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인권, “차승원 선배? 외적으로 비교돼 불편했다”
기사입력 : 2016.09.20 오후 3:16
사진: 배우 김인권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사진: 배우 김인권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딸 셋과 ’슈돌’ 출연? 연출된 제 모습 싫어”
“’바우’ 역할, 내가 먼저 원해 물밑 작업”

“첩보액션물 주인공 꿈꿔”

배우 김인권이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통해 대동여지도의 목판 제작을 돕는 조각장이 ‘바우’로 분했다.

지난 9월 7일 개봉해 현재까지 86만 관객을 동원하며 절찬 상영중인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박범신 작가의 소설 '고산자'를 원작으로 시대와 권력에 맞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린다.

서울 삼청동 부근 카페에서 만난 김인권은 실제 딸 셋을 가진 든든한 아빠다. 그는 ‘바우’ 역할이 웃기면서 깨지기도 하고 피가 나는 역할이어서 아내만 시사회에 와줬다고 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큰 딸은 평소 제게 ‘멋있어 보이려고 하지마’라고 충고해준다. 공식행사에 나갈 때에는 항상 제 옷 색깔도 다 체크해서 말해준다”고 밝혔다.

딸 바보 김인권에게 ‘슈돌’(KBS 예능) 출연은 왜 안 하냐고 물었더니, “대본 없이 하는 예능은 못한다. 평소 생각이 많은 편이라 이런 저런 행동을 할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연출적인 제 모습이 싫다”고 선을 그었다.

그런 ‘천상 배우’ 김인권의 활약이 돋보인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지도꾼 김정호(차승원)와 바우의 극 중 호흡이 중요했다. “우린 늘 붙어 있던 터라 잘 맞았다. 차승원 선배는 ‘삼시세끼’ 이상의 아재 개그 달인이었다. 혼자 계속해서 원맨쇼를 해준다. 한편으론 목소리도 너무 좋고 너무 외적으로 비교 되니 불편했다”고 웃으며, “유준상 선배는 달랐다. 극 중 신분차이 때문에 옷의 무게가 달랐으니까. 우린 바닥에 마구 구르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정호의 딸, 순실 역의 남지현과 극 중 러브라인이 있어 세대 차 극복이 어떨지 궁금했다. “이번 작품에서 배우는 물론, 베테랑 스태프들과 통틀어 현장에서 남지현과 막내 그룹이었다. 남지현은 똑똑한 후배다. 현장에서 핑크색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니, 우리 딸도 저렇게 예쁘게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와 외모에서 청량감이 넘치는 배우”라고 아낌없이 칭찬 해줬다.

또한, ‘바우’역을 맡기 위해 김인권은 직접 강우석 감독을 따라다녔다고. “꼭 하고 싶었다. 제가 주연한 ‘방가방가’ 제작사 대표가 ‘바우’ 역할이 잘 어울릴 거라며 그렇게 추천을 하더라. 그 즉시 시나리오를 구해서 읽기도 하고, 배급사의 행사 등을 쫓아다니며 물밑 작업(?)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역할을 두고 경쟁률이 치열했더라. 뿐만 아니라 감독님께서 ‘20대인데 나이가 많이 들어 보이는, 김인권 같은 애를 데리고 오라’고 연출부에게 주문하신 걸 알고 나니 너무나 감사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덧붙여 그는 역할 비중에 대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단다. “원작에선 한 페이지 수준의 캐릭터였다. 감독님도 영화에서는 작은 역할이 아니라고 신신당부 해주셨다.”

18년차 배우 김인권은 첩보영화의 주인공을 꿈꾼다. 슬랩스틱 코미디 요소가 가미된, 고위층 회장 역할이 제격이라고 했다. “굉장히 웃길 거다. 차기작은 현재 두 작품이다. 아동학대를 주제로 한 ‘순이’에서는 형사로 분한다. 또 다른 작품은 어떤 섬에서 벌어지는 범죄 물이자, 아시아 타깃으로 한 본격무술영화다. 어릴 적부터 이소룡을 좋아했기에 나름 기대도 크다. 새로운 장르에 대한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거니 지켜 봐달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에 대해 “시작은 백두산이고, 마지막은 대동여지도이다. 가슴 뭉클한 장면이 곳곳에 강력하게 배치되어 있다. 감독님과 배우들, 스태프들이 똘똘 뭉쳐 완성한, 진정한 예술혼을 담은 영화다. 나름 영화 홍보라지만, 제 메시지가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말을 남기고 싶다”는 의리를 보였다.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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