에 맞는 애정 표현을 넣어주셔서 감사했어요. 조선시대 청년과 숙녀가 아름답게 표현되는게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박보검은 '혹시 모태솔로냐'는 물음에는 "모태솔로라뇨"라며 웃었다. 그는 "이영이 다른 사람은 신경 쓰지 않고 한 여자만 바라보는 모습이 멋있었어요. 내 여자를 위해 모든 걸 다해주는 마음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라온이가 역적의 딸인데도 이영은 직진하지 않냐. 나라면 원수의 딸을 사랑하는 건 어려울 것 같은데"라며 장난기 있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 박보검은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마의 고지와도 같았던 시청률 20%을 가뿐히 넘기고 배우로서 스타성뿐만 아니라 잠재력, 흥행성까지 모두 입증한 것. 한 해를 마무리하며 박보검은 "세부에 가서 스킨스쿠버나 스쿠버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고 했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긴 하지만 올해는 못할 것 같아요. 또, 팬들과 만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성사될 것 같아요. 긍정적인 반응을 들었어요. 향후 계획은 처음으로 해외 화보 촬영을 가요. 설레기도 하고 기대돼요. 그리고 연말까지는 푹 쉬지 않을까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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