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럭키' 이준 "칭찬도 욕도 함께 받고 있지만 서운하진 않아요"
기사입력 : 2016.10.30 오전 8:24
'럭키' 이준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럭키' 이준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200만 넘으면 대박이겠다고 생각했어요. 시나리오가 재미있어서 사람들이 안 오진 않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300만을 넘으니까 당황스러웠어요.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웃음)"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럭키'는 누적관객수 492만5340명을 기록했다. 500만 관객수 돌파는 이번 주말, 무난하게 이룰 것으로 보인다. '럭키'(감독 이계벽)는 잘 나가던 킬러 형욱(유해진)이 기억을 잃고 무명배우 재성(이준)과 인생이 바뀌면서 전개되는 반전 코미디.


"유해진이 하드캐리하는 영화"라는 반응에 이준은 "관객들이 보는 게 진짜고, 그들이 생각하는 게 맞다. 유해진 선배와 같이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일 뿐, 서운하지는 않다"고 했다. 관객수와 함께 "칭찬도 욕도 함께 받고 있다"는 이준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럭키'는 유해진에게 8할 기대가는 영화다. 분량은 비슷해도 임팩트 있는 장면이나 캐릭터의 코믹 요소가 형욱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 이준은 "재성의 캐릭터가 왔다 갔다 하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재성이는 범죄자이고, 호감을 살 수 없는 캐릭터예요. 영화 중후반부까지 재성이는 발전이 없죠. 도덕적으로 볼 때는 범죄자인데 귀여워 보이게끔 순화시켜보자는 게 감독님과 저의 목표였어요. 리뷰를 보니까 잘 안 된 것 같지만, 도전의식을 갖고 시작해서인지 좋게 봐주신 분들도 있고 노력한 점도 있어서 후회하진 않아요."



이준은 삶의 의욕이 없는 재성을 연기하기 위해 안 좋은 몸만들기에 돌입했다. "최대한 하긴 했는데 안 좋아 보이진 않더라고요.(웃음) 2008년에 영화할 때 몸을 만들었었는데 그때 이후로 부피는 줄어도 가슴선은 안 없어져요. 물론 그 이후에도 운동하긴 했는데, 급격하게 빼려니까 선이 안 빠지더라고요. 영화 찍을 때도 배를 내밀고 찍었어요."


재성의 수염이라든지 5:5 가르마 머리 역시 이준의 아이디어였다. "감독님이 제 생각대로 하게 해주셨어요. 재성은 인물과 인물의 연결고리를 해주는 역할이에요.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건 첫 신과 마지막 액션신이라고 생각해서 두 신에 힘을 많이 실었어요. 디테일을 살린다고 뒷머리에 원형탈모도 만들었는데 안 나와서 아쉬웠어요."


이준은 목을 매다는 장면만 17가지 버전으로 찍을 만큼 재성과 동화되려고 했다. "온종일 목매다는 신만 10시간 찍었는데 집에 가려고 차를 탔는데 눈이 안 떠졌어요. 눈이 많이 부어서 안 떠진 적은 처음이어서 눈물 셀카를 찍었는데 그게 기억나네요.(웃음)"


영화를 찍는 3~4개월 동안 이준은 액션스쿨을 다녔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체력훈련은 물론, 여러버전의 액션을 연습했다. 선배 유해진과의 촬영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고. "유해진 선배와 합을 맞추지 않은 육탄전을 벌여야 됐기 때문에 눈에 뵈는 게 없었어요.(웃음) 제가 주눅 들면 신 자체가 죽으니까 막 휘두르고 그랬어요. 실제로 타격도 입고요. 너무 아파서 가슴을 부여잡은 적도 있어요."


재성은 삶이 뒤바뀌면서 묘령의 여인 은주(임지연)를 만나게 된다. 카메라 안에서 묘한 공기를 만들어내던 두 사람은 실제로는 "아주 친해져서 웃음을 참느라 힘들었다"고 했다. "친구끼리 연기할 때 장난치다가 진지한 표정을 하면 웃기잖아요. 그런 어려움이 있었죠. 동기 같은 기분이에요. 갑자기 미안해지는 게 장난을 많이 쳤어요. 같이 연기했던 여배우 중에 임지연 씨한테 제일 장난을 많이 쳤는데 다 받아줬어요. 그래서 계속 쳤죠.(웃음)"


이준은 '럭키'를 하면서 "연극영화과에 가면 이런 기분이겠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웃음이 터졌고, "역할에 상관없이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도 했다. 기쁜 마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는 보람찬 성과도 되돌아왔다. '럭키'가 500만을 돌파하면 이준은 어떤 공약을 이행할지 마지막 질문을 건넸다.


"그러기에는 제가 지금 한 글자 한 글자도 못 외우는 상황이에요.(웃음) 드라마에서 법정신이 많아서 대사도 길고 어렵고, 감정도 그렇고 부담이 많은 상황이거든요. 영화가 흥행돼서 좋지만, 지금은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게 급선무인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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