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날의 분위기' 유연석, "순수남 칠봉이? 이젠 벗고 싶어"
기사입력 : 2016.01.14 오전 8:00
사진: 유연석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사진: 유연석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처음 이 시나리오를 받았을때, 새빨간 책이라고 생각했어요. 정말 날(生) 것과 같았죠. 처음 만나는 여자에게 하룻밤 자고 싶다고 들이대는 재현 역이 재밌고 신선했어요. 상대 여배우가 누구든 궁금하지 않았어요. 전 작품의 제안을 받았을때, 첫 느낌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중간에 바뀐 시나리오라고 할지라도 처음 기획된 의도대로 흘러 가야한다고 생각했고, 덕분에 만족스러운 핑크빛 작품이 나온 거 같아요."

유연석이 영화 <그날의 분위기>(감독 조규장)룰 통해 자유연애주의자로 분했다. 모든 것이 오픈마인드, 찍은 여자는 그날 무조건 자야한다는 맹.공.남 재현으로 일편단심 철벽녀 수정(문채원 분)을 온갖 연애의 기술로 꼬드긴다.


그런 여심을 훔치는 유연석만의 매력 포인트는 뭘까. 스스로를 "선이 굵고 개성이 강한 마스크가 아니다"라고 말한 유연석은 그래서인지 쉴새 없이 다양한 작품으로 다채로운 캐릭터를 만나 대중에게 다가섰다. "늘 보시는 분들이 부담없는 이미지라고 하시죠. 제 데뷔시절만 해도 장동건 선배님처럼 굉장히 잘생긴 선배님들이 주류였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전혀 없었어요. 그 후로 유지태 선배님, 정지훈 씨 등 쌍커플 없는 눈매를 가진 배우들이 인기를 얻게 되고, 전 그 시대를 잘 타고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유연석은 이번 작품의 톤을 외화 <비포선라이즈>(1995)와 <연애의 목적>(2005)의 중간이라고 말했다. 요즘 연애에 대해 유쾌하고 발칙하게 그려낸 점에서는 <연애의 목적>이 좀 더 가깝다고 했다. "수정이처럼 철벽녀나 원나잇 스탠드도 제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보수적인 편도 아니고..실제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으면 말을 건넬 용기는 가지고 있거든요, 하하!"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사고자 할 경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소한 배려심"이라고 말한 유연석은 영화 속 비오는 장면에서 한쪽 어깨에 비를 맞으며 수정의 발을 마사지 해주는 장면의 아이디어 등을 감독에게 제안할 정도였단다. "제 연기 코치가 여자분이에요. 작품에 대한 캐릭터를 논할 때 특히, 멜로 장르에서 만큼은 여자의 생각과 사고 등을 그녀를 통해 잘 수집하는 편이에요. 흔히 남자들이 생각하는 작업포인트? 거의 들어 맞지 않거든요.(웃음)"


남녀간의 로맨틱한 장면에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달콤한 키스. 이에 유연석은 "고민 많이 됐죠. 대본에서의 표현과 실제 상대 여배우와의 호흡은 전혀 달라요. 극의 흐름상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키스라는 소재이고, 그 장면을 본 관객들이 둘의 마음이 가까워졌구나 라고 느껴야 하거든요. 제 부모님도 시사회 이번 시사회를 통해 그 장면을 보셨는데, 오롯이 작품으로 봐주셨기에 무덤덤해 하시더라구요.(웃음)"

자신의 필모그래피가 쌓일수록, 결국 남는 건 '사람'이라고 말한 유연석은 '응사' 칠봉이와 같은 순정남 이미지는 벗어나고 싶었다라고. "제게 많은 기회를 열어 준 고마운 캐릭터는 맞지만, 좀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 드리면서 노력하는 배우라는 소릴 듣고 싶은 게 제 작은 소망이기도 하구요."

마지막으로, 배우 유연석 또한 <그날의 분위기>가 은근 흥행이 되길 기대했다. "제 영화 보시고 난 후, 함께 보러 오신 옆자리에 앉은 이성분이나, 혹은 극장에 나와 집으로 가는 길에 대중교통을 이용한 장소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인사말이라도 건네는 훈훈함?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여 그는 "올해 만큼은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사진도 많이 찍고, 얼마전 개업한 레스토랑 경영에도 힘쓰고..아직 늦은 게 아니라면 <응사>에 지금이라도 당장 카메오로 출연할 의리도 보여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부산행 KTX 열차에서 우연히 옆자리에 앉게 된 수정(문채원)과 재현(유연석)의 아슬아슬한 밀당 로맨스. 1월 14일(오늘) 대개봉.

글 성진희 기자 / geenie623@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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