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강동원 "YG행, 달라질 것 없으니 걱정 마세요"
기사입력 : 2016.02.01 오전 8:02
배우 강동원은 '검사외전' 라운드 인터뷰에서

배우 강동원은 '검사외전' 라운드 인터뷰에서 "드라마 출연을 꿈꾼다"면서 "'큰 사람이 돼서 받아들이자'는 마음으로 성격도 변했다. 나이가 들면서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이란 걸 깨달았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 사진: 쇼박스 제공


“향후 5년 계획? 시장 넓히는 데 주력”
한국영화 제작 환경, 이제는 달라져야


강동원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배우가 됐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강동원의 이례적인 선택에 많은 이들이 ‘기대’와 ‘우려’를 표했다. CF를 찍어도 상업적인 면보다는 작품성을 강조하고, 마찬가지로 작품을 택할 때도 ‘작품’에 초점을 맞춰 필모를 쌓아온 그의 연기 철학이 행여나 무너지진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다.


그는 영화 ‘검사외전’ 홍보차 진행한 ‘더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이전 행보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질 것이 없어요. 달라진 건 없고 백업을 편하게 받겠죠. 팬들은 ‘1인 기획사 차리라’고 하는데 제 생각도 해줘야죠. 본인들이 좋다고 해도 내가 힘든데.(웃음) YG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한 건 연기에만 집중하고 싶어서예요. 이제는 경조사도 혼자 다 못 챙기겠더라고요”라며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이유를 전했다.


빅뱅, 싸이, 투애니원 등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YG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점인 안정적인 매니지먼트다. 강동원은 영화 ‘위풍당당 그녀’(2003)를 시작으로 약 17개의 영화를 선보이며 ‘믿고 보는 충무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꽃미남 스타’에 가려진 연기 열정과 도전정신, 연기력을 인정받기까지 십여 년이 걸렸다. 묵묵히 제 길을 걸으며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한 그는 YG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오랫동안 꿈꿔왔던 아시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데뷔 때부터 해외 진출을 하고 싶었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한국에서도 300억, 400억 영화를 찍어야죠. 중국 영화 현장도 먼지가 없는데 우리는 먼지 속에서 촬영하고 있어요. 세트장 가면 항상 스태프한테 ‘우린 지금 건강을 담보로 일하고 있어’라고 농담할 정도예요. 스태프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하려면 제 역할이 중요해요. 제작 환경이 나아지려면 예산을 높여야 하는데 티켓값을 높일 수도 없죠. 한국 인구가 5천만인데 티켓값으로만 예산을 높이려면 천만 영화가 계속 나와야 300억 영화를 계속 찍는 거거든요.”



강동원은 ‘전우치’(2009)의 천방지축 도사, ‘초능력자’(2010)의 눈빛으로 사람을 조정하는 초능력자, ‘의형제’(2010) 속 작전에 실패하고 버림받는 남파공작원, ‘군도: 민란의 시대’(2014)의 악역, ‘두근두근 내 인생’(2014)의 친구 같은 아버지, ‘검은 사제들’(2015)의 김 신부를 도와 구마 의식을 행하는 최 부제, 그리고 ‘검사외전’ 속 허세남발 꽃미남 사기꾼까지 새로운 캐릭터를 발굴하는 데 매진했다. 우려에도, 기대에도 오로지 ‘연기’로 답해온 강동원이다.


안정된 제작 환경에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나 고뇌’도 읽혔다. “한국에서 1,000억짜리 영화도 찍어보고 할리우드 자본력에 맞서 싸워보고 싶어요. 와이어 연기도 와이어를 두 개 달아야 안전한데 시간도 두 배로 걸리죠. 또, 와이어를 하나만 달았을 때는 하나가 끊어지면 죽잖아요.  10년간 일하다 보니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나아져야 하는데 돈이 없으니 나아질 수가 없죠. 중국 영화 예산의 10분의 1로 똑같은 퀄리티의 영화를 만드는 건 불가능해요. 결국엔 잠을 안 재우고 안 먹이고 찍는 거예요. 언제까지 이렇게 일해야 할까요?”


작품 하나를 만들려면 시나리오, 자본, 인력 등 여러 요소가 갖춰져야 한다. 작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더 나은, 더 가치 있는” 작업을 해내기 위한 나름의 고민을 하고 있고, 경험을 바탕으로 한 계획을 실천해 나가려 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고민에 대한 답 중 하나다.


“없는 기회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혼자서 다 할 수는 없고 많은 분이 도와주셔야 하죠. 사무실 뿐만 아니라 영화 만드는 분들도 도와드려야 하고요. 노력하고 계속 두들기다 기회가 있으면 협업을 하는 거고요.


강동원은 ‘앞으로의 5년이 자신의 20년을 만들 것’이라 말했다. 지난 13년 동안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선보인 강동원. 그가 설계한 향후 5년에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단기 계획은 최대한 시장을 넓히는 데 집중하는 거예요. 하던 대로 열심히 하되, 가능성을 열고 기회가 오면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거죠. 배우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 지금은 제 이름을 갖고 투자를 많이 받아서 다같이 행복하게 촬영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한국 영화가 전 아시아 동시 개봉하는 날 축배를 들어야죠.”


[[인터뷰①] 장르가 강동원? 신작 ‘검사외전’ 추가요]와 이어집니다.


글 장은경 기자 / eunkyu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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