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박보검 "다양한 매력 보여주는 법 배웠어요"
기사입력 : 2016.10.31 오후 2:00
박보검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박보검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박보검은 스스로의 가치를 높였다. 스타성뿐만 아니라 멜로부터 액션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때 제대로 보여줬다. 모성애를 자극하던 소년은 여심을 호령하는 군주로 성장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박보검을 만났다.


매 작품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 박보검.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새롭게 발견한 점은 무엇일까. "두 감독님께 드라마의 한 장면, 한 신 안에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는 법을 배웠어요. 이런 대사도 색다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배웠죠. 로코를 처음 해봤는데 굉장히 매력 있었어요. 저도 제가 능청스러운 얘기를 자유롭게 할 줄 몰랐거든요. 부끄러움이 많았고 자신감도 없었는데 내 안에 이런 모습이 있구나 확신할 수 있었어요."


박보검은 '구르미 그린 달빛'에 처음으로 합류한 배우다.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시작한 첫 사극인데 어느새 부담으로 다가왔다. 박보검은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 잘 이끌어야겠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커졌어요. 가족들한테도 힘들다고 얘기했죠. 그때 신원호 감독님이 '응팔' 하루 전날 젊은 배우들을 다 모아놓고 '너희가 다 주인공이고 캐릭터마다 서사가 있으니까 (작품의 성패 등에) 연연해 하지마'라고 했던 말씀이 떠올랐어요. '응팔'을 한 덕분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간다는 걸 깨달았고, 부담도 많이 덜었던 기억이 나요. 즐거운 마음으로 한마음 한뜻으로 했던 참 따뜻한 현장이었고 영광이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능청스러운 날라리 왕세자'가 머릿속으론 이해되지만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꼈어요. 초반엔 캐릭터의 중심을 잘 잡지 못해서 갈팡질팡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께 여쭤보고 의지했죠"라며 극 초반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도력, 포용력, 책임감, 자유분방을 모두 갖춘 이영을 연기하며 어려움과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도 했다. "첫 촬영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재촬영했고, 다행히 재촬영할 시간이 있어서 감사했어요. 구덩이신을 찍으면서 이영을 확실하게 알게 됐고, 흠뻑 빠지게 됐어요. 그때 처음으로 애드리브도 했어요. 그러면서 이영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이 역사극을 바탕으로 한 픽션인 만큼 역사를 모르면 극에 집중할 수 없고, 캐릭터에 빠져들지도 못한다. 박보검은 팬들이 만들어준 '효명세자 요약노트'를 참고해서 대본을 분석하고 연기했다. 또한 그는 평소에도 대사를 녹음해서 연습한다. 이렇게 박보검은 철저한 준비 끝에 '이영'이라는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박보검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에 대해 "명은공주가 했던 분장처럼 페이스오버되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영화 '차형사'에서 외모에 집중 안 하고 자기 일을 열심히 하다가 백마 탄 공주를 만나서 입신양명(출세해 이름을 드날림)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 작품을 한 이유가 스물넷에 한여름에 청량함과 싱그러움을 담을 수 있는 작품을 이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았어요. 더 늦기 전에 한복이랑 교복을 입어보고 싶었거든요."


"교복을 아직 못 입었는데 사극을 하고 싶다고 하니까 사극을 했잖아요.(웃음) '뮤직뱅크'때 잠시나마 교복을 입어서 행복했어요. 학창시절로 돌아가서 교복 입고 놀이공원에 가보고 싶어요. 첫 OST 작업도 즐거워서 그런지 음악을 다룬 작품도 하고 싶어요. '비긴 어게인'이나 '싱스트리트'처럼 음악적으로 교류하고 사랑을 전하면서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이요."


대세 배우, 톱스타로 불리고 있지만 박보검은 "몸 둘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부족함이 많은데 과찬해 주셔서 감사해요. 팬들이 많이 생기고 연령대도 넓어져서 감사하지만, 제가 하는 행동에 따라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오기도 하거든요. 저는 한분 한분에게 눈 마주치면서 인사하고 싶은데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지니까 진심이 왜곡될까 봐 안타까워요. 대중교통도 조심스러워요. 제가 위험한 것보다 저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잖아요."


처음 마음 그대로 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박보검에게 '객관적으로 본 박보검은 어떤 배우'인지 물었다.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자 배우요. 자기에게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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