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유미 인터뷰 / 스타캠프202 제공
50부작 드라마를 마치고 곧바로 20부작 촬영에 돌입한 배우 정유미가 숨 고를 새 없이 ‘더스타’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남자 배우들도 소화하기 힘든 스케줄 강행군을 소화한 정유미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더 보여주고 싶었던 찰나에 끝나 아쉬움이 컸어요. ‘국수의 신’ 채여경이 ‘육룡’ 연희와 닮아 있는 느낌을 받았고, 시간은 부족했지만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 3월 종영한 ‘육룡이 나르샤’에서 땅새(변요한 분)의 연인이자 정도전(김명민 분)의 연인인 ‘연희’ 역을 맡은 정유미는 “연희의 러브라인과 삶을 더 깊고 풍성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나 역시 아쉬운 점이 있었기에 다음 작품에서 이를 만회하고 스스로에게도 연기적 목표를 주자”는 결심이 섰다. 그렇게 만난 작품이 ‘국수의 신’이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몸은 힘들다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지만, 그 스스로는 “괜찮다”며 일을 해온 것 같다고 했다. ‘국수의 신’이 끝날 때쯤에야 체력의 한계를 느낀 정유미는 “이제는 정말 충전해야 할 때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쪽대본, 밤샘 촬영 말고 100% 준비된 제작환경 그리고 캐릭터
하나의 캐릭터를 완성하기까지는 많은 준비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 현장에서는 3~4일 연속 잠을 못 자고, 첫 신이 끝 신과 맞닿아 있을 때는 눈 부칠 새 없이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해야 했던 악조건 속에 촬영이 진행됐다. 배우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공교롭게도 ‘국수의 신’은 두 사전 제작 드라마 사이에 편성됐다. 앞에는 송중기-송혜교 주연의 ‘태양의 후예’가 방영돼 신드롬을 일으켰고, 뒤에는 김우빈-수지 주연의 ‘함부로 애틋하게’가 편성돼 현재 방영 중이다. 100% 사전제작 드라마는 보통 완벽한 준비와 후반 작업을 거쳐 진행하기 때문에 배우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태양의 후예’는 빠져서 봤었어요. 확실히 사전제작이니까 영상도 연기도 좋더라고요. 모든 배우가 제작 환경에 대한 부러움을 클 거예요. ‘국수의 신’ 앞, 뒤에 사전제작 작품이 편성됐길래 이제는 사전제작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가는구나 생각했어요.”
◆다시 만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 김명민-변요한
정유미는 ‘육룡이 나르샤’에서 함께 연기했던 김명민, 변요한과 다시 한 번 연기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했다. “’육룡’을 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다른 작품에서 만나 채워보고 싶어요. 저는 변요한이 땅새(극중 역할)인 줄로만 알았는데 다음에 봤더니 여자(뮤지컬 ‘헤드윅’)로 변해있더라고요. 두 분을 현대물에서 만나보고 싶어요.”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했던 배우들과 돈독한 우정을 쌓아오고 있는 그는 사조직 ‘입술로’ 멤버들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저희는 방송 캡처까지 해서 모니터를 엄청 열심히 해줘요. 윤균상 씨는 제가 교복 입은 모습을 휴대전화로 찍어서 ‘우리 누나 아직은 가능하다’고 보내줬어요. 다들 착하고, 재미있고, 같이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육룡이 나르샤’ 하면서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게 정말 좋아요. 제가 드라마 하면서 ‘국수 빨리 팔아서 맛있는 거 사줄게’라고 하니까 ‘닥터스’에 합류한 균상이가 ‘내가 수술해서 벌어오겠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쉼표 찍고, 새로운 기운으로 재도약
인터뷰를 끝낸 그 주 주말, 강원도로 서핑 강습을 받으러 간다며 좋아하던 정유미는 일전에 잡힌 일을 마치고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했다. 2016년 하반기가 이제 시작됐지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연기하고 싶어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며 지금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는 정유미는 “현장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따뜻해지고 훈훈해지는 다정한 연기자가 되는 것”이 배우로서의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디어 마이 프렌즈’에 나오는 선생님들을 보면 연기도 잘하시고, 매력도 넘치시고 따뜻하고 안정감이 있잖아요. ‘엄마의 정원’이라는 드라마에서 고두심 선생님과 함께 연기했었는데,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훈훈해지더라고요. 선생님들처럼 상대 연기자를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20대 때도 저는 크고 원대한 꿈은 못 그리고, 대사 한두 마디 늘고, 다음 작품에서 역할이 좀 더 커지는 것에 만족했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지금까지 견뎌온 것 같아요. 지금의 꿈은 이제껏 해온 것처럼 큰 욕심 내지 않는 거예요.”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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